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의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 증가했으나 매출채권 및 미청구공사는 48%가량 증가했다. 3조원을 훌쩍 넘는 규모다.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 규모가 커질수록 현금 흐름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사비 회수 여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청구공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건축 부문이다. 최근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해당 부문의 미청구공사는 전년 말 대비 60%가량 늘었다.
◇매출채권 4년 만에 1조 돌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포스코이앤씨의 매출채권은 1조2037억원이다. 전년 말 대비 50.9% 증가한 수치다. 포스코이앤씨의 매출채권은 2019년 말 1조1939억원에서 2020년 말 8469억원으로 감소한 뒤 한동안 1조원을 밑돌았으나 지난해 다시 급증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대부분의 건설사들과 달리 재무제표에서 공사미수금을 따로 분류하고 있지 않다. 다만 전체 매출 대부분이 공사매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채권 대부분이 공사미수금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결 기준 전체 매출에서 공사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7.5%다. 용역매출, 분양매출이 각각 6.7%, 5.5%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매출채권 증가폭은 상당한 수준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지난해 매출은 10조1657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매출이 증가하기는 했으나 회수하지 못한 공사비 증가폭이 훨씬 크다. 공사비 회수가 늦어짐에 따라 영업현금흐름이 악화됐다.
포스코이앤씨는 계약금액이 전년 매출의 5%를 넘는 주요 사업장들에 대한 공사미수금만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해당 사업장들의 공사미수금은 총 2738억원이다. 전년 말 대비 13.2% 증가했다.
이 중 공사미수금 규모가 가장 큰 사업장은 방글라데시 Matarbari Coal Fired Power Project이다. 스미모토 상사가 발주한 건으로 2017년 8월 수주해 오는 7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건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해당 사업장의 공사미수금은 192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00억원가량 증가했다. 다만 공사미수금에 대한 대손충당금 규모는 1900만원에 불과하다. 대부분을 연내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청구공사 '건축>플랜트>인프라' 순 미청구공사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포스코이앤씨의 미청구공사는 1조950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6.4% 증가했다. 2019년 말 기준 미청구공사는 8313억원이었으나 2021년 말 1조원을 넘어선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건축 부문의 미청구공사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말 해당 부문의 미청구공사는 전년 말 대비 59.2% 증가해 8574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미청구공사의 44.1%에 해당한다. 최근 도시정비 사업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수주를 진행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플랜트 부문(3190억원), 인프라 부문(386억원) 등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계약금액이 전년 매출의 5% 이상인 주요 계약들의 미청구공사는 총 532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수치다. 이 중 규모가 가장 큰 건 광주오포 2차 공동주택 개발사업이다. 2022년 말 기준 해당 사업장의 미청구공사는 429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말 1630억원으로 증가했다.
해외 사업장 가운데 미청구공사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폴란드 바르샤바 소각로 EPC 사업장이다. 2020년 11월 수주해 지난해 말 기준 진행률은 74.4%다. 미청구공사는 1165억원이다. 다만 해당 사업장의 경우 납기가 2029년 1월까지로 공사 대금을 회수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원활한 현금흐름을 위해서는 공사비 회수를 통해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 규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타 건설사 대비 연체채권 비중이 작은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지난해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에서 연체채권의 비중은 13.1%로 전년(11.2%) 대비 소폭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