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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CFO

'구원 투수' 김성현 LGD 부사장, 어느새 4년 차 눈앞

⑪2021년 말 임명, 최악의 시기 고육지책으로 견뎌낸 성과 인정

박기수 기자  2024-12-04 15:10:09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가 내년에도 LG디스플레이 CFO로 활약을 이어간다. 김 부사장은 2021년 말 LG디스플레이 CFO로 임명됐다.

김 부사장은 1967년 12월 생으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워싱턴대 MBA 석사 과정을 밟았다. 워싱턴대는 2000년대 LG그룹이 그룹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해외 MBA 파견 대상 대학원이었다. 김 부사장처럼 워싱턴대 MBA 석사 과정을 밟은 인물로는 이현규 LG CNS 상무와 이민형 LG헬로비전 상무 등이 있다. 김 부사장과 고려대 동문 출신 CFO로는 하범종 LG 사장이 있다. 하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김 부사장은 1994년 LG전자 자금관리실로 입사하면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직원 시절 김 부사장은 1999년 현 LG그룹 CFO들이 경험했던 LG 구조조정본부에서의 경력도 보냈다.

이어 김 부사장은 2003년 LG 재경팀, 2007년 LG유플러스(당시 LG텔레콤) 경영관리실 금융팀장 겸 IR팀장을 맡았다. 이어 2009년 말 상무로 승진하면서 임원 커리어를 시작했다. 당시 함께 근무했던 LG그룹 CFO로는 여명희 LG유플러스 전무가 있다.

LG유플러스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던 김 부사장은 2019년 초 전무로 승진하면서 LG디스플레이 금융담당으로 왔다. 이후 2021년 말 LG디스플레이 CFO로 임명됐다. 2년 뒤인 작년 말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사장은 LG디스플레이의 분위기가 좋을 때 CFO로 부임했다. 2021년 LG디스플레이는 연결 매출 29조8780억원, 영업이익 2조2306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6조7313억원 등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입지 확보를 위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던 와중 기록한 호실적에 전망은 밝을 줄만 알았다.

다만 이후부터 2022년부터 LG디스플레이의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했다. 패널 수요 감소와 시장 공급 과잉으로 1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에 마이너스(-)가 붙었다. 2022년과 작년 연결 영업손실만 각각 2조850억원, 2조5102억원을 기록했다. EBITDA도 2022년 2조4724억원, 작년 1조7036억원으로 2년 치를 합쳐도 2021년 EBITDA의 약 60% 수준밖에 안됐다.

김 부사장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자본적지출(CAPEX)을 조정하고 운전자본을 최적화하는 등 재무구조와 현금흐름 개선에 힘썼다. 2022년과 작년 운전자본투자로 만들어 낸 현금량만 연결 기준 각각 7006억원, 1조210억원이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CFO로서 할 수 있는 최대 역량을 발휘해 현금흐름을 마련한 셈이다.

이에 김 부사장은 작년 말 공과를 인정받고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광저우 LCD 공장 매각을 통해 추가 현금을 마련하고 재무구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김 부사장의 공로로도 평가된다.

김 부사장은 내년에도 LG디스플레이의 CFO로 활약할 전망이다. 2021년 11월 CFO로 임명된 후 만 3년을 채운 김 부사장은 이제 4년 차를 바라보고 있다. 부진을 털어내고 영업활동 정상화가 회사의 최우선 과제라면, 김 부사장의 임무는 그 과정에서 투자 조절과 자본 투입을 최적화하고 재무구조를 개선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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