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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성과 보수

교보생명 박진호 CFO, '지주전환' 무게와 비례한 보수

올 상반기 5억200만원 책정…신창재 회장·편정범 사장보다 높아

박서빈 기자  2023-08-18 15:29:18
교보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박진호 부사장이 신창재 회장과 편정범 사장보다 높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 임원 중 가장 많은 연봉을 수령한 것이다.

교보생명은 일의 중요도와 난이도에 따라 급여를 책정하는 직무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와의 갈등 해소 목적이다. 지주사 전환이란 과제를 부여받은 박 부사장에게 높은 역할급이 부여된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부사장은 올 상반기 총 5억200만원을 보수로 지급받았다. 이 중 급여와 상여는 각각 1억8900만원, 3억700만원이다. 기타 근로소득인 복리후생비는 600만원을 지급받았다.

출처=교보생명 반기보고서(2023.06)

신 회장과 편 사장보다 높은 보수이다. 같은 기간 신 회장과 편 사장은 보수가 공시되지 않았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상장 법인은 연간 5억원 이상 보수가 지급된 등기임원만 보수를 공시하고 있다. 신 회장과 편 사장 모두 보수가 5억원 아래로 책정됐다고 볼 수 있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에도 신 회장과 편 사장보다 높은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1년 동안 박 부사장이 지급받은 보수는 8억900만원으로, 같은 기간 신 회장과 편 사장보다 많은 보수를 받았다. 신 회장과 편 사장의 보수는 각각 7억1600만원, 6억1900만원이다.

상여 규모도 더 컸다. 지난 1년 동안 박 부사장이 받은 상여는 3억600만원으로, 같은 기간 신 회장과 편 사장은 각각 2억7300만원, 1억6500만원을 지급받았다.

출처=교보생명 사업보고서(2022.12)

지난해 말 두명의 임원이 박 부사장보다 높은 보수를 받았다. 허금주 전 홍보담당 기획역(전무)과 박서용 전 채널담당 기획역(전무)은 각각 8억8900만원, 8억5200만원을 보수로 지급받았다. 다만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수의 약 60%가 퇴직금이다.

박 부사장의 높은 보수에는 교보생명의 높은 재무적 중요도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이 FI인 어피너티 컨소시엄과의 풋옵션 분쟁을 위한 해법으로 지주사 전환이란 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앞서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교보생명이 2015년까지 기업공개(IPO)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주식을 다시 팔 수 있는 풋옵션을 얻는 대신 지분 의결권을 신 회장에게 위임한 바 있는데, 2018년 교보생명의 IPO 무산으로 FI가 풋옵션을 행사하며 갈등이 시작됐다.

당시 FI가 제시한 행사가격은 주당 약 41만원 정도로, 총 대금이 2조원을 넘는다. 이는 신 회장의 보유 지분을 다 매각하고도 충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교보생명은 이에 지주사 전환을 통해 회사 가치를 높여 FI의 엑시트를 돕는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박 부사장은 신 회장과 함께 FI인 어피니티 컨소시엄과의 풋옵션 분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최근 교보생명은 포트폴리오 확충을 위한 인수·합병(M&A)을 타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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