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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빅뱅

이석용 농협은행장, 농협중앙회 '리더십 교체' 영향은

①올해 강호동 중앙회장 새로 취임, 임추위 통한 영향력 행사 여부 촉각

최필우 기자  2024-08-13 08:16:58

편집자주

은행권 리더십이 변화 기로에 섰다. 연말 5대 은행장 임기가 일제히 만료되면서 CEO 연임 또는 교체 결정을 앞두고 있다. 금융감독원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적용되는 첫 CEO 승계 시즌으로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프로세스를 가동해야 한다. 지주 회장과의 역학관계, 임기 중 경영 성과, 금융 당국의 기준이 변수로 작용한다. 은행장들의 재직 기간 성과를 돌아보고 리더십 교체 가능성을 점검해본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사진)이 농협 리더십 교체기 한복판에 서있다. 올초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새로 취임한 데 이어 연말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과 이 행장이 나란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행장의 연임 또는 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체가 이미 바뀌었거나 변화 기로에 있는 것이다.

NH농협은행 안팎의 이목은 NH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로 향한다. 농협중앙회가 NH농협금융과 NH농협은행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수단이 회장과 행장 후보자를 선임하는 NH농협금융 임추위다. 강 회장이 임추위를 통해 지배력을 행사하느냐가 이 행장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중앙회·지주·은행' 올라운더, 외부 출신 이석준 회장과 호흡

이 행장은 1965년생으로 1984년 문산고등학교, 1988년 호서대학교를 졸업한 뒤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입사 32년 만인 지난해 1월 NH농협은행장에 취임했다.


그는 농협 조직 내에서 다채로운 이력을 쌓았다. 입사 후 줄곧 농협중앙회에서 근무하던 그는 2012년 신경 분리 직후 NH농협금융지주 인사전략팀장을 맡았다. 직전 농협중앙회 인사전략팀장 이력이 지주 인사전략팀을 맡는 데 영향을 미쳤다. 신경 분리 과정에서 핵심 업무인 인사를 담당한 것이다. 이후 NH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를 오가며 활약했다.

이 행장은 농협중앙회, NH농협금융, NH농협은행 전반에 걸친 이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행장이 될 수 있었다. 이 행장과 비슷한 시기에 취임한 이 회장은 관료 출신 인사다. 이 회장이 외부 출신 인사라는 점을 고려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이 행장이 호흡을 맞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임자인 권준학 전 행장도 내부 출신이었으나 행장 교체가 이뤄졌다. 리더십 교체 배경에는 CEO 임기를 단임으로 끝내는 NH농협은행의 관행이 자리한다. 2012년 신경 분리 이후 7명의 행장이 있었으나 연임에 성공한 행장은 1명 뿐이었다. 이 회장이 새로 취임하는 만큼 NH농협은행도 새로운 리더십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이 행장의 연임 여부는 함께 임기를 마치는 이 회장의 거취와 무관치 않다. NH농협금융CEO를 새로 선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 NH농협은행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NH농협금융은 신경 분리 이후 6명의 회장 중 김용환 전 회장, 김광수 전 회장 등 2명이 첫 임기 2년을 마친 뒤 1년 임기 연장에 성공한 전례가 있다.


◇농협금융 임추위에 쏠린 눈…지배구조 모범관행 변수 부상

이 회장과 이 행장의 연임 여부는 NH농협금융 임추위를 통해 정해진다. NH농협금융 임추위는 다른 은행지주와 구성에 차이가 있다. 사외이사 3명, 사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총 5명으로 이뤄져있다. 타 은행지주의 경우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한다.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경우에 한해 지주 회장이 참여하는 구조가 보편적이다.

NH농협금융 임추위 구성원 5인 중에서도 비상임이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NH농협금융 임추위에 속하는 비상임이사 자리는 전통적으로 농협중앙회 출신 몫으로 배정된다. 올해도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박흥식 비상임이사가 임추위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강 회장이 박 이사를 통해 NH농협금융과 NH농협은행 CEO 선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금융 당국은 특정인의 지배력이 금융회사 CEO 선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발표하고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에 관한 원칙을 수립하기도 했다. NH농협금융은 금융 당국의 권고를 수용해 CEO 승계 기간을 기존 45일에서 3개월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기간 뿐만 아니라 후보군 관리, 공정성 확보 등의 절차가 준수될지가 NH농협금융과 NH농협은행 CEO 승계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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