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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CFO 성과 분석

김대원 삼성E&A 부사장, 원가율 개선 '합격점'

플랜트 현장 경험 강점, 재무건전성 확보 성과…에너지전환 미래 전략 강화 '과업'

신상윤 기자  2024-11-01 07:30:54

편집자주

2022년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는 국내 건설사들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이어진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지방 중견 건설사들의 법정관리는 건설업황 악화를 더욱 가중시켰다. 지난 2년간 건설사들의 재무라인도 분주한 행보로 불황에 맞섰다. 다운 사이클로 접어든 건설 경기 속에서 주요 건설사들이 택한 생존 전략은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더벨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주요 건설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전략과 재무적 성과를 짚어본다.
삼성E&A는 창립 50주년인 2020년을 전후해 새로운 환경에 직면한다. 과거 발목을 잡았던 해외 플랜트 부실들이 대부분 끊어지면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대외적으로는 ESG 경영이 주문되면서 기존과는 다른 전략의 수립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E&A는 이듬해 ESG 기반의 EPC 전환을 선언한다.

이는 현재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에서 신사업을 찾아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고도화된 상황이다. 삼성E&A 내부에선 경영지원실이 미래 성장 전략 수립을 강화할 역할을 맡고 있다. 삼성E&A 경영지원실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겸한 가운데 플랜트 현장의 경험을 기반으로 재무건전성도 확보해 줄 것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에너지전환 EPC 겨냥, 플랜트 이해도 높은 김대원 CFO 눈길

삼성E&A는 2021년 1월 ESG 기반 EPC 사업자 전환을 선언했다. 그린 인프라와 수소 에너지, 에너지 절감 등 분야에서 ESG 솔루션을 제공하는 EPC 사업자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이듬해 그린 솔루션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전략으로 한 단계 진화한다.

화공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꾀하는 중동 등 해외 국가들의 변화와도 맞물린 변화다. 삼성그룹이 2022년 말 인사에서 삼성E&A 최고경영자(CEO)로 화공 플랜트 전문가이자 영업, 기획 등에 능력을 보인 남궁홍 대표를 선임한 배경이기도 했다.

남궁 대표는 취임 후 삼성E&A 정체성을 ESG 솔루션을 넘어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EPC 사업자로 고도화했다. 올해 1월엔 3700억원 규모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에너지 전환 부문 신사업에 2000억원을 배정했다. 특히 수소 시장에서 EPC 역량을 선점하기 위해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전략적 협업까지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경영지원실 내 'Think Beyond & Plan Ahead'팀이 신설된 배경이다. TF팀 성격의 'New Value Proposition' 조직이 격상돼 삼성E&A가 겨냥한 에너지 전환 신사업에서의 미래 성장 전략을 주문했다.


눈에 띄는 점은 삼성E&A는 경영지원실 수장이 CFO를 겸하는 가운데 비재무 출신인 김대원 부사장이 선임됐다는 점이다. 연말 임원 인사로 선임됐던 김 CFO는 재무 조직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진 않지만 중앙대 화공과 출신으로 중국법인장과 화공사업지원팀장, 공사혁신팀장 등을 역임한 비재무 임원으로 분류됐다.

삼성E&A 전임 CFO들이 대부분 재무부문에서 경험을 쌓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인사로 평가됐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EPC 사업 특성상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수익성 개선이나 수행 과정 등에서 엇박자가 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삼성E&A가 김 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한 배경이기도 하다.

◇재무건전성 대내외 '합격점', 주주환원은 '아쉬움'

삼성E&A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0조6250억원, 영업이익 9931억원을 기록했다. 2년 연속 10조원대 매출액을 기록한 가운데 해외 FEED 수주와 수소 개발 프로젝트 참여, 에너지 및 탄소포집분야 기술협약 등 미래 먹거리 발굴도 이어졌다.

올해 초에는 8조원 규모의 해외 가스 플랜트 수주를 확보하는 등 경쟁력도 자랑했다. 이를 포함해 에너지 전환에 힘을 싣는 삼성E&A는 미래 먹거리로 수소와 탄소포집, 암모니아 합성 및 분해 등의 밸류체인을 삼아 기술 확보와 수주 영업에 나섰다.

이 가운데 김 CFO의 성과로는 매출이익률을 높인 점이 눈에 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한 가운데 매출이익률은 같은 기간 1%포인트 개선된 14.4%를 기록했다. 특히 김 CFO가 경험이 많은 화공 플랜트 부문에선 올해 2분기와 3분기 매출이익률이 19%대로 나타났다.

재무건전성 개선 성과도 눈에 띈다. 지난해 말 136.5%를 기록했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121.6%로 14.9%포인트 개선됐다. 보유한 순 현금도 같은 기간 23.1% 증가한 1조6635억원으로 유동성 재원 확보에도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외적인 평판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 9월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로부터 Baa1(Stable) 신용등급을 받았다. 엔지니어링부문 글로벌 경쟁력과 재무건전성 등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아쉬운 대목이 없진 않다. 대표적인 전략이 주주환원 정책이다. 삼성E&A는 2020년 말 배당 지급 규정은 충족한 상황이지만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가 우선인 만큼 건전한 재무구조를 먼저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지난해 말 IR이나 ESG 등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은 경영지원실에서 독립해 경영지원실이 관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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