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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DN오토모티브 이사회가 갈 길은 멀다. DN오토모티브는 연결 기준 총자산 규모가 4조원을 돌파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지난해 말까지 이사회 산하에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지 않는 등 소극적으로 이사회를 운영했다. 김상헌 DN오토모티브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9연임 중이라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 255점에 만점에 105점 불과…그간 이사회 소극적 운영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참고했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DN오토모티브는 255점 만점에 105점으로 산출됐다.
개별 항목 점수를 보면 구성과 평가개선 프로세스가 각각 문항 당 평균 1.1점, 1.9점을 기록하며 전체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총점 기준으로는 구성이 10점(만점 45점), 평가개선 프로세스가 13점(만점 35점)이었다. 견제기능 항목이 19점으로 평균 2.1점이었고 참여도(2.3점), 경영성과(2.5점), 정보접근성(3.0점) 항목 순으로 낮았다.
DN오토모티브 외형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2022사업연도 기준 연결기준 자산규모는 1조4850억원에서 4조5916억원으로 급등했다. 2023사업연도 기준으로는 4조567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동아타이어 흡수합병을 마치며 자동차 부품 및 고무제품 제조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외형 확대에도 이사회 활동 평가는 수행하지 않았다. 평가 결과에 대한 공시는 물론 개선안 마련 및 이사 재선임 시 평가 결과 반영 등을 알 수 없어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이 평균 1점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23사업연도 기준 투자와 경영성과, 재무건전성 등을 짚어보는 경영성과 항목에서도 영업이익성장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 일부 경영성과 지표를 제외하고 나머지 지표 대부분이 최하점을 받았다. THE CFO는 KRX300 지수를 구성하는 코스피 217개사와 코스닥 83개사 중 금융회사 23개사를 제외한 비금융회사 277개사 평균치를 산출해 비교한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 9연임, 견제기능 미비도 감점 요소 이사회 구성은 아쉬운 수준이었다. 현행법 상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는 특정 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등을 의무 설치해야 한다. DN오토모티브는 지난 2022년부터 자산규모가 1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급등했지만사추위와 감사위 등 이사회 산하 의무 설치 대상 소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았다. 이사회 구성도 전원 남성이었다.
김상헌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점도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지난해 3월 연임해 2026년 3월까지 3년의 임기를 부여받은 김 대표이사는 이사회 의장 9연임차다. 이사회가 3명의 사내이사와 1명의 사외이사 총 4명으로 구성된 점도 효과적인 토의와 활동을 하기에는 아쉬운 수준이었다.
상법상 의무설치 대상인 소위원회 이외 위원회를 추가 설치하지 않은 점도 점수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이사회를 지원하는 별도 조직이 없이 부장급 직원이 이끌고 있는 재무기획팀이 이사회 지원 업무를 겸하고 있는 점도 이사회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부족한 요소로 지적받았다.
견제기능과 참여도, 경영성과 등 나머지 항목은 문항 당 평균 2점대를 기록했다. 견제기능 항목의 경우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주기적으로 열리는지에 대한 정보를 비롯해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여부, 이사 추천 여부와 관련한 정보,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는지 여부 등이 전혀 공개돼 있지 않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6개 항목 중 문항 당 점수가 가장 높은 정보접근성 항목은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 및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홈페이지 등에 충실히 공시한 점이 비교적 호평을 받았다. 다만 주주환원정책 미비와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공개하지 않은 점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