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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자동차와 전자 산업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다양한 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효성화학은 연간 2회 이상 사외이사 후보 풀에 대한 관리 활동을 수행하는 등 선도적인 이사회 제도를 갖췄다. 아울러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도 마련돼 있다.
석유화학과 반도체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총자산이익률(ROA)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수익 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중국 업체들이 대규모로 증설에 나서며 화학업황이 악화된데다 효성화학의 특수가수 사업부 매각도 무산되는 등 반도체 업황 악화 여파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사후보 추천위 연간 2회, 감사위 전원 사외이사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2023년 사업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코스모화학은 255점 만점에 130점을 받았다.
'참여도'와 '정보접근성' 항목이 각각 3.8점, 3.0점으로 높았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1년에 2회 실시하는 등 후보 풀 관리에 정기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연간 출석률이 90% 이상이고 의무설치 대상 이외 소위원회 회의를 연간 9회 이상 개최한 것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이사회 활동 내역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홈페이지 등에 공시하고 있다. 자산 2조원 이상인 만큼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발간해 금감원 전자공시와 홈페이지 모두에 게시하는 등 의무를 다 하고 있다.
감사위원회 3명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임지원, 박형순 사외이사 2명이 회계와 재무전문가로 감사위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감사위 교육을 세 차례 실시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적절하게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향후 숙제다. 아울러 총주주수익률(TSR)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지 않고 있어 견제기능 항목에선 아쉬운 점수를 받았다.
◇PBR 평균 웃돌았지만 수익성 지표는 마이너스 항목별로 보면 가장 점수가 낮은 부분은 '경영성과'다. 평점 5점 만점에 1.7점이 나왔다. 지난해 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5.25배로 KRX300(금융사, 상·하위 10% 제외) 평균인 2.38배를 크게 웃돌았다. 영업이익성장률도 43.92%로 상당히 우수했다.
하지만 이외 항목에선 모두 최하점을 받았다. 매출성장률은 -3.02%를 기록했다. ROA와 ROE 등 지표도 각각 -11.11%, -393.1%로 마이너스였다. 중국 화학업체들이 국내 생산능력의 2~3배 수준 증설에 나서며 생산원가 경쟁을 본격화한 탓에 중국산 제품 공략에 버티지 못한 모습이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에선 이사회가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A등급을 받아 최고점을 기록한 것 이외에 모두 최하점을 받았다. 이사회에서 이사회 활동에 관한 평가를 수행하지 않고 있으며 해당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을 마련하는 데에서도 미흡했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를 수행해 재선임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도 효성화학에 남겨진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