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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AAA' 한기평만 남았다...상향수렴 언제쯤

한기평 정량지표 상향트리거 전부 미발동, 통상 '긍정적' 부여 후 1년 정도 지켜봐

안정문 기자  2024-09-13 10:53:43
한국신용평가가 전날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AAA, 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연초 나이스신용평가가 현대차 등급을 'AAA, 안정적'으로 높였기 때문에 유효등급도 'AAA'로 올라섰다.

한국기업평가가 등급을 승격시키게 된다면 스플릿은 해소된다. 다만 한기평이 현대차의 등급을 조정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기평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다 등급상향 정량지표는 하나도 상향기준에 못미치고 있다. 지난번 2012년 현대차가 'AAA' 등급을 확보할 당시에도 한기평은 가장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1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한신평이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AA+, 긍정적'에서 'AAA, 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기아의 등급 역시 'AAA'로 올라섰다. 현대카드 등급도 덩달아 AA+로 높아졌다. 현대차의 유효등급은 'AAA'로 올라섰다. 연초 나이스신용평가는 일찌감치 현대차에 'AAA, 안정적' 등급을 부여했다.

다만 현대차의 등급스플릿이 상향수렴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한기평의 신용등급 정량지표가 상향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한기평에 따르면 상반기 현대차 차량부문 현금유동성비율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은 전년 말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연말까지 이 흐름을 이어간다면 EBITDA 마진은 기준은 12% 이상을 충족하겠지만 현금유동성비율은 160%선에 머물고 기준을 밑돌게 된다.

현금유동성비율은 현금성자산을 단기차입금과 판매보증충당부채 합으로 나눈 지표다. 판매보증충당부채는 제조상 잘못으로 결함이 생긴 부품을 무료로 교환해주는 무상보증 수리비를 반영하는 회계 계정이다. 이 계정은 차량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엔진 결함 등 일회성 충당금이 반영되기도 한다.

한기평 관계자는 "수익성에서는 현대차나 기아 모두 최대치를 달성하고 있기 때문에 등급상향에 있어 고민이 되는 부분은 아니다"며 "긍정적 전망을 부여한 만큼 매달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고 특정 지역 이슈나, 비경상적 비용 발생 이슈 등은 없는지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굳이 트리거가 충족되지 않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보완될 수 있는 요인들이 있다면 등급을 조정하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기평은 통상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한 이후 1년 정도 지켜본 이후 등급을 조정한다. 길게는 2년까지 모니터링을 하기도 한다.

한기평은 2012년 현대차가 'AAA' 등급을 획득할 때에도 가장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2012년 11월, 한신평은 2012년 1월 등급을 조정했다. 한기평은 2013년 4월 마지막으로 현대차의 등급을 'AAA'로 승격시켰다.

현대차의 상황이 좋은 것만은 분명하다. 글로벌 크레딧기업들 역시 현대차의 등급을 속속 상향조정하고 있다. S&P글로벌레이팅스는 8월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신용등급을 기존 ‘BBB+, 긍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무디스와 피치는 앞서 올해 초 각 ‘A3’, ‘A-‘ 등급을 부여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A급으로 평가받게 된 셈이다. 상향조정의 근거는 글로벌 시장 지위 상승을 통한 수익성/현금흐름 증가다.

정량지표만 놓고 본다면 한기평에선 오히려 기아의 등급이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기아의 현금유동성비율은 지난해와 3년 평균 모두 상향기준을 충족한다. EBITDA마진은 연말까지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3년 평균 수치가 트리거를 건드리게 된다.

다만 기아의 등급이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더 큰 것은 아니다. 한기평 관계자는 "현대차는 그룹의 대표회사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 쓰이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있을 것"이라며 "무조건 기아가 현대차보다 재무적으로 좋다고 속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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