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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포스코DX, 기업 본질 '경영성과' 고득점

[총평]①255점 만점에 136점, 견제기능·구성·평가개선 프로세스 '아쉬움'

이종현 기자  2024-10-22 08:11:06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포스코DX는 포스코그룹의 정보기술(IT) 서비스 계열사다. 지난해 포스코ICT에서 디지털 전환(DX)을 강조하는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다. 그룹의 제조실행시스템(MES),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같은 IT 시스템부터 공장 자동화·무인화 등 스마트팩토리까지, 디지털 전호나과 관련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발표한 '밸류업 지수'에도 포함돼 있다.

THE CFO는 포스코DX의 이사회를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지표별로 평가했다. 총점 255점 중 136점을 기록했는데, 평가 툴을 이용해 그린 차트에서는 2.5점을 넘긴 3개 지표와 그렇지 못한 3개 지표로 삼각형을 그렸다.

◇실적 개선 뚜렷, 주가 상승 궤도 '굿'

포스코DX는 6개 평가지표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은 '경영성과' 지표다. 총점 55점에서 47점으로, 평균 점수 4.3점을 받았다. 11개 항목 중 9개 항목에서 만점(5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매출성장률 28.91%, 영업이익성장률 70.97%, 자기자본이익률(ROE) 21.05%, 총자산이익률(ROA) 10.58% 등 두드러진 성과를 낸 덕분이다. 주가수익률은 1116.39%로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뛰었다.

다만 배당수익률, 부채비율 등 2개 항목에서는 최저점(1점)을 받았다. 포스코DX는 지난해 0.13%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는데, 배당결정 당시 배당률은 1.2%였으나 주가가 뛰면서 배당수익률이 낮아졌다. 부채비율도 92.8%으로 기준치인 91.96%를 소폭 초과했다.

경영성과에 이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평균 3.2점을 받은 '정보접근성' 지표다. 포스코DX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사회 구성과 활동 내역, 교육실시 현황 등을 공개하고 있다. 다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것과 구체적인 배당 계획을 알리지 않아 감점이 이뤄졌다. 총 9회 열린 이사회에서 한차례도 반대표가 나오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끈다.

'참여도' 지표는 평균 2.8점을 기록했다. 포스코DX는 지난해 총 9회의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사내·외 이사 4명 모두 100% 참석했다. 이사들에 대한 교육도 연간 4회 이상 진행했다. 그러나 사추위, 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를 비롯해 기타 위원회 미설치로 4개 세부 항목에서 1점을 기록했다. 포스코DX는 2023년 12월 ESG위원회를 설치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전개하는 중이다.


◇경영성과 대비 이사회 구성 '미흡'

포스코DX의 이사회 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견제기능' 지표다. 45점 만점에 16점으로 평균 점수 1.8점을 기록했다.

견제기능 지표에서는 사추위와 감사위를 운영하지 않아 9개 세부 항목 중 3개 항목에서 1점을 받았다. 사외이사만 참석하는 회의가 개최되지 않았고,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를 마련하지 않은 점도 1점으로 평가됐다.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 마련에서 5점, 내부거래에 대한 통제 3점이 없었다면 점수는 더 낮아졌을 수도 있다.

'구성 지표'는 45점 만점에 17점으로 평균 1.9점을 받았다. 포스코DX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올해 초 사외이사를 1명 늘리며 사외이사 비율은 40%가 됐다. 정덕균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5명 모두 한국 국적의 남성으로 평균 연령은 60세를 넘는다. 구성원 수도 적고 다양성도 떨어진다. 소위원회도 연말에야 1개를 신설했을 뿐이다. 이사회 구성원의 역량 매트릭스 BSM(Board Skills Matrix)를 만들어 공개했으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아쉽다.

포스코DX는 '평가개선프로세스' 지표에서 평균 2.1점을 받았다. 7개 항목 중 5점을 받은 것이 2개 항목인데,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A등급의 ESG 등급을 받은 것과 이사회 구성원이 사법 이슈에 휘말리지 않아 각각 5점을 받았다. 반면 나머지 5개 항목은 1점을 받았는데 이사회 활동과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 미흡이 감점 요인이다.

포스코DX의 이사회 평가 점수가 낮게 형성된 것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하는 상법상 규제에서 벗어난 영향이 크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은 사추위와 감사위 설치를 비롯해 사외이사 3명 이상 선임과 비중 50% 초과 등의 의무가 주어지지만 포스코DX는 자산총액 미달로 규제 적용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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