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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리더십 변화 기로에 섰다. 4곳의 CEO가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보험사는 새로운 지배구조 모범관행의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은행지주 CEO 승계에 발맞춰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프로세스가 가동된다. 지주회장과의 역학관계, 관행, 임기 중 경영 성과 등을 들여다보고 연임 또는 교체 가능성을 점검해 본다.
윤해진 대표이사(
사진)는 NH농협생명의 안정기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대표 취임 직전까지 NH농협생명은 지급여력비율이 악화하며 금융감독원의 주의를 받았다. 또한 저축성 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 탓에 새 회계제도(IFRS17)에 적응하기까지 보험손익 적자폭이 상당했다. 그러나 윤 대표 취임 이후 눈에띄는 개선세를 이뤄냈다.
윤 대표가 보여준 경영 역량이 연임 성공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지주사인 농협금융은 일반적으로 '2+1년' 임기를 보장해주는 타 금융지주와는 달리 2년 임기 관례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임 CEO 사례를 비추어 보아도 초대 대표를 제외하고는 연임 전례가 없다.
◇경과조치 전 지급여력비율 200% 상회…보험손익도 흑자 전환 윤 대표는 새 회계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던 2023년 1월 NH농협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전년까지만 해도 NH농협생명은 자본적정성 이슈로 고전을 겪고 있었다. 채권 재분류 영향으로 금리 상승기 시기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자본이 큰 폭 감소했다. 당시 NH농협생명의 RBC 비율은 당국 권고치인 150% 아래로 떨어지면서 금감원의 감시 대상이 됐다.
그러나 윤 대표 취임 후 NH농협생명의 지급여력은 꾸준히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으로도 217%를 기록했다. 전년동기(171%) 대비 4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경과조치를 적용하면 K-ICS 비율은 373%까지 올라간다.
가용자본을 확충 효과에 더해 자체적으로 요구자본을 줄이려는 노력이 빛을 발했다. NH농협생명은 2022년 재무건전성이 악화하자 6000억원 증자에 더해 8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2500억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자본 위기에서 벗어났다. 지난해부터는 종신, 연금 보험 등 신규 상품을 출시하며 해약 위험을 낮추며 지급여력을 개선시켰다.
뿐만 아니라 보험업의 약진으로 순익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NH농협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은 1639억원으로 전년 동기(1457억원) 대비 12.4% 증가했다. 고금리가 지속되며 투자손익은 감소했지만 보험손익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상반기 보험손익은 46.9% 증가한 2815억원이다.
NH농협생명은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재편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영업력을 확대해나갔다. 상반기 보장성보험의 누적 계약 건수 및 월납초회보험료는 각각 16만8255건, 5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6만5984건, 221억원)과 비교해 2.5배 이상 오른 수치다. 새 회계제도에 적합한 윤 대표의 영업 전략이 성과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초대 대표 제외한 CEO 5명 모두 2년 단임 윤 대표는 보험사의 핵심 경영 지표인 재무건전성 및 보험영업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윤 대표의 경영 역량이 연임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실적과 별개로 농협 금융 계열사들은 지주 방침에 따라 임기가 2년에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기 때문이다.
직전까지 농협생명의 대표이사를 지낸 김인태 전 사장도 취임 이후 매년 순익 경신을 이뤄냈지만 연임에는 실패했다. 역대 CEO 사례를 살펴보면 나동민 초대 대표이사가 유일하게 1년 연임에 성공해 3년 임기를 지냈다. 그 외 김용복, 서기봉, 홍재은, 김인태 전 사장은 모두 2년 임기 후 퇴임 수순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