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밀화학은 2016년 롯데그룹에 편입된 이후 스페셜티 제품에 투자를 집중했다. 2018년 하반기 헤셀로스 증설 완료를 시작으로 메셀로스(2019·2021년), 식의약용 제품(2021~2022년) 등 그린소재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내년 하반기면 수년간 진행했던 이러한 스페셜티 증설 투자가 마무리된다.
지속되는 증설에 맞춰 수율 안정화를 위해 가동률을 끌어올렸다. 2018년 증설 전까지 80%대에 머물던 그린소재 가동률은 점차 오르기 시작하며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가동률 100%를 넘어섰다. 가동률 상승으로 그만큼 그린소재 부문 재고자산도 쌓여갔다.
반대로 염소·암모니아 계열의 케미칼 사업부문은 기존 재고 소진 영향으로 재고자산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며 올 상반기 재고자산 총액이 4년 만에 1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그린소재 사업부문의 가동률은 101.5%로, 지난해(101.0%)에 이어 또다시 100%를 웃돌았다. 그린소재 사업부문은 목재·면화 등에서 얻은 셀룰로스를 원료로 생산한 산업용 제품 메셀로스와 헤셀로스, 식의약용 제품 애니코트·애니애디 등으로 구성된다. 2018년 하반기 473억원을 들여 헤셀로스 증설(9000톤 규모)을 완료한 이후 매년 메셀로스, 애니코트 등의 증설작업을 진행했다.
증설에 따른 생산시설 안정화 작업이 수반돼야 했고 롯데정밀화학은 이를 위해 가동률을 끌어올렸다. 2017년까지 80% 초중반대에 머물던 그린소재 사업부문 가동률은 2018년 98.1%로 급격히 뛰었고 이후 90%대를 웃도는 가동률을 유지했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원료를 사모으며 자연스럽게 재고자산 내 원재료 항목이 증가했고 예정대로 생산력을 올리면서 제품·반제품 등의 재고자산도 쌓였다. 2018년 576억원 수준이었던 그린소재 사업부문 재고자산은 2022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는 1500억원대 규모의 재고를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정밀화학 측은 해당 사업부문 제품 수요가 계획대로 따라오는 만큼 가동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식의약용 제품 생산라인 증설(6000톤·투자비용 790억원)을 완료하면 롯데정밀화학의 신규 증설 투자도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다.
염소·암모니아 계열의 케미칼 사업부문은 그린소재 사업부문과 반대 흐름을 보였다. 롯데정밀화학의 핵심 사업군인만큼 가동률 자체는 90%대 후반에서 100%대 초반으로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했으나 재고자산 총액 자체는 감소하는 추세다. 2020년까지 1000억원대 아래로 유지되던 케미칼 사업 재고자산은 가성소다, ECH(에피클로로히드린) 등 제품 가격이 고점을 찍은 2021~2022년 급증했다.
이 시기 ECH 가격은 톤당 2000달러를 넘는 수준을 유지했고 가성소다 가격 역시 2022년 톤당 6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각 제품의 평균가격이 예년 수준인 톤당 1211달러(ECH), 385달러(가성소다)로 내려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제품가가 고점을 찍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롯데정밀화학은 2022년에 처음으로 전체 사업의 연결매출 2조50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2021~2022년 케미칼 사업부문의 재고자산 총액은 1400억~1500억원까지 올라갔다. 특히 2021년에는 재고자산의 75%(1074억원)를 원재료와 미착품(도착하지 않은 원재료) 등 가공 전 자산이 차지했다. 이미 롯데정밀화학이 100% 내외의 가동률을 기록하던 만큼 해당 자산은 그다음해 상품으로 가공돼 자산으로 쌓였다.
다만 2023년부터 케미칼 부문의 제품가가 꺾이면서 롯데정밀화학은 가동률은 유지한 채 기존 재고를 소진하는 방향으로 자산을 관리했고 이에 따라 재고자산 총액도 1240억원(2023년), 949억원(올해 상반기 말) 등으로 내려왔다. 올 상반기 정기보수로 작년 말 104%였던 가동률이 99%로 일부 하향 조정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며 원재료·미착품 항목의 재고자산은 같은 기간 704억원에서 585억원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