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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풀가동' 삼성바이오로직스, '3캠퍼스·M&A' 확장의지

CDMO 수요·신뢰도 증가로 올해 수주액 2번 경신…빨라지는 공장 증설 계획

정새임 기자  2024-10-22 14:17:12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25년 2분기 5공장 가동 목표를 앞두고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 수준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수주했다. 기존 1~4공장이 풀가동에 가까워진 만큼 대규모 CMO 물량은 신규 공장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에 8공장까지 건설할 계획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더욱 공격적으로 생산기지 확보에 몰두하고 있다. 송도 내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를 마련하는 동시에 해외 생산기지 확보도 염두에 두고 있다. 외부 자원을 끌어들여 성장하는 '인오가닉' 전략에 따라 직접 설립뿐 아니라 인수합병(M&A)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3개월 만에 경신한 수주 규모…올해 누적 수주액 4.3조원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1조7028억원(12억4256만달러) 규모의 CMO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2037년으로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고객사와 제품명은 공개되지 않는다.

7월 미국 소재 제약사와 체결한 1조4637억원 규모의 역대 최대 계약을 3개월 만에 경신했다. 작년 한 해 수주액인 3조5009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기록된다.


올해 누적 수주 금액은 4조원을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월 첫 계약을 시작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시 기준 총 9건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연 누적 수주 금액은 4조361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5% 증가한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만큼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위탁개발생산(CDMO)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상반기 체결한 7건 계약 중 6건은 기존 계약의 생산 물량을 늘린 증액 계약이었다. 협력사들과의 공고한 신뢰가 밑바탕이 된 결과물이다.

의약품 CDMO 시장에서 쌓아온 신뢰와 입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격적으로 생산시설을 늘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제2바이오캠퍼스 설립과 함께 2032년까지 단계적으로 4개 공장을 추가로 짓는다고 공표했다. 5~8공장은 각 18만리터(L) 규모로 완공 시 총 72만리터 캐파(생산능력)를 확보하게 된다. 현 제1바이오캠퍼스 연간 캐파 60만4000리터를 훌쩍 뛰어넘는다.

제2바이오캠퍼스 건설을 두고 일각에서는 '오버 캐파'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 반기 말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가동률은 72.4%로 통상 클리닝 등을 고려해 '풀생산'으로 여겨지는 80%에 가까워지고 있다. 따라서 올해 수주한 대규모 생산물량은 기존 공장과 신규 공장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CDMO 수요도 더 높아질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주요 경쟁업체인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미국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새로운 기회다. 물론 이 수혜를 누리려면 고객사를 더 넓힐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 유럽에서 일본 등 아시아 지역으로 시선을 확장한 배경이다.

◇3캠퍼스 부지 확보 임박…해외 플랜트 확보도 검토 중

덩달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기지 증설 계획도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는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7월 공고한 송도 첨단산업클러스터 용지 매각 경쟁입찰에 단독으로 응모했다. 재공고에도 단독 응모일 경우 단독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오를 수 있다.

사실상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해당 부지를 매입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해당 부지는 송도국제도시 11공구 첨단산업 클러스터에 속하는 18만7827㎡ 면적으로 토지 가격은 2248억8433만원으로 책정됐다. 새 부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와 맞붙어 있다.


하지만 증설 전략은 국내로 한정되지 않는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거점을 두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과거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과 유럽에 해외 생산기지 건설 의지를 내비친 적 있다. 존림 사장은 2020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줄곧 미국과 유럽에서의 생산기지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제2바이오캠퍼스 건설에 집중하는 동시에 제3캠퍼스 부지를 검토하면서 해외 플랜트 확보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고려하는 모습이었다. 올해 6월 바이오USA에서 존림 사장은 "한국 공장을 증설하는 것이 해외 현지 공장을 확보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직접 건설뿐 아니라 공장 인수 등 다각도로 접근 중이다. 국내 생산시설은 기존 강점인 항체의약품 CDMO에 주력하고 mRNA(메신저리보핵산)나 AAV(아데노연관바이러스) 등 차세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생산시설을 해외 마련하는 방안도 점쳐진다. 모두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꼽히는 기술이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생산시설은 기존 송도 부지에 마련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해외 시설을 확충할 적절한 시점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스터디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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