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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최선은 아니나 개선 의지 피력

[구성]②선임사외이사제도 도입…과반 최소 넘긴 사외이사진 감점 요인

김소라 기자  2024-09-23 07:13:3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사회 선진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사회 구성 면에서 잘 드러난다.

금융 당국은 규모 있는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모범 규준을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사회 환경이 내부적으로 제대로 구축돼 있고 활동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규준은 구체적으로 사외이사가 경영 의사 결정 단계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묻는다. 이사회 의장을 사내 인사가 아닌 외부 전문가에게 맡겨 경영 컨센서스가 한 쪽으로 편중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초 해당 항목에서 평균 이하 점수를 받았지만 지난해 말 관련 내부 규정을 손질하며 이사회 구성을 업그레이드했다.

◇이사회 구성, 6대 지표 중 하위권…사내·사외이사 인원 '비등'

THE CFO가 자체 평가 툴로 평가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점 255점 가운데 214점을 획득했다.

구성 항목에선 백분율 기준 80%의 준수율을 기록했다. 총 45점 만점에 36점을 획득하면서다. 수치만 놓고 볼 때 평균 이상이지만 항목별로 점수는 차이가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 6대 평가 지표 중에서도 구성 항목은 상대적으로 득점이 낮은 편이다. 5점 만점 기준 4점으로 경영성과(3.9점) 지표 다음으로 하위 점수를 기록했다.


세부 항목 가운데 일부 문항이 평균 수준에 그쳤다. 이사회 인원 및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 확보 여부 등이 점수 당락을 갈랐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수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점이 약점으로 작용했다. 경영 의사 결정을 내리는 사내이사 인원이 한정된 가운데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견제 장치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진 규모도 크지 않다 보니 구성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거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말 기준 각각 3명의 사내이사 및 4명의 사외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사외이사 비중은 이사회 과반 이상을 최소 수준으로 넘긴 상태다. 수치 상으론 57%를 조금 초과했다. THE CFO는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60%에 못 미칠 경우 5점 만점에 3점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상법 상 별도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를 대상으로 강제하는 이사회 내 사외이사진 과반수 조건을 충족한 경우와 득점이 동일하다. 사실상 최소한의 법적 이사회 구성 규정을 준수한 경우와 같다고 간주했다. 또 다른 세부 문항인 이사회 규모 역시 총 7명으로 3점에 그쳤다.

◇사외이사 영향력 확대, 경영진 감독 기능 강화 기대

일부분 개선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해 이사회 구성 면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됐다.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는지 여부를 묻는 문항에서 점수를 두 계단 더 높였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존림 대표이사(CEO)를 의장으로 두고 이사회를 운영해 왔다. 이밖에 별도 보완 장치 등은 마련돼 있지 않았다. 해당 상황을 단순 가정해 THE CFO 자체 이사회 평가 툴을 적용해 보면 이는 5점 만점에 2점이다.

(좌)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우) 허근녕 삼성바이오로직스 선임사외이사

하지만 올해 초 이사회 구조를 바꾸며 해당 문항에서 4점을 받게 됐다. THE CFO는 이사회 의장이 CEO라도 선임사외이사를 별도로 두고 있다면 이를 4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엔 선임사외이사가 존재한다. 사외이사진 가운데 가장 오래 재직한 허근녕 법무법인 평안 고문변호사가 해당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열린 이사회에서 선임사외이사 선임 건을 결의했다.

이밖에도 사외이사에게 역할을 더 부여코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 위원장을 대부분 사외이사로 배치, 각 위원회 안건에 대해 보다 심도 있게 검토하고 처리할 수 있게 했다. 보다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시선에서 주요 안건들을 논의토록 한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기준 총 6개(경영위원회,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 소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존림 대표가 위원장을 맡은 경영위원회를 제외하고 나머지 위원회 운영은 모두 사외이사에게 주도적 역할을 맡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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