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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영원무역홀딩스, 이사회 명과암 뚜렷…정보접근성 호평

일부 경영성과 부진·평가 미공개·오너의 이사회 참여 도마 위

이돈섭 기자  2024-11-07 14:31:2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영원무역홀딩스 이사회는 명과 암이 분명한 편이다. 이사회 정보가 외부에 비교적 상세히 공개돼 있는 점과 평가개선 제도가 비교적 잘 마련돼 있는 점 등은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그룹 오너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점과 지난해 경영성과가 부진했던 점 등은 부정적 평가로 이어지면서 일부 항목이 끌어올린 점수를 희석시켰기 때문이다.

◇ 255점 만점에 163점, 정보접근성 비교적 좋은 평가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참고했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영원무역홀딩스는 255점 만점에 163점이었다.

6개 공통지표는 각 지표당 많게는 11개 적게는 7개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각 문항 만점은 5점. 영원무역홀딩스는 정보접근성 항목이 문항 당 평균 4.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경영성과와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이 각각 3.9점으로 그 뒤를 이었고 참여도 항목이 3.4점, 견제기능 항목이 2.8점, 구성 항목이 1.8점 순이었다.

문항 당 평균 점수가 가장 높았던 정보접근성 항목은 이사회 활동 내역을 외부에 얼마나 잘 공개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영역이다. 이사회 구성원 선임 과정과 이사들의 활동 내용, 이사회 의안 찬성 및 반대 사유 공개 여부, 주주환원 정책 공시 여부, 사외이사 후보 추천경로 공개 여부 등을 총 7개 문항으로 구성해 다면 평가했다.



영원무역홀딩스의 경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해 접근 가능성을 높인 점과 이사회 및 개별 이사 활동 내역을 비교적 상세하게 밝히고 있는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홈페이지 등에 공시, 매년 꾸준히 배당을 확대하고 있는 것 또한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서 정보접근성 항목 점수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지배구조 보고서 상 핵심지표 준수 비율은 66.7%를 기록,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기록한 점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사내·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은 점과 이사회 안건 등 내용이 타뭉뚱그려 소개되고 있는 점 등은 추가 점수 획득에 장애물로 작용했다.

◇ 일부 경영성과 부진·평가 미공개·오너의 이사회 참여 도마 위

영원무역홀딩스는 산하에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 등을 거느리고 있는 지주회사다. 주요 수익원은 자회사 배당금과 임대료 등이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4조3555억원으로 전년대비 3.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726억원으로 12.9% 역성장했다. 지난해 말 영원무역홀딩스 자산은 6조3793억원. 부채비율은 39.3% 정도였다.

경영성과 평가 항목의 경우 투자와 경영성과, 재무건전성 등 크게 3개 영역 내 총 11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는데 영원무역홀딩스의 경우 2023사업연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성장을 기록한 걸 제외하곤 나머지 문항에서 대부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비교대상은 KRX300 지수 구성 종목 중 비금융업 종목 277개(상하위 10개 제외) 평균치다.

가령 재무건전성 영역 내 부채비율의 경우 39.3%로 평균치 92.0%와 비교해 훨씬 낮았고 순차입금/EBITDA도 마이너스 1.4배로 평균치 1.1배보다 양호했다. 이자보상배율의 경우 35.7배로 평균치 9.7배의 4배 이상 수준이었다.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TSR),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도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이었다.

평가개선프로세스의 경우에도 일부 문항은 최고점을 받았다. 한국ESG기준원 등 외부 거버넌스 평가 기관은 영원무역홀딩스 ESG 등급을 A로 책정, 관련 문항 최고점을 기록한 점과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점, 그 평가를 재선임에 반영하고 있는 점 등이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서 평균 점수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다만 이사회 평가 결과를 외부 주주들이 파악하기 용이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은 점을 비롯해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구체적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 등은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구성 측면에서는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성래은 그룹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점 등이 부정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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