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DX는 올해 초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 새내기다. 그래서인지 우수한 경영성과와 달리 이사회 구성과 활동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여럿 보였다. 기업 위상에 비해 이사회 구성이 단출하고 견제 기능도 부족했다.
포스코DX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리스크관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 특정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는 위원회 설치를 검토하는 한편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며 사외이사 비율을 25%에 40%로 확대하는 미진한 부분을 개선하는 중이다.
◇감사위·사추위 부재, 대량 감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 자료가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포스코DX는 255점 만점에 136점을 받았다.
포스코DX는 '경영성과', '정보접근성', '참여도' 지표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평가개선프로세스' 지표는 35점 만점에서 15점, '구성' 지표는 45점 만점에서 17점, '견제기능' 지표는 45점 만점에서 16점으로 점수가 낮은 편에 속했다.
전체 평가에서 점수가 낮아진 것은 포스코DX 자산총액 2조원 미만 기업인 영향이 크다.
상법상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은 사외이사 선임비율을 50% 이상으로 하고, 사외이사를 추천하기 위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와 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를 의무 설치하는 등의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규제를 충실히 수행하기만 하더라도 점수가 보장되는 측면이 있다.
다만 포스코DX는 자산총액 미달로 규제를 적용받지 않았다. 일부 기업은 이사회 선진화 차원에서 규제 대상이 아니더라도 미리 대비를 하곤 하지만 포스코DX는 꼭 지켜야 하는 부분에만 집중하고 규제 대상이 아닌 부분에는 조치가 미흡했는데, 이것이 이사회 평가 전반에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령 평가개선프로세스 지표의 7개 항목 중 5개 항목은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와 관련된 내용들인데, 포스코DX는 이사회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지 않아 모두 1점을 받았다.
◇이사회 규모·독립성·다양성 모두 부족 '개선 진행 중' 단출한 이사회 구성도 발목을 잡았다. 포스코DX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됐다. 사외이사 비율은 40%에 이사회 의장은 정석균 대표가 맡았다. 이사회의 규모, 독립성, 다양성 평가에서 모두 낮은 점수를 받았다. 사추위 미운영도 점수를 낮추는 데 일조했다.
견제기능의 부족도 아쉬운 대목이다. 포스코DX는 별도로 확인 가능한 이사 추천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최고경영자에 대한 승계 정책도 수립하지 않았다. 이사회 권한으로 최고경영자를 선임할 수 있게 돼 있도록 규정돼 있으나 이사회에 대한 평가 프로세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견제 수단은 부족한 편이다.
다만 이사회 구성원의 능력, 자질, 전문성을 살필 수 있는 도표 BSM(Board Skills Matrix)을 공개하는 등 이사회 투명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외부 평가기관으로부터 ESG A 등급을 획득하는 한편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 등은 마련해 뒀다. 또 사추위는 설립돼 있지 않지만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독립성이 확보되도록 제도를 운영 중이라고 했다.
포스코DX는 향후 주주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집중투표제를 실시하거나, 사내·외 이사 후보 추천·선임 과정에서 소수 주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내부 프로세스 개선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향후 리스크관리위원회, 내부관리위원회 등 특정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는 소위원회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ESG위원회를 신설한 것도 이사회 개편을 위한 노력 중 일부다. 포스코DX는 올해 3월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이를 통해 이사회 구성원은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으로 사외이사 비율을 높였다. 지난해 신설한 ESG위원회는 사외이사 2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돼 올해 상반기 세차례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