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 이사회 평가 항목 중 이사회 참여도에서 준수한 평가를 받았다. 감사위원회 회의와 이사회 구성원들의 회의 참석, 사외이사 후보 풀에 대한 관리 활동 등은 적절히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DL그룹의 이사회 평가제도가 미비해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은 1개 문항을 제외하고는 모두 1점대를 받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적절한 수준이지만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기능은 적극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파악된다.
◇이사회 참여도·정보접근성 3.5점…사외이사 독립성 낮아 THE CFO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 결과 DL은 총점 255점 만점에 116점을 받았다. 평가는 올해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진행됐다.
총 6개 항목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의 지표를 토대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했다. 각 평가 항목별로 7~11개의 세부 문항을 두고 각 문항에 1점에서 5점까지 점수를 부여했다. 항목별 점수는 5점 만점 기준으로 환산했다.
DL은 이사회 참여도와 정보접근성 평가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이사회 평가개선프로세스, 경영성과 항목은 1점대의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항목별 평균점수는 △구성 2.6점 △참여도 3.5점 △견제기능 2.7점 △정보접근성 3.5점 △평가 개선 프로세스 1.6점 △경영성과 1.8점을 각각 받았다.
DL 이사회는 참여도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연간 2회 이상 개최되고 있으며, 감사위원회 회의도 지난해 8번 열려 적절히 개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연간 회의 출석률도 90% 이상으로 성실한 편이며, 이사회 안건은 평균적으로 개최 7일 전에 사전 통지됐다.
이사회 구성은 5개 항목이 2점을 받으며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DL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김종현 사내이사가 맡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는 것이 선진화된 지배구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사내이사가 의장을 맡을 경우,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을 경우일수록 더 낮은 평가를 받게 된다.
선임사외이사 제도도 도입하지 않아 사외이사 독립성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선임사외이사 제도는 이사회 의장이 사내이사일 경우 사외이사 독립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의 대표자로서 의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그 직무를 대행한다.
DL은 대표이사를 겸하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김종현 대표이사는 지난 2022년에도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전병욱 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 역할까지 수행했다.
이사회 내에 상법상 의무설치 대상 소위원회인 감사위원회, 인사위원회 뿐만 아니라 재무위원회와 ESG위원회를 설치해 이사회의 기능을 분산했다. 하지만 2021년 말까지는 필수 위원회를 제외하고 3개 소위원회(재무위원회,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를 운영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분산 기능도 소폭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견제·평가는 미흡…경영성과 6개 '마이너스' 이사회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은 세부항목 1개를 제외한 나머지 6개에서 모두 최저점인 1점을 받았다. 이사회에서 이사회 활동에 관한 어떠한 평가도 수행하지 않고 있어 다른 평가항목들도 줄줄이 낮은 점수를 받게 됐다. 이사회 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 마련도 부재했다. 사외이사의 개별실적에 대한 평가도 실시하지 않고 있어 이사의 재선임에 평가를 반영할 수도 없었다.
사외이사가 적극적으로 직무를 수행하기 쉽지 않은 환경으로 파악된다. 사외이사에 대한 보수는 고정급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개인별로 차등을 두지 않고 있는 영향이다. 보수 정책도 따로 수립돼 있지 않다. 사외이사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지 않고 총주주수익률(TSR) 또는 주주가치 제고 등의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지도 않고 있다.
DL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 평가를 실시하고 있지 않지만 도입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등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외이사 평가 제도의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이사회 견제기능 평가에서는 3개 세부 항목에서 최저점인 1점을 받았다. 3개 항목은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주기적으로 열리는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총주주수익률(TSR)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는지 등이다.
지난해 기준 이사회와 별도로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독립된 회의는 실시되지 않았다. 다만 DL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가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곳에서 매 분기마다 경영진 없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 결과를 듣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DL은 최고경영자 승계를 위해 자체적인 내부 프로세스를 따르고 있으며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명문화하지 않았다.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 마련도 미흡하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업가치의 훼손 또는 주주권익의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를 임원으로 선임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언급만 돼 있을 뿐 회사 지침 등은 별도로 명시되지 않았다.
사법 이슈에 연루된 이사회 구성원이 있는 점도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 점수가 저조한 데 영향을 미쳤다. 미등기임원인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기 때문이다.
'경영성과'는 세부적으로 배당수익률을 제외한 모든 지표가 KRX300에 속하는 비금융사 평균치를 하회했다. 배당수익률은 1.95%로 평균치(1.42%)를 웃돌았다. 재무건전성 지표를 제외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과 배당수익률(1.95%) 외 모든 투자·경영성과 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매출성장률은 -3.01%, 영업이익성장률은 -47.03%로 각각 평균치인 4.70%, -2.42%를 크게 하회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배로 평균치인 2.38배와 차이가 컸다.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TSR)은 각각 -10.14%, -8.4%로 나타났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도 각각 -2.65%, -1%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평가 툴상 부채비율과 순차입금/EBITDA를 제외한 지표들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0점으로 기록된다.
재무건전성 지표에서 부채비율은 167.34%로 평균(91.96%)보다 높았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은 0.53배로 평균치(9.7배)보다 크게 낮았다. 순차입금/EBITDA는 8.30으로 평균치 1.12를 크게 상회해 최저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