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롯데그룹과의 자산격차를 벌리며 5위를 굳건히 했다. 작년의 경우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덕을 봤다면 올해는 본업으로 승부를 봤다. 철강 외에 2차전지소재, 에너지, 건설·인프라 등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사세를 확장하면서 공정자산 규모에서 우위에 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4일 발표한 '2024년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작년에 이어 5위를 유지했다. 13년 만에 롯데그룹에게 뺏긴 5위 자리를 지난해 되찾았는데 이를 잘 이어가고 있다.
소폭이지만 자산 격차도 더 벌렸다. 2020년엔 36조원, 2021년 26조원 차이로 롯데그룹이 포스코를 앞질렀는데 2022년 2조원 차이로 포스코그룹이 5위가 됐고 2023년엔 7조원으로 그 격차를 넓혔다.
이번 포스코의 ‘5위 굳히기’는 주요 핵심 계열사들의 사업 확장으로 인한 자산 확대라는 데 의미가 있다. 2023년 포스코는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물적분할이라는 큰 계기로 5위 탈환의 전환점을 마련한 데 이어 꾸준히 본업인 철강과 더불어 2차전지, 광물 등의 시장을 주도하며 성장을 이어가면서 자산을 키웠다.
물론 계열사끼리의 합병이나 지주에서 계열사로의 자산이전 등 계열사 별로 보면 자산이 증가했지만 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사실상 변화가 없는 거래들도 많았다. 하지만 철강 부문의 생산능력 증대 및 원료야드 밀폐화 작업, LNG설비 증설, 양극재·음극재 생산설비 증설 등 총 8조1506억원 규모의 자본적지출(CAPEX)가 진행되면서 계열사들마다 유형자산이 많이 늘었다.
포스코그룹의 공정자산은 전체적으로 2022년 말 132조원에서 2023년 말 137조원으로 증가했다. 별도기준으로 증가율이 가장 큰 곳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퓨처엠이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자산 규모가 2022년 말 9조1910억원에서 12조5650억원으로 37% 증가했다. 증가폭 역시 3374억원으로 가장 컸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월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합병하면서 자산총계가 커졌다. 그룹 내 에너지사업을 통합해 액화천연가스(LNG) 밸류체인을 완성하기 위한 절차였다. 당시 사업결합 회계처리 과정에서 △유형자산 1조9149억원 △관계기업·공동기업 투자 5481억원 등이 포스코인터내셔널 자산총계에 더해진 것이 자산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퓨처엠은 조단위 자본적지출(CAPEX)로 유형자산이 크게 증가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업체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증설 목표를 채택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양극재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연산 100만 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마련해놓았다. 이에 따라 광양, 포항, 북미, 중국 등 생산거점에서 생산능력 증설 투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유형자산이 2022년 말 1조7873억원에서 2023년 말 2조5313억원으로 급증했다.
철강 본업을 담당하는 포스코는 포스코홀딩스의 해외법인 지분을 인수하면서 자산총계가 커졌다. 포스코는 지난해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철강 관련 해외 사업지분 4곳(PT.KP, P-Mexico, P-IJPC, P-MVWPC)의 주식을 취득했다. 이는 2022년 물적분할의 후속작업으로 포스코그룹은 철강산업에 대한 전문성 강화를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일 년 만에 자산총계가 1조2760억원가량 증가했다.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금융자산을 많이 확보하는 과정에서 자산이 소폭 불어났다. 특히 유동 예금상품을 1조7500억원어치 확보했으며 기타비유동자산도 1조4253억원가량 증가했다.
한편 주력 사업확대 정책에 따라 포스코그룹의 계열사들도 전년보다 증가했다. 2022년 말 기준으로는 42개였는데 지난해 말 기준 47개가 됐다. 회사 설립으로 7곳이 늘어났고 청산 및 기타사유로 2곳이 감소했다. △포스코지와이솔루션 △포스코지와이알테크 △포스코지와이에스테크 △포스코피알테크 △포스코피에스테크 △포스코피에이치솔루션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 등이 지난해 신규 설립됐다. 반면 에스피에이치가 청산하며 소멸했고 포항공과대학교기술지주는 작년 말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공정위 대기업집단의 계열사에서 영구히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