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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강한기업DN오토모티브

미처분이익잉여금 3000억…'두둑'해진 배당금

③6년간 800억 배당, 오너일가 몫 480억…종속회사 흡수로 배당재원 '껑충'

고진영 기자  2023-11-23 07:56:11
올해 대기업집단으로 도약한 DN그룹은 승계절차가 6년 전 이미 마무리됐다. 창업주 2세인 김상헌 DN오토모티브 부회장을 정점으로 지배구조가 정리된 상태다. 다만 불어난 배당규모에서 여전히 승계작업의 흔적이 엿보인다. 연 200억원 안팎을 배당 중인데 배당재원도 넉넉히 확보해뒀다.

◇지배구조 변화로 시작된 고배당

DN오토모티브는 애초 배당총액이 연 수십억원 수준이었으나 2018년을 기점으로 규모를 늘리기 시작했다. 2018년(결산일 기준) 이 회사는 전년보다 약 26억원 많은 87억원을 배당했다. 또 2019년의 경우 처음으로 연 100억원 이상을 배당으로 풀었고 배당성향 역시 102%를 찍었다. 순이익보다 배당액이 더 컸다는 뜻이다.


이런 배당정책 변화는 승계과정에서 DN그룹의 지배구조가 크게 바뀐 시기와 맞물린다. DN오토모티브의 전신인 동아타이어공업은 2017년 11월 두개 회사로 분할했다. DN오토모티브가 존속법인으로 남고 동아타이어(고무사업부문)가 떨어져나가 분할 상장한 방식이다.

또 같은 해 12월 DN오토모티브의 최대주주였던 김만수 회장이 보유지분(28.61%)을 전부 증여하면서 김상헌 부회장이 51.36%로 새롭게 최대주주가 됐다. 김 회장은 이후 지분을 조금씩 팔아 2018년 49.43%까지 줄였는데, 지배력이 충분히 높은 만큼 증여세 납부를 위한 차익실현에 나섰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로써 그룹 지배구조는 '김만수 부회장(28.61%) → 동아타이어공업'에서 '김상헌(49.43%) 회장 → DN오토모티브(12.66%) → 동아타이어'로 다시 짜였다.

또 2020년에는 김상헌 부회장이 아들 민찬 씨에게 지분 약 15%를 넘겼고, 민찬씨는 이 가운데 다시 6000주를 2021년 장내매도했다. 또 지난해 김 부회장이 딸 효정 씨에게 5%를 양도하는 등 오너일가간 지분 이동이 계속됐다. 현재는 김 부회장이 30.30%를 보유했으며 민찬 씨와 효정 씨가 각각 14.65%, 5%를 가지고 있다. 이를 포함한 오너일가 지분율은 50.79% 수준이다.


지배구조 변화와 함께 DN오토모티브가 배당을 늘리면서 오너일가가 가져가는 배당액도 훌쩍 늘었다. 구체적으로 DN오토모티브는 2018년 87억원을 배당한 뒤 이듬해부터 중간배당을 시작했다. 중간배당을 포함한 2019년 배당액은 131억원이다. 이후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172억원씩, 2022년엔 215억원을 지급했고 올해는 상반기에 43억원을 중간배당으로 풀었다.

2018년부터 올 상반기 말까지 약 6년간 DN오토모티브가 배당으로 지급한 총액은 모두 821억원 남짓으로 계산된다. 지분율에 따라 추산했을 때 이 가운데 오너일가가 가져간 금액은 481억원, 김상헌 부회장 몫만 따로 떼어서 보면 365억원이다.


◇이익잉여금 급증 배경은

배당 재원은 충분할까. DN오토모티브는 지난해 말 별도 기준으로 3279억원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쌓여 있었다 2020년 말 163억원이었지만 2021년 말에 약 3000억원이 껑충 늘었다. 그 해 당기순이익으로 3154억원을 거둔 덕분이다. 1년 전인 2020년 당기순이익은 197억원이었는데 16배나 급증했다.

순이익이 갑자기 확대된 이유는 2021년 배당금수익 2794억원이 금융수익으로 잡혔기 때문이다. 그 해 종속회사인 디티알과 동아전지를 흡수합병하면서 이 회사들의 보유 현금을 합병 직전에 배당으로 수령한 것으로 짐작된다.

어차피 배당에 따라 실질적으로 현금이 유입되는 것은 아니고 회계상 계정이 바뀔 뿐이지만, 합병 전에 미리 배당을 받아야 금융수익으로 반영돼 순이익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배당의 재원인 이익잉여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작년 말 남아있던 DN오토모티브의 미처분이익잉여금에서 2022년 결산배당 지급분과 2023년 중간배당분을 빼고도 3000억원 넘게 남는다는 점에서 당분간 고배당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상헌 부회장, 160억 규모 주담대 체결

김 부회장은 2018년 2월 처음으로 해운대세무서, 하이투자증권 등과 주식담보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만수 회장이 아들 김 부회장에게 DN오토모티브 지분을 대거 증여한 이후 약 2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던 만큼 증여세 납부를 위한 담보제공으로 추정된다.

현재 김 부회장은 DN오토모티브 주식 67만2522주(6.73%)에 대해 주식담보대출을 맺고 있는 상태다. 대출금액은 총 128억원이며 삼성증권과 계약했다. 연 7억6000억원 상당을 이자로 낸다. 또 아들 민찬 씨는 128만8768주(12.9%), 딸 효정 씨는 27만5000주(2.75%)를 해운대세무서 등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증여세를 분할 납부하는 연부연납 목적의 공탁과 담보대출이다.


김 부회장의 경우 앞서 DN오토모티브에서 분할된 동아타이어 주식에 대해서도 주담대를 체결 중이다. 동아타이어 보유주식 12.75% 가운데 3.5%(48만642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30억원을 빌렸다. 금리는 7%, 연간 2억1000만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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