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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카카오의 이사회는 진화 중이다. 최근 몇 년간 카카오를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발생하면서 이사회 구성원과 운영방식 등이 지속적으로 바뀌었다. 카카오는 2021년 이사회 평가 체제를 구축했고 이사회와 소위원회 평가 근거를 추후 사외이사의 재선임에도 반영이 되도록 했다.
다만 2023년 이사회 구성원 중 사법리스크에 연루된 이가 상당했다는 점은 부담이었다. 지난해 카카오 사내이사였던 홍은택 전 대표, 배재현 전 CA협의체 투자총괄 등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조종 의혹이 제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올 들어 카카오는 이사회 구성원을 대대적으로 변경했고, 평가 점수 감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 카카오 이사회 내부 평가만 진행은 '한계'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카카오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85점으로 산출됐다.
카카오의 평가 개선 프로세스 점수는 총 35점 중 31점을 기록, 평균 4.4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5개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고 평가 관련 지표에서는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나머지 항목은 3점을 받았다. 3점을 받은 항목은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 수행 부분과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을 마련하고 반영하는지에 관한 부분이었다.
THE CFO 기준으로는 외부평가, 내부평가, 자기평가를 모두 진행할 경우 5점을 부여한다. 카카오는 이사회 내부 평가만 진행하고 있어서 점수 차감이 발생했다. 카카오는 2021년 이사회 및 위원회의 평가체계를 구축했고 2022년부터 연 1회 정기 자가 평가를 진행해왔다. 보상위원회가 이를 분석하고 이사회 및 위원회 성과에 대한 상호 피드백을 진행하고 있다.
개선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부분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카카오 측은 "이사회 평가 이후 이사회 성과 진단에서 도출된 개선사항들을 이사회 운영과 사외이사 활동지원에 반영되어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내부적으로 개선안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 확인이 어려웠기 때문에 THE CFO는 해당 문항에 대해 3점으로 처리했다.
◇ 사외이사 평가 결과 재선임에도 반영…ESG등급도 'A' 유지 카카오는 대내외 리스크에도 외부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ESG 등급은 양호했다. 한국ESG기준원(KCGS)로부터 2023년 환경 A+, 사회 A+, 지배구조 B+ 등급을 받아, 종합등급 A로 평가됐다. 전년도의 경우 지배구조 등급이 A로 평가됐으나 1년 만에 하향 조정됐다. 그럼에도 사회 및 환경 등급이 A에서 A+로 상향되면서 종합등급 A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사회 평가 결과 역시 카카오는 ESG리포트인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 보고서에 기재했다. 점수로 공개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이사회 운영 효율성 △이사회 내 위원회 활동 △ 사외이사 자기 평가 등 크게 세 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평가를 진행했고 세 항목 모두 '우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공개했다. 덕분에 해당 문항에서도 만점을 받았다.
카카오는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진행하고 있고 이와 더불어 재선임에도 반영하고 있었다. 회사 측은 "사외이사 개별평가를 진행하고 있고 이사회 운영 효율성 평가, 각 위원회 활동 평가들은 재선임 결정에 참고자료로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사회 구성원의 사회적 물의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사례 여부'와 관련된 문항에서도 5점을 받았다. THE CFO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꾸려진 이사회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만큼 사법 이슈에 연루된 사례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직면한 사법리스크는 현재진행형이지만 발빠르게 이사회를 정비한만큼 이를 반영했다.
다만 지난해 사내이사였던 홍은택 전 대표나 배재현 전 투자총괄의 사법이슈는 현재진행형이다. 검찰 측은 카카오가 경쟁사인 하이브의 SM엔터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주가를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형성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했다고 보고 있고 이에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의장과 더불어 홍 전 대표, 배 전 투자총괄 모두 관여가 되어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