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한화 금융 계열사는 지금

한화생명, 본업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 '이상 무'

⑥안정적 시장 지위, 수익성도 개선세…일찌감치 해외 진출

조은아 기자  2024-11-06 14:17:30

편집자주

한화그룹은 최근 몇 년 사이 재계에서 가장 바삐 움직이고 있다. 올해는 한동안 두문불출하던 김승연 회장 역시 그간의 침묵을 깨고 공식석상에 자주 등판했다. 결론은 승계로 모인다. 한화생명을 중심에 둔 한화그룹의 금융 계열사 역시 이같은 흐름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의 움직임과 그 함의, 향후 전망 등을 짚어봤다.
한화생명은 지배구조뿐만 아니라 실적 자체로도 그룹 내 중요도가 상당한 회사다. 실적비중이 높은 데다 업황에 따라 크고 작은 부침을 자주 겪는 화학, 방산과 달리 비교적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투자손익에 따라 희비가 갈릴 때도 있지만 우월한 시장 지위에서 오는 본업 경쟁력만큼은 확실하다는 평가다.

오너 경영 역시 한화생명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흔히 오너 경영의 장점으로 강한 추진력이 꼽힌다. 호흡이 길고 의사결정이 어려운 업종일수록 오너 경영의 장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보험업이 대표적이다. 한화생명은 오너 경영의 장점을 잘 보여준다. 일찌감치 해외로 시선을 돌려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본업 경쟁력 '이상 무'…수익성도 개선 추이

한화생명은 1946년 국내 최초의 생명보험사로 설립됐다.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상반기 자산규모는 115조8824억원이다. 자산 기준 삼성생명에 이어 2위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시장 점유율(수입보험료 기준)은 상반기 말 기준 13.2%로 삼성생명(21.9%), 교보생명(15.0%)에 이어 3위다. 3사의 점유율 합계가 50%를 넘는 견고한 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교보생명과는 점유율 격차가 1%포인트 안팎에 그친다.

최근 들어선 취약점이었던 수익성도 개선되는 추세다. 보장성보험 중심의 영업을 이어온 결과 2023년 IFRS17에서 보험수익 기준 시장 점유율은 기존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 점유율 대비 소폭 높아졌다. 또 제판분리 이후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종전의 전속설계사 조직 역할을 하면서 영업기반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순이익 2위를 차지했다. 2022년 삼성생명뿐만 아니라 교보생명, 신한라이프에까지 밀리며 4위까지 내려앉았지만 1년 만에 반등했다. 올 상반기 다시 주춤했지만 일회성 요인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이익창출력 지표인 ROA(자산수익률)도 업계 상위 수준이다. 생명보험사 빅3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해 말 0.53%로 전년(0.28%) 대비 0.25%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엔 0.60%를 기록했다.

자본적정성은 어떨까. 상반기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은 162.8%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83.8%에서 반기 만에 21%포인트나 떨어졌다. 다만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방안 때문에 보험업계 전반에서 킥스비율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생명뿐만 아니라 교보생명, 코리안리,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KDB생명 등 다수의 보험사들이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 생보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 영토 확장

한화생명은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해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생명보험사 중에선 가장 많은 국가에 진출해 있기도 하다.

생보사는 금융사 중 해외 진출에 유독 소극적이다. 시장에 자리를 잡기까지 드는 비용이 큰 탓이다. 특히 인보험을 다루는 생명보험사는 한국계 기업 등과 연계를 통한 물보험 판매가 가능한 손해보험사보다 난이도가 높다.

한화생명은 일찌감치 해외 영토 확장에 나섰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설립 8년 만인 2016년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시장에서 순이익을 거뒀다. 이후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그 결과 누적 순이익도 지난해 완전히 흑자로 돌아섰다. 국내 보험사가 단독으로 100% 출자해 설립한 해외 현지법인 중 최초다.


한화생명은 2013년 인도네시아에도 진출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보험사 5곳 가운데 진출이 가장 늦은 편에 속하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3년에는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현지 손해보험사 리포손해보험도 인수했다.

올해 4월에는 현지 은행인 노부은행 지분을 매입하기로 하면서 국내 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 은행업에도 진출했다. 노부은행은 인도네시아 재계 6위 리포그룹의 계열사로 현지 은행 가운데 30위권 수준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생명을 인수하기 전부터 해외 금융 사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1993년과 1996년 일찌감치 그리스와 헝가리에서 각각 은행을 인수했지만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재매각해야 했다.

한화생명을 인수한 뒤로는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2년 말레이시아에 은행 설립을 추진했으나 규제에 막혀 현실화하지 못했다. 올해 노부은행 인수로 숙원을 푼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