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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공작기계 인수 2년…'승자의 달콤함'

①2년 새 자산·매출 모두 3배로 점프…공작기계부문 EBITDA 마진 23% 육박

고진영 기자  2023-11-17 15:31:26
DN오토모티브가 두산공작기계(현 DN솔루션즈)를 사겠다고 나섰을 당시 일각에선 고래를 새우가 삼킨다는 걱정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작은기업이 덩치 큰 매물의 인수를 도모할 때 으레 나오는 이야기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DN오토모티브에서 ‘승자의 저주’는 자취를 찾아보기 어렵다.

DN오토모티브는 DN솔루션즈 인수를 계기로 외형이 몰라보게 성장했다. 2021년 말 자산총계가 1조5000억원에 못미쳤는데 올 3분기 말 기준 4조5556억원을 기록했다. 2년 만에 3배 넘게 뛴 셈이다. DN솔루션즈는 2022년 2월부터 이 회사의 연결 재무제표에 잡히고 있다.

매출의 경우 연결 기준으로 2021년 연간 9300억원 남짓이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미 그 2배에 가까운 1조6617억원을 거뒀다.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463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7.8% 늘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매출 3조원 이상이 사실상 확실시된다.


더 중요한 부분은 수익성 개선이다. DN오토모티브 자동차부품부문(방진, 배터리)과 공작기계부문(DN솔루션즈)의 합산 EBITDA 마진(매출 대비 EBITDA)은 상반기 말 기준 17.9%를 기록했다. 자동차부품부문의 EBITDA 마진이 9.4%로 1년 전(10.2%)보다 떨어진 반면 은 15.9%에서 22.6%로 7%포인트 가까이 점프한 덕분이다. 전체 EBITDA의 81% 이상을 공작기계부문이 지탱했다

최근 글로벌 투자 수요가 늘어난 데다 판매단가가 올라 고정비 부담이 줄었다. 여기에 제품 믹스가 개선되고 운임은 감소하면서 마진이 좋아질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올 상반기 DN솔루션즈는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재료비 효과에 따라 382억원, 운임감소 효과에 따라 304억원의 EBITDA 증가 효과를 봤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DN솔루션즈 EBITDA는 1689억원에서 2417억원으로 43%(728억원) 늘었다.


DN솔루션즈는 공작기계 시장에서 국내 1위, 금속절삭기계 시장에서 글로벌 3~5위의 시장 지위를 가지고 있다. 매출 비중을 보면 한국이 22%고 유럽 29%, 미주 23%, 중국이 20% 정도로 고루 분산된 상태다. 약 66개국에 155여개의 딜러망을 확보했으며 미국, 유럽 등의 상위 딜러사와 거래관계를 오래 유지하고 있다. 각 지역 딜러들이 직접 고객에게 접수받은 요청을 바탕으로 생산계획을 세우고 공급한다.

DN오토모티브(옛 DTR오토모티브)가 두산공작기계 인수를 추진한 것은 약 2년 전이다. 그 해 8월 매도자인 MBK파트너스와 두산공작기계 지분 100%를 양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당시 인수전은 꽤 순조로웠다. 호반건설과 세아그룹이 딜 경쟁자로 참전했는데,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의 단골손님인 두 회사와 달리 DN오토모티브의 등판은 예외라 여겨졌다. DN오토모티브가 국내 M&A에 적극 나선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력한 원매자였던 호반건설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가격 타진을 시도했다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열기가 다소 식은 입찰전에는 DN오토모티브와 세아상역 컨소시엄 2곳만 참여했으며 세아상역 역시 무리한 투자를 꺼려 몸을 사렸다. 결국 시종일관 강한 인수의지를 보인 DN오토모티브가 딜을 따냈다.

언더독(Underdog)이었던 DN오토모티브는 최종 2조950억원을 주고 DN솔루션즈를 품에 안았다. 애초 MBK파트너스가 2조7000억원~3조원 사이의 매각가를 원했으니 상대적으로 싼값을 치렀지만 업계에서 회의적 시선도 상당했다. 2021년 DN오토모티브의 자기자본이 71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탓이다. 소화가 가능한 매물인지를 두고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가파른 성장가도에 오른 것을 보면 결과적으로 DN솔루션즈 인수는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2023년 DN그룹이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 대기업 명단에 오른 원동력이기도 하다. 올해 6월 말 기준 DN오토모티브의 수주잔고는 8565억원이다. 6개월 전인 지난해 말보다 295억원(3.6%)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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