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the 강한기업DN오토모티브

'빅 딜' 후유증 만회하는 성장성

②차입규모 2조원대, 대부분 장기차입…영업현금 700억대→2500억

고진영 기자  2023-11-20 16:20:44
작년 초 두산공작기계(현 DN솔루션즈)를 인수한 뒤로 DN오토모티브 재무지표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몸집을 단숨에 불리게 해준 회심의 딜이지만 후유증을 피해갈 순 없었다. 2조원대 인수대금을 타인자본으로 충당했기 때문에 가시적인 레버리지 수치가 눈에 띄게 나빠졌다.

그러나 이 딜 덕분에 달라진 현금창출 규모를 보면 감수할 만한 성장통이다. 사업으로 유입되는 돈이 수배로 뛴 반면 공작기계 설비투자에 요구되는 자금은 그리 많지 않다.

DN오토모티브가 지난해 DN솔루션즈 인수를 위해 치른 대금은 2조946억원이다. SPC(특수목적법인)인 지엠티홀딩스를 세워 사들였으며 자금 대부분을 외부에서 빌려왔다. 우선 회사채로 1500억원, 신디케이티드론(syndicated loan)으로 3000억원을 조달했다. 신디케이티드론은 복수의 은행이 차관단을 꾸려서 공통 조건으로 자금을 융자해주는 중장기 대출이다.

또 여기에 정액대출(1조원)과 한도대출(RCF) 등 1조600억원의 인수금융을 추가로 일으켰고 전환사채(CB) 형태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2200억원을 더 마련했다.

대규모 차입을 감행했으니 재무부담 가중이 불가피했다. DN오토모티브의 총차입금은 2021년 6000억원대에서 2022년 말 2조7071억원(리스부채 포함)으로 불었고 이 기간 부채비율은 108%에서 305.8%로 점프했다. 다만 급증한 차입규모 만큼 현금흐름 역시 몰라보게 좋아졌다.


DN오토모티브는 연 1000억원대였던 EBITDA(상각전영억이익)가 연 500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의 경우 올 9월 말 2505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까지 3년간 연평균 영업현금이 790억원이었는데 벌써 그 3배 이상의 현금이 유입된 셈이다.

잉여현금흐름도 2019~2021년 평균 200억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2022년 말 790억원, 올해는 9월 말 기준 1672억원으로 확대됐다. 여기엔 연결로 잡히는 공작기계부문(DN솔루션즈)의 영향이 컸는데, 공작기계부문은 수익성이 좋은 데다 설비투자 부담도 높지 않다. 최근 3년간 추이를 보면 연평균 160억원 수준의 경상적 투자만을 했을 뿐이다.


개선된 현금흐름 규모와 회사가 3분기까지 쌓아둔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5270억원을 계산에 넣으면 당장 유동성은 충분해 보인다. 차입규모는 크지만 만기구조상 단기상환부담이 높지 않아서다.


올 9월 말 DN오토모티브의 총차입금은 2조4456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약 2600억원 감소, 부채비율은 241.4%로 약 64.4%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보유현금 등으로 차입금과 사채, 리스부채 등을 약 2900억원 순상환한 덕분이다.

현재 총차입금 가운데 금융기관에서 장기로 차입한 돈은 약 1조6500억원이고 이중 9892억원은 인수금융으로 이뤄져 있다. 이밖에 단기차입금 4560억원 정도와 1600억원 상당의 회사채가 있다. 대출과 시장성조달을 포함해 1년내 갚아야 하는 단기성 차입금은 9월 말 기준 6457억원(26%)으로 파악된다. 일부 리볼빙이 예상된다는 점과 유동성 수준을 고려하면 DN오토모티브가 감당하기 어렵지 않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DN오토모티브는 올해 10월에도 회사채 900억원을 추가로 상환했다. 단기차입금의 경우 만기 연장을 계속하고 회사채를 꾸준히 갚으면서 부채비율을 계속 낮춰가겠다는 입장이다. DN솔루션즈의 기여로 추후 잉여현금 창출 기조 역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DN솔루션즈는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 등으로 수요가 위축되기도 했지만 내년부터 시장규모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자동차, 2차전지업체들이 설비투자를 늘리면서 금형가공 수요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추후 DN솔루션즈 기업공개(IPO)를 통한 추가적 자금조달도 예상된다. DN오토모티브는 인수할 때부터 DN솔루션즈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당시 FI(재무적투자자) 유치를 위해 지엠티홀딩스가 CB 형태의 신종자본증권(2200억원)을 찍으면서 DN오토모티브는 투자자와 부속합의서를 체결했다. 계약에 따르면 2025년 1월까지 DN솔루션즈 IPO를 마치지 않을 경우 콜옵션(매도청구권) 행사 조건이 충족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