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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자회사로부터 수령하는 배당금이 수익의 원천인 지주사 LG가 올해는 예년만큼의 배당수익을 거두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등 배당금을 지급하는 주요 계열사들의 경영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하면서다. LG화학은 그간 LG 배당수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이었지만 올해는 LG유플러스가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의 주요 수익원은 △자회사 배당 △상표권 사용 수익 △임대 수익이다. 규모로 따지면 배당금이 제일 크고 상표권과 임대 수익이 그 뒤를 따른다.
LG가 발표한 작년 실적에 따르면 LG는 작년 계열사들로부터 수취한 배당금 수익으로 약 5390억원을 기록했다. 상표권 수익과 임대 수익은 각각 3570억원, 1340억원을 기록했다.
LG가 작년 인식한 배당금수익 약 5390억원은 계열사들이 2022년 실적을 기반으로 작년 초 배당한 금액에 중간 배당을 시행한 LG유플러스의 작년 중간 배당액을 합한 값이다.
작년 LG에 가장 많은 배당금을 안겨준 회사는 LG화학이다. LG화학은 작년 초 7831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LG의 지분율 30.07%를 반영하면 LG는 LG화학으로부터 작년 약 2355억원의 배당금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원리로 계산하면 △LG유플러스(1069억원) △디앤오(818억원) △LG CNS(518억원) △LG전자(388억원) △LG생활건강(213억원)이 LG에 배당금을 지급했다.
LG는 2022년에도 작년과 비슷한 배당금수익인 5650억원을 기록했었다. 2년 연속 5000억원대 배당금수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배당금수익이 '뚝'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선 주된 배당 원천이었던 LG화학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배당 규모가 줄었다. LG화학은 작년 실적을 기반으로 올 초 2743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전년 대비 35% 수준이다. LG로 흘러들어오는 배당금 규모도 약 825억원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LG유플러스가 LG화학을 제치고 지주사에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회사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작년 연간 배당으로 1719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분율 38.25%를 보유한 LG는 약 658억원을 지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 중반 중간 배당이 시행될 경우 LG유플러스에서 유입되는 배당액 총액은 LG화학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비상장사인 디앤오와 LG CNS 등의 연간 배당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를 고려해도 올해 LG의 배당금수익은 2000억원대 후반~3000억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대비 40% 이상 줄어든 수치다.
한편 LG는 작년 실적을 바탕으로 올 초 주주들에게 4837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전년 배당총액(4745억원) 대비 1.9% 늘어난 금액으로 별도 배당성향은 67%다.
지분율에 따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배당으로 약 772억원을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의 모친인 김영식 여사와 남매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는 각각 203억원, 141억원, 35억원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