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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현대자동차는 이사회 평가와 사외이사 개별 평가를 다면 평가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사회 평가는 사외이사와 외부 평가 기관이 각각 한다. 사외이사 개별 평가는 자기평가와 내부 임원 평가를 병행한다.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재선임 때 반영해 지배구조 모범 규준을 준수하고 있다.
THE CFO가 진행한 이사회 평가에 따르면 현대차는 6대 공통 지표(△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 성과) 중 총 35점 만점인 이사회 '평가 개선 프로세스' 항목에서 32점을 받았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 항목을 평가하는 7가지 세부 지표(각 5점 만점) 평균 점수는 4.6점이다. 현대차가 지난 5월 발표한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다.
현대차는 세부 지표 2개를 제외하고 모두 5점을 받았다. △내·외부 이사회 평가 수행 여부 △이사회 평가 결과 공개 여부 △사외이사 개별 평가 수행과 재선임 반영 여부 △이사진 적격성 등이 최고점 기준을 충족했다.
현대차는 이사회 평가 결과를 이사회에서 논의해 이사회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사외이사가 연 1회 이사회를 평가한다. 지난해 말에도 사외이사에게 서면 인터뷰를 받아 이사회를 평가했다.
이사회 평가 주제는 이사회 역할과 책임, 구조, 운영 등 약 50여 가지다. 이 중 20여 가지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에 대한 항목이다. 평가지는 세부 항목과 제안 사항에 대한 서술식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차는 이사회 구성 적절성과 운영 효과성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기 위해 제3자 평가도 진행한다. 지난해 초까지 2022년 이사회에 대한 외부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는 평가 기관으로부터 '이사회 구성이 부적절하고 비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없다'는 평가 결과를 받았다.
현대차는 사외이사가 실시한 이사회 평가 결과도 공개한다. 지난해 이사회에 대한 사외이사 평가 결과는 5점 만점 중 4.8점이다.
현대차는 이사회 평가 결과를 토대로 개선안을 마련한다. 다만 구체적 내용을 확인할 수 없어 해당 세부 지표 평가에서는 3점을 받았다. 현대차는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에 이사회 평가 각 항목에 대한 사외이사 제안 사항을 수렴해 이사회 운영에 반영한다고만 기술했다.
현대차는 사외이사 개별 평가도 한다. 평가 결과는 사외이사를 재선임할 때 고려한다. 이사회 관련 중요 자료 보안 문제 등을 고려해 사외이사 개별 평가는 별도 외부 평가를 하지 않는다.
현대차는 두 갈래로 나눠 사외이사 개별 평가를 한다. 매년 12월 내부 임원이 사외이사 연간 활동 평가한다. 성실성, 공정성, 전문성, 리더십 등이 평가 기준이다. 사외이사가 이사회를 평가할 때 자기평가도 한다. 사외이사가 현재 현대차 상황에 대한 이해도와 주요 의사결정·경영 활동에 대한 기여도를 스스로 평가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하도록 하고 있다.
현대차는 등기임원 중 과거 횡령, 배임 또는 자본시장법상 불공정 거래 행위, 공정거래법상 부당 지원, 사익 편취 행위 혐의로 기소됐거나 확정판결을 받은 이력이 없다. 향후에도 관련 행위 등으로 확정판결을 받은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해 검증 절차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지배구조 등급을 평가하는 세부 지표에서는 4점을 받았다. 지난해 KCGS가 평가한 현대차 지배구조 등급은 'B+'다. KCGS는 지난해 현대차 ESG 종합등급을 'B+'에서 'A'로 올렸지만, 지배구조는 기존 등급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