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2024 이사회 평가

현대모비스 이사 라인업 '리더십·테크' 뒷받침 방점

[BSM]③효율적 의사결정, 연구중시 기조…'반도체·IT·AI·SW' 전문분야 직결

박동우 기자  2024-10-10 13:36:1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현대모비스는 이사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리더십'과 '테크' 전문성을 뒷받침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경영 의사결정을 효율적으로 내리는데 일조하는 인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녹아들었다. 미래차 트렌드에 대응해 첨단기술 연구에 공력을 쏟는 기조도 반영됐다.

이사진이 갖춘 전문성을 기재한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를 살피면 구성원 대부분이 '산업·기술' 이해가 뛰어난 것으로 분류됐다. 지속가능경영·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는 자동차, 반도체,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등의 이사 전문분야가 명시됐다. 현대모비스가 어떤 방향의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6대 가치 나열, 그룹 계열사와 동일한 구성

THE CFO는 올 5월에 공시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반기 보고서 등을 토대로 현대모비스 이사회를 평가했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의 6대 부문 지표를 점검한 결과 255점 만점에 200점을 기록했다.

구성 영역에서는 이사진의 경력과 전문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지 여부도 살피는데 이때 주요 근거로 활용되는 자료가 BSM이다. 현대모비스는 공식 웹사이트 '투자정보' 항목의 이사회 및 위원회 코너에서 '이사회 역량 구성표 다운로드'를 클릭하면 PDF 파일을 내려받도록 조처했다. 도표는 회사가 중시하는 전문성을 기재한 역량 지표와 이사 선임 연도, 연령, 성별을 적시한 다양성 지표로 양분돼 있다.

현대모비스는 BSM에서 이사회 멤버의 전문역량을 △리더십 △회계·재무·경영 △산업·기술 △법률·정책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6대 가치로 나열했다. 현대자동차, 기아 등 그룹 주요 계열사와 동일한 키워드 구성이다. 2019년 제정한 기업지배구조 헌장에서 이사를 "기업 경영에 실질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유능한 자"로 명시하면서 필요한 전문지식 분야로 금융, 경제, 경영, 법률, 회계, 자동차산업을 거론한 연장선에 있다.


BSM에 따르면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 등 9명의 이사진 전원에게 내재된 전문역량은 리더십, 글로벌, ESG로 나타났다. 이외에 산업·기술은 8명, 회계·재무·경영은 7명, 법률·정책은 6명이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 이사 가운데 6대 전문역량을 모두 갖춘 인물은 사내이사 이규석 대표와 박기태 재경부문장, 외국인 사외이사 제임스 김(James Kim)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과 키스 위텍(Keith Witek) 전 구글 전략제휴 총괄 등 4명이다.

올 6월에 발간한 2024년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는 BSM 대신 사외이사들의 전문지식 유형(Expertise Type)을 분류한 도표가 등장한다. 금융, 리스크 관리, 지속가능성, 기술, 산업, IT, AI/SW 등의 7개 키워드가 제시됐다. 사외이사 5인방 중에서 산업이나 첨단기술을 둘러싼 전문성이 탁월하다고 보고된 인물이 강진아 서울대 공대 교수, 제임스 김 회장, 키스 위텍 텐스토렌트 최고운영책임자(COO)이다.


◇강진아, 제임스 김, 키스 위텍…3인 이력 주목

현대모비스가 '테크'에 방점을 찍고 사외이사 라인업을 보강한 건 R&D에 사활을 건 경영 기조와 맞닿아 있다. 구동·배터리·전력변환을 위시한 3대 전동화 시스템 개발 전략을 설계한 대목이 방증한다. 친환경차 보급이 확산하는 흐름에 부응해 차세대 전기차 구동 기술인 'E-코너 시스템'을 장착한 실증 차량 모비온(MOBION)도 선보였다. 분주하게 대응하는 만큼 기술에 대한 이해가 밝은 인물을 수혈하는 건 필연적이었다.

THE CFO 기준에 따른 전문역량표에서도 테크 분야가 돋보인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적시된 이사의 전문분야를 참고해 △기업경영 △금융·재무 △법률·규제 △산업·기술 △국제경영·통상 △ESG 등의 6개 열쇳말로 분류해봤다. 기업경영을 충족한 인물이 사내이사 전원(4인)과 강진아 사외이사 등 5명으로 단연 많았고 뒤를 잇는 키워드가 '산업·기술'로 나타났다.


산업·기술 항목에 부합하는 인사는 강진아, 제임스 김, 키스 위텍 등 사외이사 3인이다. 현대모비스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강 사외이사의 전문분야를 기술경영, 경영, 혁신전략으로 명시했다. 서울대 대학원 기술경영경제정책전공 교수인 강 사외이사는 기업 전략적 제휴의 효과, 선진기술 습득전략, 기술혁신형 인수·합병(M&A) 모델 등의 연구에 천착해 왔다.

제임스 김 암참(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에게는 자동차 산업과 IT가 명시됐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를 역임하고 한국GM에서는 COO를 거쳐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커리어를 중요하게 고려했기 때문이다.

키스 위텍 사외이사의 전문분야는 반도체 산업으로 기재됐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AMD에서 전략·개발담당 부사장, 리스크파이브(RISC-V)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칩을 디자인하는 미국 스타트업 사이파이브(SiFive) 개발·전략 수석부사장을 역임한 이력이 영향을 끼쳤다. 자율주행용 첨단 반도체 개발에 사활을 건 현대모비스 전략과 결이 들어맞는다. 준법 키워드도 전문분야로 함께 거론됐는데 테슬라에서 '법무' 부책임자 직책을 맡은 점이 반영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