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분법 손익'을 주시하고 있다. 투자한 기업들의 이익과 손실이 자사 실적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최근 3년새 연간 지분법손익 규모는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는 등 급격하게 '널뛰기'하는 양상이다.
지분법 손익 변동성을 제어해 투자 포트폴리오가 전사 실적에 과도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완화할 필요성이 부각됐다. 카카오는 관계기업 제외, 보유주식 관리주체 변경 등 다양한 묘책을 구사하고 있다.
지분법 손익은 영업외이익과 손실을 구성하는 만큼, 순손익 규모에 기여한다. 2021년 실적이 방증한다. 당시 연결 기준 순이익은 영업이익(5949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1조64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8배 이상 증가한 5964억원의 지분법이익을 얻은 대목이 주효했다.
순이익에 악영향을 끼친 적도 있다. 2016년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해 집계한 영업이익은 1161억원으로, 전년치와 견줘 31.8% 늘어났다. 하지만 순이익은 16.6% 줄어든 655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분법손익이 2015년 마이너스(-) 45억원에서 2016년 -993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2022년에도 지분법손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익이 축소된 반면 손실이 늘면서 3분기 말 누적 기준 -328억원으로 추락했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경기 후퇴 국면에 접어들면서, 카카오의 투자금을 받은 스타트업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모바일 플랫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 중점적으로 투자한 분야에 포진한 기업들이 타격을 입었다. 영상 중계와 상품 판매를 결합한 라이브 커머스 앱을 운영하는 그립컴퍼니의 지분법손익은 -98억원이다.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경영관리 솔루션 '캐시노트'를 제공하는 한국신용데이터의 지분법손익은 -65억원으로 나타났다.
관계기업·공동기업 가운데 이익 대비 손실이 단연 컸던 곳은 '카카오스타일'이다. 2022년 9월 말 누적 지분법손익이 -213억원이다. 2021년에 출범한 계열사로, 카카오가 5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쇼핑 앱 '지그재그' 운영사인 크로키닷컴을 인수한 뒤 카카오커머스에서 인적분할한 스타일 사업부문과 합병하면서 설립됐다.
대조적으로 2021년에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지분법손익(5101억원)을 시현했다. 당시 유동성 버블의 수혜를 입고 피투자 기업들이 탁월한 실적을 일궈냈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인 두나무 한곳에서만 지분법손익이 4889억원 발생했다. 카카오는 두나무로부터 43억원의 배당도 챙겼다. 2018년 이래 받은 금액을 모두 더하면 100억원가량 된다.
당시 지분법손익 흑자에 두나무가 크게 기여했지만, 피투자기업이 카카오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인식이 대두됐다. 회사 본업과 무관한 사안으로 주가가 등락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맞물렸다.
카카오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의 회계상 분류는 2022년 1분기에 관계기업에서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으로 바뀌었다. 두나무 사외이사로 참여하던 이성호 카카오페이 재무총괄 리더가 이사회에서 물러나고, 일부 지분도 팔면서 유의적인 영향력을 해소했기 때문이다. 두나무가 창출하는 수익과 손실 역시 지분법손익이 아닌 기타포괄손익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2022년 하반기에 카카오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 일부 투자 자산을 넘겼다. 두나무 주식 369만50주 등이 이관 대상이었다. 관계기업 제외에 이어 지분 보유 주체 변경 조치까지 단행한 데는 포트폴리오로 인한 실적 변동 리스크를 경감하려는 취지가 반영됐다. 앞으로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두나무에서 배당을 받는 만큼, 일부 현금을 재배당 방식으로 카카오가 받는 부수적 효과도 염두에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