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홍기 부사장이 올해 상반기 CFO 부임 이후 가장 적은 보수를 받게 됐다. 지난해 LG그룹 상장사 CFO들 중 세 번째로 많은 보수를 받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LG생활건강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김 부사장의 CFO 부임 이전 실적으로 회귀했다. 김 부사장이 CFO뿐 아니라 최고리스크책임자(CRO)와 사내이사, 내부거래위원회 위원 등까지 겸직하고 있지만 지난해 최악의 실적 부진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결과로 역대 적은 보수를 손에 쥐게 됐다.
22일 LG생활건강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보수지급금액 5억원 이상 중 상위 5명의 개인별 보수현황을 공시했지만 김 부사장은 CFO 부임 후 처음으로 관련 공시 리스트에 들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리스트에는 차석용 고문(71억7900만원), 이종수 자문(14억9600만원), 류재민 자문(14억6900만원), 이정애 사장(7억600만원), 장창순 자문(5억1600만원) 순으로 포함됐다. 김 부사장이 6위라 아쉽게 리스트에 들지 못했더라도 5억원대 이하로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1년 전과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김 부사장은 6개월치 보수로 7억5700만원을 받았다. 세부적으로 급여 2억6000만원, 상여 4억9700만원을 합친 금액이었다.
당시 차석용 부회장(29억5900만원)과 이우경 전무(13억2900만원), 이창엽 부사장(12억4500만원), 박성원 자문(8억9800만원) 등에 이어 김 부사장이 다섯 번째였다. 다만 이 전무, 이 부사장, 박 자문 모두 퇴직금이 포함된 금액이었기에 이를 제외하면 사내 보수 투톱 중 하나가 김 부사장인 셈이었다.
여기에 김 부사장은 차 부회장 퇴임 이후 올 3월 주주총회 의장으로 나서기도 했다. 대표이사 다음으로 보수가 가장 많은 만큼 CEO 못지 않은 책임과 역할이 부여된 자리였기 때문이다.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된 이정애 사장을 보필해 LG생활건강의 재무성과 관리와 투자, 조달정책을 도맡게 됐다.
하지만 김 부사장도 중국을 비롯한 국내외 실적 부진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코로나19와 한한령 등 여파로 LG생활건강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했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시장을 찾지 못한 채 급감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기록한 별도 기준 매출액 3조7833억원과 영업이익 4282억원은 김 부사장이 CFO로 부임하기 전인 2017년 실적(매출액 3조7844억원, 영업이익 6966억원)보다도 적다. LG생활건강 CFO의 보수 구성을 보면 통상적으로 급여보다 상여의 비중이 더 높게 책정된다.
김 부사장이 코로나19 기간 받은 보수를 살펴보면 반기 기준 급여는 2억원 중반대, 상여는 4억원 중후반대를 유지했다. 2020년 7억3500만원(급여 2억4200만원, 상여 4억9300만원), 2021년 6억8600만원(급여 2억4500만원, 상여 4억4100만원), 2022년 7억5700만원(급여 2억6000만원, 상여 4억9700만원) 등이다. 이에 전체 총보수는 7억원대 안팎을 유지했다.
급여는 이사회에서 결정된 임원보수규정를 기반으로 산정된 연봉을 매월 균등 분할해 지급하지만 상여는 성과인센티브 규정에 따라 성과평가를 기준으로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여기서 전년도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 재무성과 등 계량지표가 일부 반영된다. 또 회사의 중장기 기대사항 이행 정도, 리더십, 회사의 기여도 등으로 구성된 비계량 지표까지 평가 반영해 연봉의 0~150% 내에서 지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