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급격한 금리상승과 물가인상 등 변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들 가운데 연간 가이던스 공시를 내지 않는 계열사들이 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이던스를 공개하더라도 달성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CJ그룹도 CJ ENM을 제외하곤 연간 가이던스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CJ CGV는 코로나19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IR마저 소극적으로 하게 됐다. 그나마 지난해 들어 IR자료에 일부 틈새 정보가 추가되기 시작했다. 앞으로 실적개선이 현실화되면 다른 IR정보들도 추가적으로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8일 THE CFO에 따르면 CJ CGV의 가이던스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비공개 상태다. 1996년 설립 이후는 물론이고 2004년 상장 이후에도 가이던스 미발표 스탠스는 이어졌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한걸음 더 나가 공시 필수 자료만 공개하기 시작했다. 2019년 4분기까지만 해도 CJ CGV는 실적발표용 IR게시자료와 별도로 IR팩도 공개했다. 영어버전으로 나온 IR자료도 게재했는데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해서였다.
기존 IR팩에는 IR게시자료 외 세부적인 항목까지 담겼다. 스크린별 실적과 임직원수, 투자실적 등이다. CGV와 타사 관람객을 모두 합한 전국관람객수와 직영·위탁관별 시장점유율, 객석율 등도 포함됐다.
공시 필수 항목에도 디테일을 담았다. 매출만 봐도 상영매출 항목에 매점, 광고, 기타매출 등 항목도 더해지는 방식이었다. 판매관리비의 경우 인건비와 임차료, 건물관리비, 지급수수료, 광고판촉비, 감가상각비 등을 전부 포함해 공개했다. 하지만 2020년 1분기부터 IR팩과 영어버전 IR자료는 사라졌다.
그나마 2020년 하반기 정승욱 상무(경영리더)가 신임 CFO로 오면서 일부 정보가 다시 오픈되기 시작했다. 먼저 개인당매점소비(SPP) 항목이 추가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PP는 2935원으로 전년 동기(1440원)에 비해 1495원 늘었다. 두 배 넘는 수준이다.
원래 2019년 4분기까진 SPP가 공개됐다. 코로나19 이전엔 3000원대였던 SPP가 코로나19 발생으로 4분의 1 수준이 되면서 해당 항목을 IR자료에서 삭제했다. 지난해 영화관 내 취식 허용으로 관련 실적이 다시 회복되면서 자료에 다시 포함한 셈이다.
지난해 3분기 IR자료엔 '순화폐성자산에서 발생하는 손익'도 추가했다. 2022년 튀르키예(터키) 초인플레이션 회계기준 적용으로 반영된 영업외손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튀르키예를 초인플레이션 국가로 지정하면서 관련 회계기준을 반영했다는 표시를 내비친 것이다.
예컨대 튀르키예법인에서 지난해 3분기 실제 인건비를 월 1만 리라씩 줬더라도 회계상 비용은 현재의 물가인상을 반영한 1만2000리라 정도씩으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실제 비용이 더해진 건 아니지만 회계기준 상 추가 비용으로 취급된다.
이로 인해 감가상각비 등에 회계적 비용이 -47억원 반영됐다. 이만큼 흑자폭이 일부 축소된 셈이다. 앞으로 튀르키예가 초인플레이션 국가 지정에서 해제될 때까지 해당 항목을 계속 반영하고 IR자료에도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CJ CGV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관객수의 70% 수준까지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적개선까지 현실화되면 코로나19 이전처럼 IR팩과 영어버전 자료 오픈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CJ CGV 관계자는 "향후 코로나19 이전처럼 실적개선되면 IR 방식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내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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