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한국전력의 검침 회선 구축 사업을 수주하면서 뒤처졌던 사물인터넷(IoT) 회선수 추격에 나섰다.
한전 원격 검침 사업은 IoT 회선을 대규모로 수주할 수 있다. 반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KT는 수익성을 고려해 그간 한전 원격검침 사업에 입찰은 하되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문제는 수익성을 따지다 보니 KT의 IoT 회선수가 경쟁사와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점이다.
더 이상 그냥 둘 수 없다는 판단 하에 KT는 올해 한전 사업에 적극 나서기로 기조를 바꿨다. 특히 새롭게 통신망을 구축해야 하던 과거와 달리 이번 6차 사업은 기존에 구축해둔 LTE망을 사용할 수 있어 수익 확보 측면이 이전 사업보다 낫다고 봤다.
◇돈 안되지만 회선수 증가 확실한 한전사업 KT는 최근 한전의 가정용 원격검침인프라(AMI) 6차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번 입찰은 한전 AMI 보급 마지막 차수였다. 게다가 예상 확보 가능한 IoT 회선이 113만개에 달해 이동통신 업계에서 주목하던 사업이다.
5차 사업은 LG유플러스가 수주했었다. 이를 통해 회선을 다량 확보했고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IoT 회선을 보유 중이다. 3월 기준 LGU+의 IoT 회선수는 725만개다.
지난해 7월까지 LGU+의 원격관제 회선수는 374만개로 SK텔레콤에게 뒤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한전 사업 시작 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올해 3월 기준 607만 회선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한전 검침 사업은 대규모 회선 확보라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수익성이 낮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 업계서는 원격검침 IoT 회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1000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3사 평균 3만원대인 5G 무선가입 회선 ARPU를 크게 하회한다.
KT도 그간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IoT 사업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태블릿PC,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 등 가입자 기반 단말장치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이었다.
◇KT, 원격관제 발판 삼아 IoT 키우기 KT가 입장을 선회한 데는 격차가 벌어지는 IoT 회선수를 그냥 두고 볼 수만 없다는 이유가 있었다. 3월 기준 KT의 IoT 회선수는 290만개다. 720만개를 넘긴 SKT, LGU+와의 격차가 크다.
차량관제 부분에서는 160만 회선을 보유한 SKT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같은 부분에서 KT는 26만개, LGU+는 35만개 회선을 보유하는 데 그쳤다. 무선결제에서는 격차가 크지 않지만 시장이 작아 회선수 추격 발판을 마련하기 부적합하다. 원격관제에서 대량 수주를 따내는 것이 격차를 좁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특히 이번 6차사업의 경우 이전회차와 달리 LTE망을 활용하는 것으로 내용이 바뀌었다. KT는 LTE망을 쓴다면 추가 네트워크 투자를 최소화하며 한전 검침사업의 낮은 수익성을 일부 개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수익 일부를 포기하더라도 IoT 사업 확장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의의를 뒀다.
KT 관계자는 "신규 네트워크 투자를 하지 않아 수익성을 일부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이번 사업에 참여했다"며 "별개로 앞으로 환경, 안전, 원격관제 IoT 기회가 많을텐게 이번 경험을 살려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보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