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FO가 이번달 CFO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관심을 끈 질문 중 하나는 성장을 위해 집중할 영역이었다. 운영 효율 극대화는 올해뿐 아니라 향후 3년으로 확장해도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운영 효율은 수익성과 연결된다. 그만큼 CFO들이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크다는 의미로 읽힌다.
지난달 일제히 열린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 등 IR에서도 업권을 막론하고 수익성 개선을 실적 회복의 열쇠로 제시한 CFO들이 많았다. 영업이익 감소에 직면한 여명희 LG유플러스 CFO가 "사업별 수익성 개선 및 변동비 축소 노력 등으로 개선해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한 점이 대표적이다. 영업적자폭 축소에 성공한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도 "사업구조 고도화 성과 확대와 운영 효율화를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을 전개해 점진적 실적 개선세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CFO들은 숫자로 증명하는 존재들이다. 그만큼 숫자를 개선하기 위해 치열한 고민을 거듭한다. 자원이 한정돼있다는 사실은 언제든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첫 손가락에 꼽힌 수익성 개선은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한 결과를 이끌어내야 하는 CFO들의 사명과도 같다. 운영 효율 극대화라는 선택지가 이 질문에서 매년 상위에 포함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만큼 CFO라는 자리는 힘들면서도 중요한 자리다. 역사적으로도 CFO가 요즘처럼 조명받은 시기가 없을 정도다. 올해 국내에서는 정국 불안과 증시 부진, 환율 급등으로, 해외에서는 전쟁 장기화와 미국 리더십 변화로 CFO들이 "올해 어렵습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 했다.
그럼에도 이런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을 이뤄낸 것도 CFO들이다. 김경훈 CFO는 11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에 허덕이던 SK온을 첫 분기 흑자로 돌려세웠다. 김 CFO는 "대외적 불확실성 지속, 수요 확대 지연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 노력 및 고객사 정산 활동 등에 힘입어 분기 영업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고 언급했다.
이제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새로운 해가 밝는다. 늘 그랬듯 CFO들을 제약하는 새로운 요인이 생겨날 것이고 CFO들은 한정된 자원을 적시에 또 적소에 배치하기 위해 머리를 싸맬 것이다. 그럼에도 새해에는 CFO들의 치열한 고민이 결실을 이루길 바라본다. "올해 좀 낫습니다"는 말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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