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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재무전략 점검NH농협금융

역대 최고 실적 주역 배부열 부사장, 내실경영 기반 구축

①지주 출범 최초 1.1조 자본 확충…안정적 손익창출 토대 마련

김규희 기자  2022-07-18 15: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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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실은 금융지주의 심장과 같다. 금융사업은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아 이를 운용하고 되돌려주는 사업을 한다. 자금의 조달과 운영이 비즈니스의 근본이다. 조달한 자금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진다. 금융지주 재무전략을 들여다보면 장기적 사업 방향도 살펴볼 수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지주들의 재무실 구성과 재무전략에 대해 들여다본다.
농협금융지주는 KB, 신한, 하나, 우리 등과 함께 5대 금융지주로 꼽힌다. 10년 전 신경분리 할 당시만 해도 농협금융의 성장을 예견한 이는 드물었다. 기대도 있었지만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이 우세했다. 농협금융은 철저한 분석 끝에 단계별 발전전략을 수립했다.

농협금융 재무실의 최고 책임자는 배부열 부사장(CFO·사진)이다. 그는 1995년 농협중앙회 입사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재무기획 관련 부서에서 시간을 보냈다. 농협금융의 비전은 “약점은 채우고 강점은 밀고 나가자”는 그의 신념과 맞닿아 있다.

◇ ‘약점은 채우고 강점은 밀고’…생산성 및 수익성에 사업역량 집중

배 부사장은 농협금융의 핵심 인재로 꼽힌다. 이성환 농협중앙회장이 재무기획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배 부사장을 눈여겨 보고 NH금융 부사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당시 농협은행 대구영업본부장에서 단숨에 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올랐다.

배 부사장 선임은 이례적인 경우로 평가된다. 일반적인 금융지주 계열 임원 승진 코스는 지점장(팀·부장)→본부장(부행장보)→부행장→지주 부사장 순이다. 은행 부행장직을 ‘월반’하고 지주 부사장에 선임됐다.

부사장 중에서도 경영기획부문(사내이사)을 맡게 된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지주 부사장직은 농협중앙회와 NH농협지주 내에서 핵심 요직으로 분류된다. 그 중에서도 4명의 부사장 중 경영기획부문은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그룹의 재무·전략을 총괄하는 자리다.

배 부사장은 입사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재무부서에서 보냈다. 금리, 결산, 재무기획, 영업점평가 등 재무관리부가 담당하는 업무를 모두 섭렵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점적으로 일한 분야는 재무기획이었다.

배 부사장은 은행 재무관리부 근무 시절 월별, 분기별, 반기별, 연도별 결산 자료를 집중 분석했다. 이어 산출된 계수를 시계열 분석으로 면밀히 살펴보고 은행과 지주의 현재, 미래를 내다보는 작업을 했다.

부문별 성장세, 타행과의 수치 비교 등을 통해 농협금융의 약점과 강점을 파악했다. 농협은 전통적으로 가계중심의 리테일 영업이 우수했다. 반면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해온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기업금융은 약점이었다.

‘약점은 채우고 강점은 밀고 나가자’는 생각으로 가계 중심의 영업전략을 세웠고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농협금융 단계별 발전전략에 나오듯 전사적 사업가치 극대화 전략을 통해 은행의 경쟁력 회복에 집중했다. 동시에 생산성·수익성 및 사업역량 확보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자 했다.

이후에는 약점으로 꼽혔던 기업금융을 키우기 위해 심사역들을 집중적으로 교육했고 최근에는 경쟁력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지주 출범 이후 최초 1.1조 출자…내실경영 기반 구축

농협금융의 성장 전략을 주효했다. 2012년 출범당시 농협금융의 총 자산은 240조원이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0조원을 돌파했다. 10년 전 세워둔 목표치 420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수익성 역시 뛰어나다. 지난해 말 기준 농협금융 연결 당기순이익은 2조29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조7359억원과 비교해 무려 32% 이상 오른 수치다. 2012년과 비교하면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2012년 말 4514억원이었던 순이익은 10년 만에 5배 넘게 불어났다.

지난해 역대 최대 손익을 거뒀지만 경영기획부문은 신중하게 접근했다. 단순히 외형성장과 수익성 확충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이고 튼튼한 기반 아래 선순환의 내실경영 기반을 확고히 해야한다고 판단했다.

농협금융은 올해 1월 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앙회로부터 1조1000억원을 출자받는 성과를 거뒀다. 배 부사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자본 확충이 필수적이라며 중앙회를 적극적으로 설득했고 범농협차원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 자금을 수혈 받는 데 성공했다.

출자받은 자금은 전액 자회사 유상증자에 투입됐다. 기획조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손익과 함께 최고의 건전성 비율을 동시에 달성했으나 기초체력을 더욱 단단하게 하기 위해 자본을 확충했다”며 “농협금융의 안정적인 손익창출 기반을 구축하고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업계 내 위상을 강화해 나가는데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최근 2년간 총 3조4000억원을 자회사에 공급했다. NH농협은행 1조7000억원, NH농협생명 6000억원, NH투자증권 6000억원, NH캐피탈 4000억원, NH저축은행 1000억원 등이다.

이외에도 감독당국의 규제비율 준수 및 지속성장을 위해 자체 자본 확충 노력의 일환으로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 발행을 실행했다. 올해 농협은행은 13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농협생명도 8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농협금융은 올 상반기에 계획된 자본확충을 마무리했다. 빠른 자금 공급을 통해 증자효과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 자회사 출신 RM 배치해 은행-비은행 균형성장 지원

배 부사장이 이끄는 기획경영부문은 총 4개 부서로 구성돼있다. 기획조정부와 경영지원부, 홍보부, NH금융연구소 등이다.

농협금융의 재무·전략을 다루는 부서는 기획조정부다. 기획조정부는 다시 그룹 전략기획, 경영계획, 조직관리 등을 담당하는 전략기획국과 손익관리, 성과분석, 자본·배당정책, 결산, 세무, IR 등 업무를 맡는 재무관리단으로 세분화된다

재무 기능을 맡고 있는 재무관리단에서 근무하는 직원만 13명에 달한다. 경영관리팀은 그룹의 손익 및 자본관리, 자금조달, 성과평가, 내부회계, IR 등을 담당하고 재무회계팀은 연결결산과 세무, 경영공시 등 업무를 수행 중이다.

농협금융의 특징 중 하나는 자회사 관리를 담당하는 RM에 각 자회사 소속 직원을 배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밀착 관리를 위해 은행, 증권, 보험 등 각 계열사 출신을 RM으로 배치해 전문성과 소통을 동시에 달성하면서 은행-비은행 균형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보험전략팀은 농협금융 자체적으로 보험업계 신제도인 IFRS17, K-ICS를 검토,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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