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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LG디스플레이의 2년 연속 대규모 순손실은 LG그룹에 비보였지만 큰 충격을 흡수할 만한 '에어백'이 있었다. 바로 모회사 LG전자다. 2020년대 초반부터 연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4~6조원을 기록 중인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 쇼크에도 그룹을 지탱한 완충제 역할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작년 연결 기준 매출 84조2278억원, 영업이익 3조5491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매출과 영업이익인 83조4673억원, 3조5501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잠정실적 발표에 따르면 작년 LG전자의 연결 EBITDA는 6조7657억원이다. 2022년 6조5361억원 대비 3.5% 늘어났다. LG전자는 2021년(6조7027억원)부터 3개년 연속 EBITDA 6조원대를 기록했다.
LG전자의 현금창출력은 국내를 비롯해 북미·아시아·유럽·남미 등 글로벌 단위에서 발생한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LG전자의 연결 영업이익은 3조2360억원, 이중 LG전자 별도 영업이익은 9967억원으로 자회사들의 실적이 연결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G전자는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종속회사들의 영업손익 규모는 공개하지 않지만 순손익 규모는 공개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자회사들의 실적 기여도를 확인할 수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별도 기준 LG전자 미국 법인(LGEUS)은 종속회사들 중 가장 많은 순손익을 기록한 곳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2799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 인도 법인(LGEIL)도 작년 3분기 누적 206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외 베트남법인인 LGEVH와 LGITVH도 각각 1180억원, 61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자회사인 LG이노텍은 142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런 자회사들은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LG전자 본사에 배당수익을 안겨줬다. 작년 3분기 누적 LG전자의 배당금수취액은 1조3754억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LG전자의 기타영업외수익은 2조1998억원을 기록했다. 기타영업외수익을 반영한 별도 당기순이익은 1조7601억원으로 연결 순이익보다 43% 많았다.
작년 LG디스플레이로의 현금 지원도 LG전자 본사의 재무체력과 더불어 본사와 자회사들의 견조한 실적이 바탕이 됐다. 작년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 대여금 1조원을 비롯해 작년 말 유상증자 참여로 5000억원을 출자했다.
2022년 말 별도 기준 LG전자의 현금성자산은 2조1126억원이었다. 이중 작년 3분기 누적 자본적지출(CAPEX)은 8449억원으로 기초 현금성자산의 40%를 CAPEX로 지출했다. 이중 자회사 배당을 포함한 별도 기준 순이익 1조7601억원과 더불어 LG전자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한 차입을 통해 유동성을 유지하면서 LG디스플레이의 지원군 역할까지 해냈다. 작년 3분기 누적 LG전자의 순차입액(LG디스플레이로의 1조원 대여 제외)은 1조5011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