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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CEO 책임경영 진단

영진 '자사주 동반매입' 끌어낸 빈대인 회장 리더십

②BNK금융 책임경영 범위 'CEO→경영진' 확대…빈 회장 취임 후 주가 34% 상승

최필우 기자  2024-05-27 16:50:14

편집자주

금융 당국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대표적 저평가 종목군인 금융주에도 관심이 모인다. 금융지주는 금리 상승 수혜를 입어 수년째 역대급 순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여전히 낮다. 대규모 이자이익, 지지부진한 주가와 함께 CEO의 고연봉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한다. 금융지주 CEO는 보수에 대한 책임과 주가 부양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을까. '책임경영'을 키워드로 금융지주 CEO 보수 산정 기준이 되는 재무적·비재무적 성적표와 주가 현황을 분석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사진)은 주주 친화적인 정책 도입에 적극적인 CEO라는 평가를 받는다. BNK금융은 상장 금융지주 중 이례적으로 분기 경영실적 발표 기업설명회(IR)를 애널리스트 대상으로만 진행했으나 빈 회장 취임 이후 일반투자자 공개로 전환됐다. BNK금융 역사상 최초로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것도 빈 회장이다.

금융지주 CEO의 관례로 여겨지는 차사주 매입에 있어서도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본인만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주 경영진의 동반 매입을 이끌어냈다. 경영진 모두 책임경영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치면서 BNK금융은 빈 회장 취임 후 30%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취임 후 '분기 IR' 일반투자자 공개…'자사주 소각' 최초 시행

27일 BNK금융 주가는 종가 기준 8370원으로 마감했다. 빈 회장 취임식이 있었던 지난해 3월 17일 6250원가 비교하면 2130원(34%) 상승했다.


BNK금융과 같은 지방금융인 JB금융지주나 최근 지방금융에서 시중은행금융지주로 전환한 DGB금융지주와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주가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JB금융지주는 54.5%, DGB금융지주는 14% 상승했다. 3개사 중 평균에 해당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셈이다.

빈 회장 취임 후 BNK금융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주가 측면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빈 회장은 취임 첫해 예상치 못한 경남은행 횡령 사태에 직면했다. 내부통제 개선에 주력하느라 영업에 힘을 싣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그의 취임 전 확정된 BNK금융에 대한 자본시장법 징계로 신사업 진출도 녹록지 않았다. 시중은행의 부산·경남 지역 영업 강화로 고객 이탈을 겪기도 했다.

빈 회장은 우선 통제 가능한 영역에서 주주 친화 정책을 펼치기 위해 노력했다. 분기 IR을 일반투자자 공개 행사로 전환한 게 대표적이다. BNK금융은 상장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일반투자자에게 공개하지 않는 관행을 이어왔다. 빈 회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공개 전환됐고 개인투자자 대상으로도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등 소통을 강화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230억원 규모의 기매입 자사주를 소각했다. 지방금융지주 중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건 BNK금융이 처음이다. 또 지난해 지주 역사상 최초로 중간배당을 단행했다.


◇순이익 감소에 '경영진 책임' 강조

지난 2월에는 이례적인 경영진 동반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다. 금융지주 CEO와 몇몇 임원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건 흔한 일이지만 경영진이 1명도 빠짐 없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건 드문 일이다. 빈 회장이 강한 리더십을 경영진 동반 자사주 매입을 이끌었다.

빈 회장은 기존 3만1885주에 더해 1만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취득 단가 기준 7560만원을 들였다. 권재중 부사장은 7000주(5487만원)를 매입했다. 강종훈 전무, 이한창 전무, 박성욱 전무, 문경호 상무, 안수일 상무, 윤석준 상무, 최명희 상무는 각각 5000주를 매입했다. 5000주를 매입한 임원들은 3800만~3900만원을 들여 자사주를 샀다.

빈 회장이 자사주 매입을 유도한 건 실적 부진에 대한 경영진 책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BNK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63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가량 감소한 실적을 냈다. 경남은행 횡령 사태 등 예상치 못한 변수도 있었지만 경영진은 실적에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게 빈 회장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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