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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노션이 이사회 구성 측면에서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사내이사인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등 사외이사 독립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 이사회 내에서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을 밑돌았다.
감사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감시 및 견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사업연도 말 자산총액 2조원 미만으로 설치 의무가 없음에도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회계 전문성을 갖춘 인력도 포함시키며 감사위 운영 목적에 부합했다.
◇아쉬움 남긴 구성 점수…위원회 단 2곳 THE CFO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 이노션은 총 255점 중 137점을 받았다. 이사회 평가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분야에서 이사회 구성 및 활동 내역이 평가됐다.
구성 분야 평균 점수는 1.9점으로 집계됐다. 9개 평가 항목에서 17점을 받았다. 구성 분야 평가 항목은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여부, 사외이사 비율, 사외이사 소위원회 위원장 선임 여부, 이사회 규모, 이사회 내 위원회 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 BSM(Board Skills Matrix) 활용 여부, 다양성, 지원조직 유무 등이다.
사외이사가 아닌 대표이사 의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게 구성 항목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이노션 이사회 의장은 이용우 대표가 겸직하고 있다. 이노션은 이사회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대표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하고 이사회 독립성을 제고하는 지배구조 선진화 트렌드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외이사 숫자도 독립성을 제고할 만큼 충분하지 않았다. 이노션 이사회는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이다. 사외이사 숫자가 전체 이사회 구성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위원회 구성 측면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노션은 감사위원회와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위원회 숫자를 늘리면 사외이사의 권한이 커지고 역할이 구체화될 수 있으나 아직은 위원회가 2곳에 그치고 있다.
◇자산총액 2조 미만, 의무 아니어도 감사위 운영 견제기능 점수는 3점으로 6개 평가 분야 중 두 번째로 높았다. 감사위를 설치해 운영하면서 점수를 끌어 올릴 수 있었다. 이노션은 최근 사업연도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산총액 2조원 미만으로 감사위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 의무가 없으나 이중 감사위는 운영하고 있다.
이노션 이사회의 3명의 사외이사 전원이 감사위에 속해 있다. 감사위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면서 감사위원장도 사외이사가 맡게 됐다.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태화 사외이사는 공인회계사로 감사 관련 전문성을 갖췄다.
이사회의 또 다른 축인 지속가능경영위는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태화 사외이사가 지속가능경영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위원회 2곳의 위원장을 모두 사외이사로 선임했으나 특정 사외이사에게 업무가 집중돼 있는 구조다.
이노션은 내부거래 관련 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았으나 지속가능경영위를 통해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식보다는 관련 기능이 부족하지만 위원회 없이 이사회에 일임하는 것보다 발전된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