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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콜마비앤에이치 vs 코스맥스엔비티

'밸류업vs배당 정지', 주주환원 둘러싼 온도차

④업황 침체에 주가도 부진, 콜마비앤에이치 주주가치제고 ‘활발’

김혜중 기자  2024-12-05 14:28:35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건강기능식품 열풍이 불었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후 콜마비앤에이치와 코스맥스엔비티의 주가는 모두 우하향 추세에 있다. 금리 인상으로 투심이 악화한 점과 더불어 건기식 업황 둔화로 인한 실적 부진까지 종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 컸다.

주가 부양을 위한 두 회사의 접근법은 다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배당과 자기주식 소각, 밸류업 지수 편입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반면 코스맥스엔비티는 수익성 둔화에 배당도 정지했고 지주사의 지분 매입으로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모습이다.

◇활발한 주주환원, ‘밸류업 지수’ 편입까지

2024년 12월 4일 종가 1만1800원 기준 콜마비앤에이치의 시가총액은 3471억원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올해 3분기말 기준 1.1배로 시장에서의 기업가치 평가도 다소 낮은 편이다.


2020년만 하더라도 콜마비앤에이치 주가는 고공행진을 달렸다. 당시 건기식 열풍과 함께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최고 주가로 7만29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가총액은 2조원을 넘어설 정도였다. 다만 이후 콜마비앤에이치는 성장세 유지에 실패했고 건기식 시장에 대한 투심도 함께 악화하면서 주가는 하락세를 걸었다.

연이은 주가 하락 속 콜마비앤에이치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발빠른 대처에 나섰다. 가장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으로 평가받는 배당에 있어서는 중장기 계획을 미리 공개해 주주들에게 배당 예측성을 제공하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2015년 상장 이후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당기순이익 증가에 따라 주당 현금배당금액도 늘렸고 배당성향은 10%대를 유지해왔다. 다만 수익성 악화에 따라 당기순이익 폭이 줄어들면서 배당금 지급액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에는 주당 현금배당금 308억원을 유지했고 배당성향은 45.5%까지 올랐다.


수익성 악화에 따라 배당 예측가능성이 떨어지자 콜마비앤에이치는 2023년부터 3개년간의 중장기적 주주환원 계획을 공개했다. 안정적인 배당금 지급을 위해 배당금 변동 폭을 전년도 배당지급액의 20% 이내로 설정했다. 또한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향후 점진적으로 배당성향 10% 이상 유지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계획도 드러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총 2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하겠다고 밝혔고 누적 발행주식 수의 3% 이내에서 분할 소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콜마비앤에이치는 2024년 11월부터 1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을 진행 중이고 올해 초에는 30억원을 들여 기취득 자기주식 12만8000주를 소각했다.

올해는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밸류업 종목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내년 3월 이전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할 예정으로, 구체적인 배당 및 자기주식 매입·소각계획과 더불어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방안, ESG경영 등의 종합적인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지속적인 배당은 물론 현재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이며 지난 9월에는 밸류업 100대 기업에 필수소비재 내 코스닥기업으로 유일하게 선정됐다”며 “중장기적으로 기투자된 자산을 기반으로 내수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해외수출과 자체 해외사업을 강화하는 등 ROE와 ROIC를 개선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적 개선’ 우선순위로, 지주사 지분매입 ‘주가 부양’

2024년 12월 4일 종가 3160원 기준 코스맥스엔비티 시가총액은 652억원이다. PBR은 올해 3분기말 기준 1.78배로 콜마비앤에이치보다 시총은 낮지만 자산 대비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코스맥스엔비티는 건기식 업황과 비례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보다 변동폭은 적지만 2021년 최고가를 기록, 당시 시가총액은 25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코스맥스엔비티 측은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을 실적에서 꼽았고, 무리한 주주환원을 진행하기보다는 경영 정상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선제적으로 달성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스맥스엔비티는 주주환원에 인색한 모습을 보여 왔다. 상장 이후 별다른 자기주식 매입이나 소각을 진행한 적도 없고 배당금 역시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2018년 한 차례 지급에 그쳤다. 당시 당기순이익은 76억원이었고 배당성향 30%에 해당하는 23억원을 배당했다. 다만 2019년 이후에는 당기순손실이 지속되면서 배당 역시 중지된 상태다.

코스맥스엔비티는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적정 수준의 배당을 결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는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적자가 지속되면서 배당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안정적인 수익창출로 주주가치를 증대하고 배당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지주사의 힘을 빌리고 있다. 코스맥스엔비티 최대 주주이자 코스맥스그룹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가 코스맥스엔비티 지분을 매수하면서 주가 추가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2023년 말 코스맥스비티아이가 보유한 코스맥스엔비티 지분은 38.17% 수준이다. 올해 11월 말 지분율은 44.4%까지 증가했다. 주식 수로만 따지면 올 한해 110만5955주를 매입했다. 총 5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코스맥스엔비티 관계자는 “주주환원 정책은 일단 현재 악화된 업황을 돌파하고 수익성이 개선돼야 추진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직접적인 주주환원 정책 대신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되고자 지주사 차원에서 코스맥스엔비티 주식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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