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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국내 대표 제약사 종근당의 지주사 종근당홀딩스는 종근당을 비롯해 경보제약, 종근당바이오, 종근당건강 등 굵직한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자회사 배당수익이 주요 매출원인 전형적인 순수 지주사로 임직원 역시 총 37명으로 단촐하다.
지주사인만큼 종근당홀딩스는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를 건실하게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종근당홀딩스는 이사회 구성이나 참여도 등 많은 지점에서 아쉬운 모습을 남겼다.
◇6개 부문 모두 1~2점대 낮은 평점, 평가기업 평균 하회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평가 부문은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부문이다.
평가 결과 종근당홀딩스는 255점 만점에 103점을 받았다. 전체 평가 기업 500개 평균인 129점을 하회하는 점수다. 구성과 견제기능 부문이 각각 1.6점과 1.7점으로 1점대를 기록했다. 나머지 부문도 모두 2점대에 머물렀다.
최하점을 받은 구성 부문은 9개의 항목 중 5개 항목에서 1점을 받았다. 우선 이사회 규모가 3명으로 매우 작은 편이다.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2명이다. THE CFO는 5명 미만의 이사회 규모는 경영활동을 위한 효과적인 토의와 활동이 어렵다고 봤다.
이사회 내 별도 위원회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점도 부정적 평가 요인으로 꼽혔다. 종근당홀딩스는 자산 2조원 미만의 회사이기 때문에 상법상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 의무설치 대상 기업은 아니다.
하지만 위원회가 없다는 점은 다른 평가 부문에서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감사위원회 부재로 견제기능 부문 2개 항목에서 모두 1점을 받았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부재는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 부재로 이어져 평가개선프로세스 부문 4개 항목에서 1점을 기록했다.
◇양호한 정보접근성,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은 ‘평균’ 수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부문은 정보접근성이다. 7개 항목에서 평점 2.7점을 기록했다. 정보접근성은 이사회의 경영활동을 알 수 있는 여러 지표들의 공개 여부와 실제 접근성을 평가했다.
종근당홀딩스는 실제 접근성 측면에서 최고점인 5점을 받았다. 이사회 활동이 기재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뿐만 아니라 홈페이지에도 찾기 쉽게 게시했다.
하지만 기업지배구조서 내 핵심지표 준수 현황은 다소 저조한 모습이다. 해당 지표는 바람직한 국내 기업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준수를 장려할 필요가 있는 핵심적인 지표 15개의 준수 여부로 구성된 표다.
지난해 종근당홀딩스의 핵심지표 준수율은 53.3%에 그쳤다. THE CFO는 40%이상 60% 미만 준수율은 평균 수준인 3점으로 채점했다. 미준수 지표는 배당정책과 앞서 약점으로 지적된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견제성 부족, 독립적인 감사위원회 부재와 관련한 항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