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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셀트리온제약은 모회사인 셀트리온의 의약품의 국내 판매를 담당하는 기업이다. 사업 영역과 마찬가지로 이사회 평가 등도 모회사 의존도가 높다. 자체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나 기업지배구조보고서도 없다. 셀트리온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셀트리온제약 관련 내용이 일부 수록돼 있을 뿐이다. 그마저도 대부분 환경에 그친다.
이사회 평가에서 셀트리온제약은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득한 가운데 특히 견제 및 정보 접근성 분야에서 낮은 평가였다. 주가이익률이나 총주주수익률이 47%대를 기록한 경영평가 분야가 그나마 높은 점수였으나 이마저도 5점 만점에서 중간 지점에 그쳤다.
◇견제 기능 미비, 정보 접근도 어려워
THE CFO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 셀트리온제약은 총 255점 중 93점을 받았다. 이번 이사회 평가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가 없는 만큼 2023 사업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분야에서 이사회 구성 및 활동 내용을 분석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분야는 견제기능으로 1.3점에 그친다. 감사위원회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 상근감사 1인이 감사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서 비롯됐다.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 정책에 대한 내용도 공시 등에 기술돼 있지 않았다. 외부나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도 받고 있지 않았고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은 사외이사만의 회의도 주기적으로 개최하지 않았다.
그 다음으로 낮은 분야가 정보접근성으로 단 1.6점으로 평가됐다. 이사회와 개별이사의 성명과 직위, 약력 등의 정보가 홈페이지에 등록돼 있기는 하나 불특정 다수가 직관적으로 찾기 어려운 구조였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 역시 투명하진 않았다. 추천인이 이사회로 적시돼 있을 뿐 어떤 경로로 후보를 추천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사회 의안에 대한 반대 사유 등도 공개되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최고점 받은 '경영성과' 분야…나머지는 1점대
셀트리온제약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분야는 경영성과였지만 그마저도 2.5점에 그쳤다. 5점 만점으로 중간 수준이다.
이를 평가하는 기준은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277개) 평균 수치다. KRX300의 평균치를 1점으로, 이를20%이상 아웃퍼폼하면 5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채점됐다. 투자관련 지표 4개와 경영성과 지표 4개, 재무건전성 등 총 11개의 질문으로 구성됐다.
지표 중 4개가 만점을 받았고 나머지는 가장 낮은 1점을 기록했다. 주가 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TSR) 등은 각각 47.17%와 47.2%를 기록하며 우수한 점수를 특했다. 부채비율도 70.35%로 5점에 부합했다.
반면 매출성장률은 0.71%로 평균치인 4.7%를 크게 밑돌았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E) 등은 5.8%%와 3.43%로 1점으로 평가됐다.
이외에도 셀트리온제약은 남은 평가개선 프로세스와 구성, 참여도 등의 분야에서 모두 1점 후반대의 점수를 획득하는데 그쳤다. 평가분야별 3점 이상을 기록한 분야는 없었으며 전반적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