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2024 이사회 평가

'비욘드 코리아' 꿈꾼 카카오, '글로벌 전문가'는 부재

[BSM]③성별·연령별 다양성 확보…리스크 관리에 집중

김슬기 기자  2024-09-25 15:22:3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사회에 있어서 다양성은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외부에서 한 눈에 알아보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살펴야 할까. 이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능력과 자질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Board Skills Matrix)를 보면 해당 기업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어떤 역량을 가진 이들이 많은지 알 수 있다.

카카오는 자체적으로 7개 전문분야로 역량을 나누고 있다. 다만 카카오는 THE CFO가 자체적으로 재분류한 BSM 상으로는 국제경영·통상 부문의 전문가는 눈에 띄지 않았다. 카카오가 수년 전부터 '비욘드 코리아'를 강조해왔으나 다른 쪽의 역량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내 BSM에서 리스크관리·이해관계자 대응 역량을 지닌 인물이 다섯 명으로 집계되는 등 관련 항목에 힘을 줬다.

◇ 2022년부터 BSM 외부 공시, 자체 분류상 7개로 구분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카카오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85점으로 산출됐다.

'구성'에 해당하는 BSM의 경우 카카오는 2022년 ESG 보고서부터 공개를 하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이사진의 전문성을 크게 △법률·규제,정책 △기업경영·투자 △재무·회계 △디지털·기술·보안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리스크 관리·이해관계자 대응 △ESG 등 7가지로 나누고 있다.


카카오 분류로는 특히 기업경영·투자, 리스크 관리·이해관계자 대응에 각각 5명이 해당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가진 이도 4명이었다. 또한 카카오는 성별, 연령별 다양성도 충분하다고 평가받는다. 총 8명의 이사진 중 남성과 여성 비율이 각각 50%이며 나이대별로 보면 30대 1명, 40대 2명, 50대 3명, 60대 2명으로 여타 상장사에 비해 젊은 이사 구성을 보이고 있다.

THE CFO가 자체 기준을 만들어 카카오 이사들의 전문분야를 BSM에 대입했을 때에는 국제경영·통상 부문의 역량을 가진 이사가 눈에 띄지 않았다. 현재 THE CFO는 △기업경영 △금융·재무 △법률·규제 △산업·기술 △국제경영·통상 △ESG 등 7개 지표로 이사진을 재분류했다. 기업경영이나 금융·재무·ESG 측면에서의 전문성이 도드라졌다.

다만 2022년 카카오는 내수 기업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높이겠다는 '비욘드 코리아' 비전을 밝혔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제경영 등에 대한 전문성 부재는 아쉬움이 남는다. 2024년 상반기 연결 기준 카카오 매출(3조9932억원) 중 국내 매출은 79%, 해외 매출은 21% 정도다.

◇ 카카오 사업 위한 산업·기술 전문가도 다수 포진


현재 카카오 사내이사로는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과 권대열 CA협의체 ESG위원장, 조석영 CA협의체 협의체준법지원팀장 등 3명이다. CA협의체는 공동체 컨트롤타워로 산하에 총 5개의 위원회를 두고 있고 외부 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감사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도 따로 두고 있다.

정신아 대표는 지난해 카카오 기타비상무이사로 있다가 12월말 카카오 수장으로 낙점된 인물로 기업경영과 금융·재무 등에 특화된 인물로 분류된다. 그는 보스턴컬설팅그룹(BCG) 컨설턴트로 활동했고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APAC) 본부, 네이버 등을 거쳐 카카오벤처스로 이동하면서 카카오와 인연을 맺었다.

권대열 위원장과 조석영 위원장은 각각 ESG와 법률·규제 전문가로 분류된다. 권 위원장은 조선일보를 거쳐 카카오 커뮤니케이션실, CRO 등을 경험했다. 조 위원장은 서울동부지방검찰청과 중앙지방검찰청 부장검사를 지낸 인물로 카카오의 법률·위기 관리를 위해 영입된 인물이다. 두 사내이사 모두 자체 BSM 상 리스크관리·이해관계자 대응에 특화되어있는 것으로 분류되어 있다.

현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윤석 사외이사는 크레딧스위스증권, 삼성자산운용을 거쳐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로 기업경영과 금융·재무 전문가로 분류된다. 함춘승 사외이사 역시 아이엔지 베어링증권 주식총괄,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대표를 지낸 이로 기업경영과 금융·재무 쪽 역량이 뛰어나다고 봤다.

박새롬·차경진 사외이사는 산업·기술 전문가로 여겨진다. 박 사외이사는 서울대 공학박사로 현재 울산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조교수로 있고 차 사외이사는 한양대 경영대학 경영정보시스템 전공교수로 경기도청,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 공공기관에 자문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융합보안,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이 카카오의 사업과도 연관이 있는만큼 관련 인물들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최세정 사외이사의 경우 ESG 관련 인물로 분류된다. 해당 인물은 미시건주립대학 매스미디어(광고) 박사로 현재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및 한국광고학회 회장이기도 하다. ESG와 브랜드 이미지 등과 관련된 주요 경영정책 결정에 있어 통찰력 있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지난해 사외이사직에 연임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