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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구주매출에도 여전한 맥쿼리운용 존재감

맥쿼리 측 IPO로 최소 5200억 회수, 이사회 구성 권한 '여전'

김슬기 기자  2024-12-09 14:39:17

편집자주

기업들은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때마다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를 준다. 외부에서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했거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분할 등 큰 변화가 일어나면 의사결정 최상단에 있는 이사회도 바뀌기 마련이다. THE CFO는 기업의 중요한 순간마다 이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들여다 본다.
LG CNS가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했다. 예정대로면 내년 2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이 확실시된다. LG CNS는 이번 IPO를 위해 지난 10월 임시 이사회를 열고 등기이사진을 새로 꾸렸다. 내년에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가 되는 만큼 사외이사 선임 의무와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 의무가 발생해서다.

표면적으로는 LG CNS의 주요 주주인 맥쿼리자산운용 측 이사가 2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다만 맥쿼리운용 측은 LG와의 주주간 계약에 따라 사추위 위원도 추천이 가능한 만큼 영향력이 축소됐다고 보긴 어렵다. IPO 때 구주매출을 진행해도 상장 후 지분율 21%를 보유하기 때문에 이사회 내 영향력은 여전하다.

◇ 지난 10월 사외이사 4명 선임, 소위원회도 꾸렸다

LG CNS는 지난 10월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이호영(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이성주(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정환(고려대 통계학과 교수)과 감사위원회 위원인 사외이사 이인무(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를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같은 날 이현규 사내이사와 김동현 기타비상무이사는 사임했다. 이 사내이사는 LG CNS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등기이사직에서만 물러났다.


이사회 구성은 기존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등 5명에서 사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조정됐다. 같은 날 LG CNS는 이사회를 열고 감사위원회·사추위·내부거래위원회·ESG위원회를 설치하고 각 소위원회에 들어갈 위원들도 선정했다.

대대적인 이사회 정비는 코스피 상장과 연관이 있다. LG CNS는 2022년 상장 대표 주관사로 KB증권, 모간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선정한 바 있고 올해 8월이 되어서야 이사회에서 코스피 상장 추진을 의결했고 10월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고 이달 2일에 승인됐다.

LG CNS는 상장 예심 청구를 마친 뒤 이사회 정비에 나선 것이다. 올해 3분기말 기준 자산총액은 3조5359억원이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상법상 이사회 구성에 있어서 의무가 있다. 감사위원회와 사추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또 사외이사 3명 이상을 선임하고 이사회 인원의 과반수가 되어야 한다. 성별 다양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사회 개편으로 사외이사 비중은 57%가 됐다. 지난 5일에는 재정비한 이사회를 중심으로 코스피 상장을 위한 신주발행 및 구주매출 승인에 대해 논의했다. 같은 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내년 1월 9일부터 15일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21~22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 핵심 주주 LG·맥쿼리 측 IPO 이후 사추위원 추천권 확보

LG CNS는 이번 IPO를 통해 주요 재무적투자자(FI)이자 특수목적회사(SPC)인 크리스탈코리아 유한회사(맥쿼리운용 소유 SPC)의 구주매출도 진행한다. 공모 주식 1937만7190중 50%에 해당하는 968만8595주다. 희망공모가 밴드(5만3700~6만1000원) 기준으로 5202억~5910억원 규모다. 지분율은 35%에서 상장 후 21.5%가 된다.

맥쿼리운용 측은 2020년 4월 이후 기타비상무이사 2명을 선임해왔다. 김용환 맥쿼리운용 대표는 2020년부터 현재까지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고 남은 한 자리는 김남선 당시 PE 총괄 전무(현 네이버 CFO), 김제임스주헌 Investment Performance그룹 전무, 김동현 상무 등으로 교체된 바 있다. 최근 김 상무가 빠지면서 기타비상무이사 2명에서 1명으로 축소됐다.

LG CNS의 대주주인 LG 측에선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으로 3명을 선임해 왔다. 상장 전 기준 보유 지분율은 49.95%다. 결국 LG 측과 맥쿼리운용 측이 각각 3:2 정도의 비중으로 이사회를 꾸려온 것이다. 개편 후 이사회에서는 LG 측이 사내이사 1명을 제외하면서 2명, 맥쿼리운용 측이 1명이 된 것이다.

다만 IPO 이후에도 양사의 지분율이 상당한 만큼 이사회 영향력에서도 균형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LG와 맥쿼리운용 측 주주간계약에 따르면 IPO 완료 시 크리스탈코리아 지분율이 7% 이상일 경우 LG는 2명의 등기이사를 추천하고 사추위 위원 중 1인을 선임할 권한을 가지고 맥쿼리운용 측은 1명의 등기이사를 추천하고 사추위 위원 중 1인을 선임할 권한을 가진다.

맥쿼리운용 측은 IPO 구주매출 이후 보유하게 되는 21.5% 지분을 6개월간 의무보유할 예정이다. 즉 올 하반기 이후 지분 매각을 진행하더라도 15% 이상을 팔지 않는 이상 이사회 영향력은 그대로라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꾸려진 LG CNS 사추위에는 정환·이인무·이호영 사외이사 3명과 홍범식 엘지유플러스 사장, 김용환 맥쿼리운용 대표가 들어가 있다.

결국 사추위에 LG 측과 맥쿼리운용 측 인사 모두가 포함된 만큼 사외이사를 꾸리는 데 있어서 양사의 합의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에 선임된 사외이사 4명은 사추위 구성 전이었으나 역시 양사의 합의를 통해 꾸려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선임된 사외이사 대부분은 기업 경영 경험이 없는 대학교수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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