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캐시카우 점검

한화그룹, 1년 만에 바뀐 금융·방산 현금 창출력

한화생명, 올 상반기 영업현금 2.7조 유입…에어로스페이스는 적자 전환

김형락 기자  2024-09-10 13:48:46

편집자주

그룹마다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는 계열사는 다르다. 업황에 따라 캐시카우 계열사가 바뀌기도 한다. 캐시카우 계열사 현금 창출력은 그룹 자본 재분배 재원이다. 최근 SK그룹·두산그룹 사업 재편도 캐시카우 계열사를 재배치하는 분할·합병이다. THE CFO는 주요 그룹별로 캐시카우 계열사 분포와 변화를 살펴본다.
올해 상반기 한화그룹에서 현금 창출력이 가장 큰 계열사는 한화생명이었다. 새로운 지급여력비율제도(K-ICS) 도입 2년차에 조단위 영업활동현금흐름(영업현금)을 회복했다. 지난해 그룹 현금 창출원(캐시 카우)이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선수금이 줄고, 운전자금이 늘며 영업현금이 돌지 않았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오션도 운전자본에 현금이 잠겼다.

올 상반기 한화그룹에서 지주회사 격인 한화를 제외하고 연결 기준(이하 동일, 별도 기준은 따로 표기)으로 영업현금이 증가한 계열사는 3곳(반기보고서 제출한 곳 중 연결 실체에 포함된 종속기업은 제외)이다. 각각 △한화생명(생명보험) △한화에너지(발전·투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호텔·레저·서비스)다.

같은 기간 한화는 별도 기준(글로벌·건설·모멘텀 부문) 영업현금이 적자를 지속했다. 나머지 계열사도 현금 창출력이 줄거나 영업현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화토탈에너지스(화학 물질 제조)와 한화갤러리아(백화점)는 영업현금이 줄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항공·방산)와 한화솔루션(케미칼·큐셀)은 영업현금이 적자로 전환했다. 한화오션(강선 건조)은 영업현금 적자 폭이 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한화생명·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 등 한화그룹 계열사는 대부분 한화 종속기업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오너 3세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는 지배구조상 한화 상단에 있다. 한화가 계열사와 지분을 나눠 인수한 한화오션은 지분법을 적용하는 관계기업으로 분류한다.

◇한화생명, 보험 영업 관련 부채 변동 폭 줄어 영업현금 창출

한화생명은 영업현금 증가 폭도 가장 큰 계열사였다. 올 상반기 한화손해보험(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금융투자) 등 종속기업을 포함한 한화생명 영업현금은 전년 동기 대비 2조6255억원 증가한 2조6681억원이다. 같은 기간 별도 기준 영업현금이 흑자 전환한 1조9134억원을 기록해 현금 창출력이 커졌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현금이 마이너스(-)3584억원이었다. 그해 1월부터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도입하면서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기 시작해 '보험계약부채(옛 책임준비금)' 변동액이 영업현금 차감 요인으로 작용했다. 보험계약부채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가운데 장래에 지급할 보험금·환급금·계약자배당금 관련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적립해 둔 돈이다.

운용 실적 관련 영업현금 추이는 비슷했다. 올 상반기 한화생명 별도 기준 이자 수취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1조73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반기순이익(3478억원)에서 조정액(4263억원)을 차감하고,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 변동액(6115억원)을 가산한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5331억원이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 변동액 중 보험계약부채 변동 폭이 컸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별도 기준으로 보험계약부채 변동액 1조7479억원이 영업현금 차감 요인이었다. 올 상반기에는 보험계약부채 변동액 482억원이 영업현금 가산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상반기 현금 창출력 1위 계열사였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상반기 영업현금을 창출하지 못했다. 올 상반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영업현금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3957억원이다. 별도 기준으로 영업현금 적자(3433억원)를 기록해 연결 기준 현금 창출력도 떨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운전자본이 늘면서 영업현금이 돌지 않았다.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1810억원이다. 순이익에 비용·수익 조정 사항(3327억원)이 가산됐지만,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 변동액(7080억원)이 차감돼 영업현금이 유입되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상반기 별도 기준으로 선수금 유입액이 줄고, 재고자산이 늘면서 영업현금을 창출하기 어려웠다. 올 상반기 별도 기준 기타유동부채(선수금) 증가분은 전년 동기 대비 1조1842억원 감소한 6900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5370억원이었던 재고자산 증가액은 올 상반기 9077억원으로 커졌다. 매출(증가율 41%)과 함께 늘어난 재고자산(증가율 47%)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솔루션 운전자본 증가하며 영업현금 저하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도 운전자금이 증가하면서 영업현금이 유입되지 않았다. 올 상반기 한화오션 영업현금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늘어난 -1조6669억원이다. 같은 기간 한화솔루션 영업현금은 적자 전환한 -8807억원이다.

한화오션은 운전자본 중에서도 계약자산(미청구공사) 잔액이 증가하면서 영업현금이 돌지 않았다. 올 상반기 별도 기준 계약자산 증가분 1조4998억원이 영업현금 차감 요소였다. 계약자산은 매출채권의 일종으로 진행률 회계 기준에 따라 매출로 인식했지만, 발주처에 공사대금을 청구하기 전 계상하는 자산 계정이다. 한화오션은 선박 건조 최종 단계에서 발주처에 선박을 인도하며 상당한 현금 유입액이 발생한다.


한화솔루션은 매출이 줄어든 시기 재고자산을 늘렸다.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5조578억원이다. 올 상반기 재고자산 증가분 5115억원이 영업현금 차감 요인이었다. 기타금융자산 증가분(5035억원), 매입채무 감소분(1103억원) 등을 합산한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 변동액은 -1조10억원이다.

한화는 별도 기준 영업현금이 주로 하반기에 유입된다. 지난해 한화 별도 기준 영업현금은 상반기 2753억원 적자였지만, 하반기 5960억원이 유입돼 온기 영업현금은 3207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한화 별도 기준 영업현금 적자 폭은 전년 동기 대비 147억원 줄어든 2606억원이다.

한화에너지는 올해 한화생명 다음으로 현금 창출력이 컸다. 올 상반기 한화에너지 영업현금은 전년 동기 대비 3823억원 증가한 4702억원이다. 같은 기간 한화에너지 공동기업인 한화토탈에너지스 영업현금은 4333억원 감소한 926억원이다.

레저·서비스 부문과 백화점 부문 계열사는 영업현금 흑자를 유지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올 상반기 영업현금이 전년 동기 대비 124억원 증가한 143억원이다. 같은 기간 한화갤러리아 영업현금은 전년 동기 대비 595억원 줄어든 16억원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