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컨콜 Q&A 리뷰

BNK금융, '시중은행 공습'에 성장성 우려 제기

기업금융 경쟁, 수도권 넘어 '부산·경남'에도 영향…방어·신규 영업 전략 구상

최필우 기자  2024-05-02 11:09:46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BNK금융이 원화대출 성장 침체와 위험가중자산(RWA) 역성장으로 성장성 우려에 직면했다.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경쟁 심화가 BNK금융 주영업 권역인 부산, 경남에도 영향을 미치면서다. 올해 1분기 기업설명회(IR) Q&A 세션에선 성장성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BNK금융은 과당 경쟁을 지양하면서도 전략 지역을 사수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법인 고객 이탈 요인을 분석해 영업 방어선을 구축하고 대출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연간 목표치로 제시했던 원화대출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원화대출 성장률 0.51%…RWA 0.54% 감소

BNK금융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원화대출 성장률은 0.51%로 집계됐다. RWA는 전 분기에 비해 0.54% 감소했다. 원화대출은 소폭 늘었지만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RWA는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발표 후 이어진 Q&A 세션에서는 RWA 감소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한 애널리스트는 "RWA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가이드를 부탁한다"고 질문했다. RWA가 감소할 경우 자본비율 개션 효과는 있지만 성장성은 제한된다는 점을 고려한 질문이다.

원화대출 성장률 부진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한 애널리스트는 "시중은행이 전략 지역에 진출하면서 기업대출 경쟁 심해지고 있는데 전략적 방향에 대해 말씀해달라"고 질문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1분기 대출 성장률이 낮은 수준인데 올해 얼마 정도를 목표로 삼고 있나"라고 물었다.

권재중 BNK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RWA가 일회성 요인에 의해 감소했다는 점을 짚으면서도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영업 강화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시중은행은 올해 기업금융을 핵심 비즈니스로 삼고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수도권 뿐만 아니라 부산, 경남 소재 중소기업 대상 영업을 강화하면서 BNK금융의 성장성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권 부사장은 "시중은행 기업대출이 올해 3개월 간 18조원 늘었고 큰 경쟁 압력으로 작용하는 건 분명하다"며 "왜 그렇게 강하게 드라이브 거는지 경제적 타당성은 이해 못하지만 시장 압력이 들어오는 건 팩트이기 때문에 이탈 고객에 대해 어떤 고객인지 수익성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어선 구축하고 공격적 상품 개발"

BNK금융은 이탈 고객 분석을 통해 적정한 영업 방어선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시중은행이 공략하고 있는 법인 고객의 이탈 요인을 면밀하게 분석하면 거래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도 도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어느 수준의 금리로 기존 고객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분석하고 판단하는 게 우선이다.

고객 이탈을 잠잠하게 만든 이후에는 공격적인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기존 고객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려면 차별화된 상품 라인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업금융에서는 시중은행과, 개인금융에서는 인터넷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상품을 갖추기로 했다.

BNK금융은 올해 원화대출 4%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1분기 0.51%보다 높은 성장률을 달성해야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다.

권 부사장은 "기업대출 경쟁은 아마 상반기까지 계속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규 대출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