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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거래' 심의 최다…'E&A·전자' 밀착

3년6개월간 '27회' 최다언급…특수관계자·주요주주 계약 71건 총액 3조2700억

박동우 기자  2024-09-23 16:15:46

편집자주

이사회 의안에는 인사부터 재무, 투자, 사회공헌, 내부통제 등 기업 경영을 둘러싼 다양한 주제가 반영돼 있다. 안건 명칭에 담긴 키워드를 살피면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와 경영진의 관심사, 사업 방향성이 드러난다. THE CFO는 텍스트마이닝(text mining) 기법을 활용해 주요 기업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 명칭 속 단어 빈도를 분석하고 핵심 키워드와 기업의 관계를 살펴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는 그룹 계열사와 거래 행위를 활발하게 심의해 왔다. 2021년 이래 3년 6개월간 상정된 안건에서 최다 언급된 단어가 '거래'로 총 27회 집계됐다. 같은 기간 특수관계자와 주요주주를 상대로 한 계약 71건의 총액은 3조2700억원에 이른다.

계열사 가운데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자와 밀착이 두드러졌다. 삼성E&A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설계와 공사를 도맡으면서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다. 삼성전자와는 상표권 사용, 제조·기술 컨설팅 등을 둘러싼 계약을 맺으며 협력을 이어왔다.

◇'거래액 최대' 삼성E&A, '거래횟수 최다' 삼성전자

2021년부터 올 6월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는 38회에 걸쳐 소집됐다. 회의에 상정된 의안은 모두 136건으로 보고사항이 44건으로 분류됐고 나머지 92건은 승인사항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사회를 7회 개최했는데 이사진은 18건 의안 가운데 8건의 보고 안건을 청취하고 10건을 심의해 표결 처리했다.

안건 명칭에 기재된 단어 가운데 보고, 승인, 연도 등의 어휘를 제외하고 언급 빈도를 살펴보면 가장 많이 적시된 키워드가 '거래'로 전체 27회 집계됐다. 거래 안건명에 함께 명시된 '주요주주'(15회)와 '특수관계인'(11회)이 뒤를 이었다. 상위 10위 안에 든 다른 키워드를 살피면 △운영실태·내부회계관리제도(각 8회) △이사회·위원회·계획(각 7회) △지급·주주총회·실적·결산·개정·법무비용(각 6회) 순으로 나타났다.


특수관계자와 주요주주를 상대로 하는 거래 사안을 중점적으로 심의하는 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조와 맞닿아 있다. 이사회 차원에서 심의하는데 국한하지 않고 내부거래위원회 역시 검토·승인하는 이중 통제 시스템도 구현했다. 사외이사 3인이 포진한 내부거래위는 2016년 8월에 자발적으로 설치한 조직으로 20억원 넘는 대규모 거래, 주주가치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되는 중요 거래 건을 의결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지난 3년 6개월 동안 이사회가 승인한 거래 계약은 총 71건이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주요 주주와 체결한 계약이 55건(77.5%)이고 나머지 16건(22.5%)은 삼성E&A, 에스원 등 특수관계자와 체결한 사안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는 삼성물산으로 43.06%(3064만6705주)를 보유했다. 삼성전자는 주식의 31.22%(2221만7309주)를 소유했고 삼성생명은 지분율 0.06%(4만3231주)를 확보했다.

계약금액을 공개하지 않은 39건을 제외한 나머지 32건의 거래 총액은 3조2679억원을 기록했다. 합산 금액이 단연 많은 기업이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로 3조1455억원을 시현했는데 집계한 거래액의 96.3% 규모를 차지했다. 거래 횟수를 살피면 삼성전자와 계약 체결이 가장 두드러졌다. 전체 19건으로 거래 의안 중 26.8%로 나타났다.


◇설계·공사, 컨설팅…CC 회원권, 테마파크 이용권 구매도 승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가 승인한 삼성E&A 계약 13건을 살피면 생산시설을 짓거나 설계하는 내용 일색이다. 올 3월에 처리된 안건의 경우 삼성E&A가 2025년 말까지 제5공장(P5) 도급공사를 수행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거래액이 1조1200억원으로 2021년 이래 특수관계인·주요주주 거래를 통틀어 최대 수준이다. 2023년 12월에는 4공장 도급공사 정산 계약(1조200억원), 2021년 10월에는 4공장 건설 계약(9110억원) 등을 잇달아 가결했다.

삼성E&A는 2011년 인천 송도 제1공장 프로젝트 참여를 시작으로 생산시설 건립을 꾸준히 맡아왔다. 덕분에 바이오시밀러 생산능력(캐파)은 2012년 3만리터에 그쳤으나 지난해 60만4000리터로 20배 넘게 불어났다. 삼성E&A는 삼성바이오로직스뿐 아니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사업장 공사 역시 도맡는 등 그룹 계열사 제조 인프라 확충에 기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체결한 거래 중에서는 올 4월에 체결한 '기업 이미지(CI) 상표 사용 계약'(282억원)이 돋보인다. 올 상반기 의안 가운데 유일하게 내부거래위 의결을 거쳐 이사회에서 최종 통과한 안건이다. 컨설팅 계약도 활발하게 체결했는데 올 1월 '설비운영 기술력 상향화 컨설팅(2억1600만원), 2022년 7월 '생산설비 제품교체시간(PCO) 작업환경 개선 컨설팅'(1억8000만원)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사내 복지 제도나 고객사 영업과 맞물려 계열사와 거래한 내역도 눈길을 끈다. 삼성물산과 맺은 계약들이 해당하는데 리조트부문에서 운영하는 골프장 '안양컨트리클럽(CC)' 회원권과 관련한 금액(비공개)을 매년 3월에 집행해 왔다. 지난해 7월에는 임직원 복지를 향상할 목적으로 9억7500만원을 들여 테마파크 티켓도 사들였다. 올 3월에는 2억5000만원을 들여 용인 민속관 이용권도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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