theCFO

LG의 CFO

차동석 사장, 그룹에서 둘 뿐인 '사장'급 CFO

④1988년 LG화학 입사, 구조본·정도경영TFT 출신…상무 시절부터 두각

박기수 기자  2024-10-21 15:30:42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LG그룹에서 '사장'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흔치 않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 김창태 LG전자 부사장, 김성현 LG디스플레이 부사장 등 '부사장'급이 비교적 찾기 쉽다. 정호영 전 LG디스플레이 사장처럼 CFO에서 CEO가 되면서 사장이 된 사례가 있지만 '사장급 CFO'는 드물다. LG그룹에서 장기간 근무했던 대표적인 CFO인 이혁주 CFO, 김홍기 CFO도 '부사장'이었다.

현역 기준 LG그룹의 CFO중 '사장' 직급을 달고 있는 인물은 딱 두 명 뿐이다. 지주사 LG의 재경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하범종 사장과 LG화학의 CFO겸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인 차동석 사장이다.

차 사장은 1963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로 62세다. 같은 사장급 CFO인 하범종 사장(1968년생)보다 5살 많다. 경북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차 사장은 1988년 LG화학에 입사했다. 햇수로만 따지면 차 사장은 37년째 LG그룹에 몸 담고 있다.

차 사장과 함께 경북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LG그룹 CFO로는 여명희 LG유플러스 전무가 있다. LG그룹 밖으로는 김종헌 풀무원 CFO와 여민혁 한국콜마 CFO가 경북대 회계학과 출신이다.


재무·회계 담당으로 입사했던 차 사장은 재무세무회계팀 차장을 거치면서 당시 그룹내 '2인자' 라고 불렸던 강유식 전 부회장을 보좌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강 전 부회장이 이끌고 있던 구조조정본부에 합류하면서다. 2000년 부장 승진에 이어 차 사장은 강 전 부회장과 함께 합을 맞추며 지주사와 그룹 내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것으로 보인다.

그로부터 7년 뒤인 2007년 연말 인사에서 차 사장은 LG의 재경팀장이자 상무로 승진한다. 2008년 1월부터 재경팀장 직함을 달았던 차 사장은 본격적으로 임원 커리어를 시작했다.

임원 승진 이후 3년 뒤인 2011년 1월부터 차 사장은 새로운 임무를 맡는다. 그의 '친정'과도 같은 LG화학의 그룹내 감사인 역할을 맡았다. 차 사장은 당시 상무급으로 LG화학의 정도경영TFT(태스크포스팀)를 단독으로 이끌었다.

정도경영TFT는 LG그룹이 구조본 해체 이후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도 경영을 정착한다는 기조 하에 계열사마다 세운 특별 조직이다. LG화학의 2009년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정도경영TFT는 기업의 내부통제에 관한 현황을 보고받는다.

쉽게 말해 당시 '상무'급이었던 차 사장이 임원들의 부정이나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았던 셈이다. 정도경영TFT는 감사 내용을 당시 구본무 회장과 강유식 부회장 등에 직접 보고했다고 전해진다.

차 사장의 존재감이 일전부터 드러났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차 사장이 정도경영TFT를 맡은 시점으로부터 1년 뒤인 2012년부터 LG화학 정도경영TFT에 인원이 한 명 더 추가됐는데 이 인물이 현 LG 경영지원부문장인 하범종 사장이다. 하 사장의 당시 직급도 '상무'였다.

2013년까지 LG화학의 경영진단 업무를 맡았던 차 사장은 2014년 본격적으로 CFO로서 거듭났다. LG의 100% 자회사인 '서브원(현 디앤오)'의 CFO로 부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