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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현대모비스, 활발한 회의, 세심한 교육…'완벽' 가깝다

[참여도]④지속경영위 운영 활발, 사외이사 '사업시찰·세미나' 투트랙

박동우 기자  2024-10-11 07:40:30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사회가 '기업 최고 기구'라는 권위를 지니면서 의사결정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한 관건은 구성원들의 적극적 활동에 달렸다. 현대모비스 이사진의 성실성은 완벽에 가까웠다. 이사회 평가 6대 지표 가운데 참여도 영역이 5점 만점에 4.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10회 넘게 회의를 개최했고 위원회 중에서는 내부거래와 안전보건, 윤리규정 수립 등을 검토하는 지속가능경영위 활동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사회 구성원 평균 출석률 역시 100%에 근접했다.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은 국내외 사업장 '시찰'과 전략·사업내용을 둘러싼 '세미나' 등 투트랙(two-track)으로 이뤄졌다.

◇6대 부문 중 최고점 획득, 정기·임시 '12회' 소집

THE CFO는 2023년 사업보고서와 2024년 1분기·상반기 보고서, 올해 발간된 기업지배구조·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등을 토대로 현대모비스 이사회를 평가했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의 6대 지표를 기반으로 이사회 활동 실태와 운영 내역을 채점한 결과 255점 만점에 200점으로 나타났다.

참여도 부문에는 전체 40점을 배정했는데 현대모비스는 38점을 획득했다. 5점 기준으로 환산하면 4.8점을 시현했는데 6대 카테고리 가운데 최고 점수다. 전체 8개 문항 중 감사위 회의 개최 횟수를 둘러싼 질문(3점)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에서 5점 만점을 얻었다.


2023년 한 해 동안 현대모비스는 12회에 걸쳐 이사회를 개최했다. 분기마다 여는 정기 회의는 다섯 차례, 필요에 따라 수시로 진행하는 임시 이사회는 7회 소집했다. 연간 의안 37건이 상정됐는데 투표로 가부를 정하는 결의사항이 28건, 단순히 사안을 청취하는데 국한되는 보고사항은 9건으로 집계됐다.

결의사항은 반대 없이 모두 가결됐다. 부품생산 계열사 모트라스·유니투스·에이치그린파워 3사에 대한 현물출자(1월), 사내이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현대차·기아 이사 경업(3월), 자기주식 매입·소각(7월) 등의 안건이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 현대모비스는 이사진이 충분한 숙의를 거쳐 회의에 임하도록 여유를 두고 안건을 미리 안내했다. 이사가 열리기 평균 7일 전에 의안 내용을 사전 통지한다고 명시한 대목이 방증한다.


이사회 산하 4개 위원회 중에서는 지속가능경영위 활동이 단연 활발했다. 작년에 10회 회의를 열었는데 감사위(6회), 보수위·사외이사후보추천위(각 3회)보다 개최 횟수가 많았다. 지속가능경영위의 업무 소관사항이 다른 위원회와 견줘 폭넓은 배경이 영향을 끼쳤다. 2021년 당시 기존 투명경영위 명칭을 바꾸면서 출범한 기구로 심의 대상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산업 안전보건을 둘러싼 위험관리 강화 등으로 확장됐다.

지속가능경영위는 공정거래법과 상법 등 현행 법규에 규정된 특수관계인간 거래를 점검하는 권한을 보유 중이다.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이행실태를 살피는 동시에 윤리규범을 수립하고 개정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주주권익 보호를 둘러싼 경영사항까지 심의하는 기능도 설정돼 있다.

◇평균 출석률 100% 근접, 사업·기술·전략 이해 초점

현대모비스 이사회 멤버들의 회의 참석 빈도 역시 매우 우수한 수치를 보였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연간 이사회 평균 출석률이 정기 100%, 임시 98.4%로 집계됐다. THE CFO 평가에 따른 5점 책정 기준인 '이사회 구성원들의 연간 출석률 90% 이상' 요건을 충족했다.

현직 이사진 중에서는 사내이사 정의선 회장이 유일하게 이사회에 불참한 사례가 1건 존재했다. 지난해 5월 24일에 열린 제3차 임시 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는데 이때 심의 안건은 해외 계열사 출자와 국내외 전동화 신거점 구축에 대한 승인 의안이었다. 당시 정 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북미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둘러싼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승인하는 현대차 이사회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부득이 참석하지 못했다.

현대모비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기술된 내용에 따르면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작년 한 해 동안 8회 교육이 진행됐다. 사업장 방문이 두드러지는데 2023년 1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를 탐방하고 미주부품법인(MPA), 앨라배마법인(MAL) 등의 해외 계열사를 찾아간 사례가 대표적이다. 같은 해 4월에는 신임 사외이사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경기도 용인에 자리잡은 마북연구소를 견학했다.


사내에서 진행한 교육의 경우 국내외 전동화 부품 거점 운영 방안, 모듈사업 특성과 수익구조 등 회사 사업과 기술을 이해시키는데 방점을 찍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경영전략 세미나'를 열어 글로벌 OE(신차용 부품) 사업,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 등을 둘러싼 추진 전략을 공유했다. 2021년과 2022년에 교수나 투자은행(IB)업계 인사를 초청해 중동 정세 전망,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경제 전망까지 가르쳤던 양상과는 대조적이었다.

현대모비스는 감사위 지원 조직과 별도 교육과정에 관한 질문에서도 최고점을 받았다. IR팀과 투명경영지원팀에서 함께 감사위를 조력하는데 회의에 오르는 안건 자료를 준비하는 등 위원회 운영을 보조하고 있다. 감사위를 대상으로 한 교육은 작년에 다섯 차례 실시했는데 회계팀과 투명경영지원팀, 외부감사인으로 돼 있는 한영회계법인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핵심감사사항, 해외법인 부정행위 방지수단 등을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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