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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선임 절차 공개 범위 넓힌 홀딩스

[투명성]⑤후추위 10차 회의 중 9차례 내용 발표, 회장후보군관리위원회도 신설

김형락 기자  2024-03-04 15:37:23

편집자주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자 동시에 최고 감시감독기구다.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고 이에 대한 책임도 이사회가 진다.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주주와 임직원, 정부, 시민사회 등 한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사회에 높은 독립성과 전문성, 투명성, 윤리성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이유다. THE CFO가 이사회의 A부터 Z까지 샅샅이 살펴본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사외이사에게 차기 회장 후보를 선정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회장 후보를 평가하는 기준과 심사 절차를 공개하라는 목소리를 낸다. 포스코홀딩스는 회장 후보군 관리와 선별 과정 공개 범위를 넓히는 쪽으로 승계 정책을 바꿔나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21일 정기 주주총회에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로 '회장후보군관리위원회'를 신설하는 정관 개정 안건을 올렸다. 회장 후보군을 상시 발굴하기 위해 담당 위원회를 상설 운영할 계획이다.

승계 정책 관련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회장후보군관리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사내 회장 후보 육성프로그램을 통해 검증된 내부 후보군과 주주 추천·서치펌을 통해 추천받은 외부 후보군을 발굴·관리한다. 후보군 풀링(Pooling)은 매년 1회 실시한다.

포스코그룹은 회장 후보를 인선할 때마다 공정성과 투명성이 검증대에 올랐다. 소유 분산 기업이지만 과거 정권 교체기마다 정관계 등 외부 압력에 의해 최고경영자(CEO)가 바뀐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포스코홀딩스 경영 승계 정책 수립과 이행은 이사회에서 담당한다. 2013년부터 역할과 권한을 나누는 형태로 승계 정책을 운영하다 지난해 12월 회장 후보군 발굴과 자격 심사 기능을 일원화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분할 전 포스코 시절인 2013년 11월 이사회 주도로 승계 카운슬(협의회)을 처음 꾸렸다. 승계 카운슬은 자격 요건을 검증해 회장 후보군을 이사회에 제안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승계 카운슬에는 사외이사(3~5명)와 사내이사(1명)가 함께 참여했다. 포스코그룹은 통상 현직 회장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후보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승계 카운슬이 후보군을 추리면 이사회에서 자격 심사 대상을 선정했다. 이후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후보군 자격을 심사한 뒤 다시 이사회를 열어 최종 후보를 확정했다.

2018년 승계 카운슬은 사외이사 5명으로만 구성했다. 그해 4월 규정상 승계 카운슬 당연직이었던 권오준 당시 포스코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후보 선정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참여하지 않았다.

포스코그룹은 외압 논란을 잠재우려면 승계 카운슬 운영 단계부터 객관성과 투명성, 공정성 등을 담보해야 했다. 승계 카운슬이 선정한 후보자가 최종 자격 심사 단계까지 올라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018년 가동한 승계 카운슬은 총 8차례 회의를 거쳐 후보 5명을 추렸다. 이후 후추위를 거쳐 이사회가 최정우 당시 포스코 사장을 최종 회장 후보자로 확정했다. 승계 카운슬 8차 회의 중 보도자료로 회의 내용을 공개한 건 5차례였다.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지배구조 개선안에는 회장후보군관리위원회 신설 외에 승계 카운슬을 폐지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후추위가 후보군 발굴부터 자격 심사까지 담당하도록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2월부터 후추위를 운영했다. 후추위 1차 회의가 열린 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포스코홀딩스 회장 선임이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언급하기도 했다. 후추위는 회장 후보 추천 일정과 주요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공언했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2022년 5월 CEO 후보 기본 자격 요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승계 과정에서 외부 영향을 차단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승계 절차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 후추위 1차 회의에서 정한 각 항목별 상세 기준도 발표했다. 상세 기준은 회장 선임시 후보에 대한 평가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후추위 진행 과정을 수시로 공개했다. 후추위가 개최한 총 10차 회의 중 보도자료로 회의 내용을 공개한 건 9차례다. 2018년 최정우 회장을 선임할 때보다 더 촘촘하게 경과를 보고했다.

이번 주총에서 회장후보군관리위원회를 설치하는 정관 개정 안건이 통과되면 위원회 구성과 활동 내역도 공개해야 한다. 사업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위원회 부의 의안과 사전 심의 안건 등이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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