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홀딩스 이사회는 명과 암이 분명한 편이다. 이사회 정보가 외부에 비교적 상세히 공개돼 있는 점과 평가개선 제도가 비교적 잘 마련돼 있는 점 등은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그룹 오너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점과 지난해 경영성과가 부진했던 점 등은 부정적 평가로 이어지면서 일부 항목이 끌어올린 점수를 희석시켰기 때문이다.
◇ 255점 만점에 163점, 정보접근성 비교적 좋은 평가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참고했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영원무역홀딩스는 255점 만점에 163점이었다.
6개 공통지표는 각 지표당 많게는 11개 적게는 7개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각 문항 만점은 5점. 영원무역홀딩스는 정보접근성 항목이 문항 당 평균 4.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경영성과와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이 각각 3.9점으로 그 뒤를 이었고 참여도 항목이 3.4점, 견제기능 항목이 2.8점, 구성 항목이 1.8점 순이었다.
문항 당 평균 점수가 가장 높았던 정보접근성 항목은 이사회 활동 내역을 외부에 얼마나 잘 공개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영역이다. 이사회 구성원 선임 과정과 이사들의 활동 내용, 이사회 의안 찬성 및 반대 사유 공개 여부, 주주환원 정책 공시 여부, 사외이사 후보 추천경로 공개 여부 등을 총 7개 문항으로 구성해 다면 평가했다.
영원무역홀딩스의 경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해 접근 가능성을 높인 점과 이사회 및 개별 이사 활동 내역을 비교적 상세하게 밝히고 있는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홈페이지 등에 공시, 매년 꾸준히 배당을 확대하고 있는 것 또한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서 정보접근성 항목 점수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지배구조 보고서 상 핵심지표 준수 비율은 66.7%를 기록,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기록한 점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사내·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은 점과 이사회 안건 등 내용이 타뭉뚱그려 소개되고 있는 점 등은 추가 점수 획득에 장애물로 작용했다.
◇ 일부 경영성과 부진·평가 미공개·오너의 이사회 참여 도마 위 영원무역홀딩스는 산하에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 등을 거느리고 있는 지주회사다. 주요 수익원은 자회사 배당금과 임대료 등이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4조3555억원으로 전년대비 3.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726억원으로 12.9% 역성장했다. 지난해 말 영원무역홀딩스 자산은 6조3793억원. 부채비율은 39.3% 정도였다.
경영성과 평가 항목의 경우 투자와 경영성과, 재무건전성 등 크게 3개 영역 내 총 11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는데 영원무역홀딩스의 경우 2023사업연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성장을 기록한 걸 제외하곤 나머지 문항에서 대부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비교대상은 KRX300 지수 구성 종목 중 비금융업 종목 277개(상하위 10개 제외) 평균치다.
가령 재무건전성 영역 내 부채비율의 경우 39.3%로 평균치 92.0%와 비교해 훨씬 낮았고 순차입금/EBITDA도 마이너스 1.4배로 평균치 1.1배보다 양호했다. 이자보상배율의 경우 35.7배로 평균치 9.7배의 4배 이상 수준이었다.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TSR),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도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이었다.
평가개선프로세스의 경우에도 일부 문항은 최고점을 받았다. 한국ESG기준원 등 외부 거버넌스 평가 기관은 영원무역홀딩스 ESG 등급을 A로 책정, 관련 문항 최고점을 기록한 점과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점, 그 평가를 재선임에 반영하고 있는 점 등이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서 평균 점수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다만 이사회 평가 결과를 외부 주주들이 파악하기 용이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은 점을 비롯해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구체적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 등은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구성 측면에서는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성래은 그룹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점 등이 부정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