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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외국인 사외이사 배치' 6년차 접어든 현대모비스

[구성]②2019년 첫 수혈 '다양성 증진' 기여…올 3월 '테슬라' 출신 키스 위텍 신규선임

박동우 기자  2024-10-08 15:42:29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현대모비스 이사회 인물 라인업을 살피면 '푸른 눈'을 가진 사외이사가 돋보인다. 2019년에 처음으로 북미·유럽 출신 사외이사 2인을 영입한 이래 '외국인 사외이사 배치' 정책 시행이 올해로 6년차에 접어들었다.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국면과 맞물려 이사회 인적구성의 다양성을 증진하는데 기여했다. 현재 이사회에도 외국 국적 사외이사 2명을 수혈했다. 지난해 제임스 김(James Kim)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을 발탁했고 올 3월에는 '테슬라 디렉터' 출신 키스 위텍(Keith Witek) 텐스토렌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규 선임했다.

◇9인 체제 구축, 사내4인·사외5인 포진

THE CFO는 올 5월에 공시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반기 보고서 등을 기초로 현대모비스 이사회를 평가했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의 6대 영역별 지표를 채점한 결과 255점 만점에 200점으로 나타났다.

구성 부문은 45점으로 이뤄졌는데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27점을 얻었다. 5점 척도로 조정하면 3점을 시현했다. 9개 문항 가운데 사외이사후보추천위 구성(1점), 이사회 의장의 사외이사 여부(2점), 이사회 지원조직 운영(2점) 등의 질문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이사회 역량구성표(BSM) 수립을 둘러싼 문항에서는 최고점을 받았다.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4인, 사외이사 5인으로 이뤄진 9인 체제를 구축했다. 사내이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규석 대표이사 사장, 박기태 재경부문장(전무), FMT(Future Mobility Transformation)실장을 맡은 고영석 상무가 포진했다.

사외이사로는 장영우 전 UBS증권 서울지점 대표,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 김화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제임스 김 암참 회장, 키스 위텍 텐스토렌트 COO가 존재한다. 이들 중 2021년에 선임된 강진아 교수는 창사 이래 첫 '여성 사외이사'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정관을 개정해 이사회를 특정 성별의 이사로만 구성하면 안된다는 조항을 명시했다.


특히 외국인 사외이사를 배치해 다양성을 증진하는 노력이 눈길을 끈다. 2019년에 브라이언 존스(Brian D. Jones) 아케고스캐피탈 공동대표와 칼 토마스 노이만(Karl-Thomas Neumann) 전 오펠 사장을 영입하며 첫 발을 뗐다. 두 인물이 퇴임한 이후 지난해 3월에는 미국 국적의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을 이사회에 수혈했다.

제임스 김 사외이사는 야후코리아 비즈니스 총괄사장,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 한국GM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다.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현대모비스 사업과 연관성이 깊은 분야에 몸담았던 인사로 경영 자문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선임에 투영됐다.

올 3월에 사외이사로 합류한 키스 위텍 텐스토렌트 COO의 이력도 돋보인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AMD에서 전략·개발담당 부사장을 거쳐 테슬라 연구·개발(R&D) 디렉터, 구글 전략제휴 총괄 등의 커리어를 갖춘 인물이다. 2016년에 출범한 텐스토렌트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특화된 캐나다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8월 현대차와 기아에서 5000만달러(674억원) 투자를 받으며 연을 맺었다.

◇사추위에 '오너·대표' 포함, 이사회 지원 병행 'IR팀'

현대모비스 사외이사들은 4개 위원회 수장을 맡아 이사회 업무를 뒷받침해 왔다. 감사위는 장영우 영앤코 대표가, 사추위는 강진아 교수가 이끌고 있다. 김화진 교수는 △특수관계인간 거래 △사회공헌 정책 △안전보건 계획 등을 점검하는 지속가능경영위원장 직책을 수행 중이다. 등기이사 보수한도를 심의하는 보수위는 제임스 김 회장이 총괄하고 있다.

감사위에는 사외이사 5인방이 모두 포진했다. 지속가능경영위에도 사외이사 5명이 전원 참여하는 가운데 사내이사 이규석 대표가 함께하고 있다. 보수위는 강진아·김화진·제임스 김 등 사외이사 3명과 사내이사 박기태 재경부문장으로 구성됐다.


사추위가 7인으로 모든 위원회를 통틀어 총원이 가장 많으나 오너 정의선 회장과 이규석 대표, 박기태 전무 등 사내이사 3명이 들어간 대목이 감점 사유로 작용했다. 한국ESG기준원이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는 높은 독립성이 요구된다"며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토록 권고한 배경과 맞닿았다. 다만 현대모비스 사추위는 위원회 인원 중 사외이사를 과반 이상으로 배치하라는 법규를 준수하고 있다.

위원회를 비롯해 이사회 전반을 조력하는 실무는 대표이사 직속 부서인 IR팀에서 맡았다. 다만 IR팀이 이사회 지원 사무에 국한하지 않고 투자자 소통, 공시, 공정거래위 신고 등의 업무까지 겸하는 조직이라는 점은 평가 기준상 낮은 점수를 받는데 한몫 했다.

올 6월 말 기준으로 IR담당을 맡은 이의섭 상무가 이사회 제반 업무를 지원하는 간사 직책을 수행 중이다. 1974년생인 이 상무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부문장을 역임했다. 책임매니저 6명과 매니저 5명이 속한 IR팀은 이사회와 위원회의 보고·심의 안건 자료를 준비하고 위원회 운영을 보조하는데 매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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