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급여는 14억원이었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에서 각각 13억원대를 받은 정태영 부회장에 이어 카드사 대표이사(CEO) 중 두 번째로 많은 보수를 받았다. 14억원 중 상여금이 9억2800만원으로 대부분이었다.
상여금이 기본급의 67%에 달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이는 2020년부터 5년째 삼성카드를 이끌고 있는 김대환 사장의 진정한 경영 성과가 반영되기 시작한 수치다. 임기 첫 3년 간의 성과를 상여로 환산해 반영한 건 지난해부터다.
◇김대환 사장, 취임 직후부터 10억원대 연봉
김대환 사장은 삼성카드 수장에 오른 지 첫 해만에 10억원 넘는 연봉을 수령해 이목을 끌었다. 삼성생명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카드업계에 데뷔한 지 1년 만에 고액 연봉을 수령하면서다. 기본급이 5억2000만원이고 상여금은 4억3400만원이었다. 기타 근로소득을 4800만원을 더해 총 10억200만원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상여급만 10억원을 넘기 시작했다. 2021년 김대환 사장의 연봉은 17억1700만원으로, 이 중 급여가 6억1500만원이었다. 상여가 10억1100만원으로 기본급을 뛰어넘었다.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2022년 역시 급여보다 많은 상여를 받았다. 급여는 6억7700만원, 상여는 10억1500만원이었다. 기타 근로소득 1억1400만원을 더해 총 18억600만원 보수를 수령했다.
'김대환 체제' 삼성카드 성과에 따른 성과급이 반영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작년 김대환 사장 연봉은 26억7100만원으로 이 중 상여가 17억900만원이었다. 급여와 기타 근로소득은 각각 7억7900만원, 1억8300만원이었다.
이 중 성과보수액은 8억원이었다. 전체 보수의 30% 수준이다. 2022년까지는 김덕환 사장의 보수에서 성과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0%였다.
◇김대환 사장 취임 첫 3년 성과, 작년 반영 시작
이는 삼성카드의 성과급 이연 제도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성과에 대한 변동보상을 4년 동안 이연해서 지급한다. 주요 평가지표로는 주당순이익(EPS), 주당수익률, 세전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와 조정자기 자본비율 등 건전성 지표를 쓴다. 비재무적 지표로는 시장점유율(M/S)을 포함한다.
이에 따라 김대환 사장 취임 첫 3년 간의 성과가 반영된 첫 해가 작년이다. 첫 해에 현금으로 25%를 지급하고 나머지 3개년에 걸쳐 매년 25%씩 지급한다. 단, 단기성과를 지나치게 추구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나머지 2, 3, 4차에 지급하는 성과급은 주식과 연동한다. 사장이 수익성과 건전성 등 임기 중 기업가치를 올려야 가져가는 몫이 커지도록 하는 구조다.
26억원대 보수로 눈길을 끈 지난해 성과 평가는 어떻게 이뤄졌을까.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EPS는 직전 평가기간(2017~2019년) 대비 52% 오른 6689원을 기록했다. 세전이익률도 12.0%에서 19.9%로 늘었다. 재무통 출신 김대환 사장의 비용관리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해당 기간 세전이익은 2조1302억원에 달했다"며 "외부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현장영업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 기반의 전사 혁신활동 등의 경영전략으로 회사 이익 증대에 기여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단기 성과 인센티브도 반영됐다. 지난해 세전이익이 8111억원을 기록하는 등 손익목표를 초과달성한 성과를 감안해 상여금을 산정했다는 설명이다. 일회성 성과인센티브 역시 포함됐다.
다만 주가수익률은 같은 기간 2.6% 에서 1.0% 줄어든 1.6%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삼성카드 주가 차이가 주가수익률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2017~2019년에는 주가가 2%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2020~2022년에는 23% 넘게 떨어지면서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락한 뒤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면서 주가수익률 하락을 막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는 경영진 성과평가와 보상 연동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에 이어 2023년 1월 평가보상위원회 결의에 따라 장기 성과 인센티브에 대해 즉시지급 비중은 줄였다. 반면 주가와 연동해 이연 지급하는 보상의 비중과 기간은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