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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콜마비앤에이치 vs 코스맥스엔비티

업황 둔화 속 재무 건전성 '흔들'

③잇단 투자 속 차입 부담 증가, '확장→지속 가능성' 기조 변경

김혜중 기자  2024-12-04 15:06:1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콜마비앤에이치와 코스맥스엔비티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축소, 경쟁 심화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동반 후퇴하고 있다. 시설 투자 및 해외법인 지원 등으로 차입 부담도 함께 가중되고 있으며 고금리 단기차입 위주로 차입 구조가 형성됐다. 이자 부담도 함께 커지는 상황 속 상황 속 양사 모두 재무구조를 안정화할 필요성에 당면했다.

◇차입금 '우상향' 추세, 현 규모 유지 계획

콜마비앤에이치의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244억원에 불과했던 총차입금은 2023년 말 기준 2081억원으로 증가했다. 2024년 3분기말 기준으로는 2413억원까지 불어났다.


차입금 증가와 함께 차입 구조도 단기화되고 있다. 2019년까지는 유동성장기차입금을 포함한 단기차입금이 총차입금의 46% 수준에 불과했으나 2021년 66%로 처음 절반을 돌파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81%에 달한다.

차입금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먼저 부진한 수익성을 꼽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건강기능식품 수요가 급증한 2020년 콜마비앤에이치는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0년 영업이익은 1092억원이었다. 다만 성장세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도 함께 감소했고, 2023년 영업이익은 30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도 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감소했다.

여기에 콜마비앤에이치는 그동안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를 단행해 왔다. 신규 시설 투자 및 시설 재정비에 매년 400억원 가량의 자본적 지출을 기록했고, 2022년에는 화장품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차원에서 마스크팩 제조 기업인 콜마스크 지분 97.9%를 252억원에 인수했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2023년에는 세종 3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이에 따른 자본적 지출도 9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차입금이 증가함에 따라 콜마비앤에이치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 역시 늘었다. 올해 3분기 기준 콜마비앤에이치가 부담해야 할 금융 비용은 총 69억원으로 전년 동기(52억원) 대비 32.7% 증가했다. 실제로 지급한 이자비용은 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이자비용은 늘었지만 실질적으로 콜마비앤에이치로 유입되는 현금 양은 현저히 줄었다. 올해 3분기 기준 콜마비앤에이치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62억원이다. 전년 동기(452억원) 대비 65% 감소한 수치다. 생산시설 관리 등에 필요한 자본적지출 306억원보다도 적은 수치다. 이에 장·단기차입금을 늘리면서 외부 자금을 조달해 대응했고 결과적으로 총차입금이 증가했다.


다만 2024년 3분기말 기준 콜마비앤에이치의 부채 비율은 75.7%로 건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의 현금 지급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유동비율도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유동 자산은 2137억원, 유동부채는 2553억원으로 유동비율은 83.7%를 기록했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차입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건 맞지만 절대적으로 차입 규모가 큰 상황은 아니다”라며 “추가 투자를 단행하는 등 자본적 지출 계획은 없어 당분간 규모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불어난 차입금 '상환 기조', 해외법인 정상화 '선결 과제'

2024년 3분기말 기준 코스맥스엔비티의 총차입금은 1945억원이다. 2023년 말 2039억원과 비교할 때는 4.6% 감소하면서 차입 부담을 줄여나가고 있는 단계다. 다만 순차입금은 여전히 1407억원으로 14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맥스엔비티는 콜마비앤에이치에 비해 벌어들이는 영업이익 규모가 적었고, 이에 따라 투자 과정에서 차입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왔다. 2014년 코스맥스그룹으로 편입될 당시에도 214억원 규모의 총차입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시설 투자가 단행되면서 차입금 규모가 커졌고, 2020년 말 기준 1989억원까지 불어났다.

2020년을 기점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코스맥스엔티비티는 차입금 관리에 돌입한다. 외형 확장을 위한 시설 투자보다는 수익성 제고를 위한 효율화로 기조를 선회하면서 2000억원 전후의 차입금을 3년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말과 2023년 말 코스맥스엔비티의 총차입금은 각각 2078억원, 2039억원이다.

다만 최근 건기식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코스맥스엔비티의 2024년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65억원이지만 같은 기간 금융원가는 91억원으로 산정됐다. 실제로 지급한 이자비용은 66억원 수준이다. 수익보다 이자로 지출하는 비용이 커지면서 장기적 관점에서의 재무 건전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코스맥스엔비티는 해외법인 정상화를 선결 과제로 꼽았다. 2024년 3분기 기준 코스맥스 미국 법인과 호주 법인은 당기순손실로 각각 155억원, 2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코스맥스엔비티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본사와 현지법인 간 통합구매 및 자동화를 추진 중에 있다. 특히 미국 법인의 경우 공장 효율화의 일환으로 매각을 진행해 차입 대금을 마련하고 있다.

코스맥스엔비티 관계자는 “호주 법인은 영업이익 기준 BEP 수준으로 올라와 차입을 일부 상환하고 있다”며 “미국은 현재 'Marquis 공장' 매각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각대금으로 차입금 상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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