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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금융네트웍스는 지금

삼성카드, 보험 이어 '1조 클럽' 진입 기대

③금융 계열 '삼두마차' 재편 가능성…보험사와 어깨 견줄까

김보겸 기자  2024-11-26 07:38:50

편집자주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한 지붕 아래 뭉친 지 2년이 지났다. 비은행 중심의 계열사들이 시중 금융지주사를 압도하는 실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금융 거인'이 된 보험사는 물론 금리 상승기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카드와 증권이 선방하는 등 계열사 개별 경쟁력이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삼성 금융계열사 출범 배경과 남겨진 숙제를 짚어 본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이끄는 쌍두마차 구조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삼성카드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고금리 여파에 경쟁 카드사들이 흔들릴 때에도 삼성 금융 계열사 후광을 등에 업은 자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자금조달 부담을 덜고 꾸준하게 성장해 왔다.

삼성카드가 유일하게 순이익 1조원을 먼저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 통해 삼성금융네트웍스가 삼성카드까지 포함한 삼두마차 체제를 완성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에선 사양산업인 카드업일지라도 삼성카드라면 '1조 클럽' 입성이 가능할 지 모른다고 입을 모은다.

◇ 카드업계 최초 순이익 1조 시대 열까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내년도 순이익 1조원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1위 신한카드에서도 선뜻 제시하기 어려운 수치다. 올해 9월 말까지 삼성카드 순이익은 5315억원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약 50% 가량의 초과 실적이 필요하다.


순이익 1조원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카드도 삼성금융네트웍스의 한 축을 이룰 수 있다. 3분기 별도기준 삼성화재는 누적 순이익 1조8344억원을 기록하며 손해보험 업계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삼성생명도 1조5508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삼성카드라면 가능할 수 있다며 조심스레 전망하는 분위기다. 먼저 삼성카드가 모기업 효과가 가장 큰 곳이란 이유다. 삼성카드는 3개 신용평가사로부터 AA+급 신용등급을 부여받고 있다. 신용도가 우수한 삼성금융계열사가 영업적으로나 재무적으로도 지원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실제 삼성그룹 지원 여력은 2002년 카드사태 때부터 증명됐다. 부실 위기에 처한 삼성카드를 살리기 위해 2003년 5월 2000억원 규모 증자가 이뤄졌고 2004년 2월에는 삼성캐피탈과 합병도 진행됐다.

그룹 차원의 지원여력은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조달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삼성카드의 금융비용은 3798억원이다. 비용 자체만 놓고 봐도 하나카드(2675억원), 우리카드(3272억원) 등 은행계 카드사에 이어 세 번째로 적다.

증가율로 보면 조달경쟁력은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카드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금융비용이 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업계 카드사인 현대카드(30%)와 비교해 증가율이 현저히 낮다. 같은 기간 은행계 카드사인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가 각각 조달비용이 20%, 16%씩 늘어난 데 비해서도 선방했다.

카드업계에선 유일하게 조달비용 한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고금리 타격을 최소화했다. 높은 자금조달 경쟁력은 삼성카드 호실적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삼성카드와 업계 1위 신한카드와의 순이익 격차는 2021년 1252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25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 조달비용이 5069억원에서 945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동안 삼성카드는 3255억원에서 4860억원으로 49% 늘어나는 데 그친 영향이다.



◇ 똑같이 카드론 늘려도…손실 흡수능력 달랐다

삼성카드의 자금조달 경쟁력은 넉넉한 자본금에서 나온다. 자본여력이 높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적어 고금리 여파를 피할 수 있었다. 업계에서 삼성카드 순이익 1조원 달성이 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도 여기 있다.

현재 삼성카드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업계 1위 신한카드보다 앞선다. 3분기 말 신한카드 조정자기자본비율은 31.6%로 감독규정상 여신전문금융회사 최저기준인 8%를 크게 웃돈다. 신한카드(20.31%)와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순자산 규모 역시 신한카드보다 크다. 3분기 말 신한카드 순자산은 8조2391억원으로 삼성카드(8조3691억원)보다 1300억원 적다. 총 자산은 신한카드가 43조3809억원으로 삼성카드(29조390억원)보다 약 14조원 많다.

순자산과 자본 비중이 높다는 건 기업의 기초체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실에 대한 손실흡수능력이 우수한 상태다.

특히 올 하반기 삼성카드가 고위험 고수익 상품을 늘렸지만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었던 이유도 손실흡수능력 역할이 컸다.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카드사들은 올 하반기 앞다퉈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상품 취급을 늘리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같은 기업계 카드사인 현대카드는 2023년 3분기 3조9815억원이던 카드론 취급액을 지난 9월말 5조1987억원으로 1조2172억원 늘렸다. 롯데카드 카드론 잔액도 같은 기간 3조9843억원에서 4조6611억원으로 6768억원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1년 전보다 5686억원 증가한 6조3576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연체율은 1년 전보다 하락했다. 삼성카드는 1.15%에서 1.03%로, 롯데카드는 1.58%에서 1.47%로 내렸다. 현대카드는 0.99%에서 1.03%로 소폭 올랐다.

다른 카드사들은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연체율을 낮추는 데 의존했지만 삼성카드만 채권 매각 없이 건전성 개선에 성공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6041억원 규모 대출채권을 신용정보회사나 사모펀드, 저축은행 등 외부로 매각했다. 현대카드도 2462억원어치를 팔았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상품 중 연체된 채권을 할인된 가격에 팔아 연체율을 낮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카드가 연체채권 매각 없이도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기록해 주목된다.

카드업계 고위관계자는 "여타 카드사들이 연체채권 매각으로 수익성 일부를 보전했지만 삼성카드는 팔지 않은 연체 대출채권이 남아 있는 상태"라며 "삼성카드가 순이익 1조원을 내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터무니없는 목표치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다만 삼성카드 측은 1조 클럽 입성을 목표로 제시하진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내년도 목표가 정확히 확정된 바는 없다"며 "카드업계가 크게 성장하기 어려운데다 금리인하 효과도 바로 반영되는 게 아닌 만큼 내부적으로 수치가 정해지진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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