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 선임한 곳은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뿐이다. 주요 계열사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빠른 의사결정과 업무 집행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이사회 구성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06년 분할 전 포스코 시절부터 대표이사 회장과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그해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해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결의로 선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사회가 독립적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이사회 의장 임기는 1년이다.

포스코(분할 전)는 또 다른 소유 분산 기업인 KT보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가 늦었다. KT는 2002년부터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 역할을 분리했다.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지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KT는 이사회 의장 직무기술서도 이사회 규정에 따로 명시한다. 주요 내용은 이사회 회의 주재 외에 △각종 위원회에 대한 명확한 역할을 확립하고, 위원회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환경 조성 △이사회가 정한 경영 목표를 경영진이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 등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사회 운영 규정에 항목별로 이사회 의장 역할을 기술했다. 각각 △이사회 소집 △이사회에 관계인 참석·의결 진술 허용 △사외이사 회의(공통 의제) 소집 △이사회 세션 소집 등을 이사회 의장이 담당하도록 했다. 이밖에 각 이사가 이사회에 의안을 제출할 때에는 그 요지를 의장과 대표이사 회장에게 미리 통지해야 한다.

포스코홀딩스를 제외한 포스코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한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자산총계 2조원 이상)하는 상장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 현황 중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항목을 미준수했다.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지배구조 모범 규준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해 경영 감독을 보다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를 제시한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이사회의 경영 감독 기능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을 분리하지 않을 경우에는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를 선임할 것을 권고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정관과 이사회 규정에 따라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한다. 먼저 재임한 사외이사가 사외이사를 대표해 의견을 조율하는 등 선임 사외이사에 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정기 주총에 이사회 의장 관련 정관 개정 안건은 올라오지 않았다.


포스코퓨처엠도 정관과 이사회 운영 기준에 의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한다. 선임 사외이사는 별도로 선임하지 않았다. 대신 신속한 의사결정과 업무 집행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장기적 관점에서 정관 개정을 포함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를 검토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 나머지 상장사 3곳(포스코DX·포스코스틸리온·포스코엠텍)도 모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한다. 주요 비상장사인 포스코·포스코이앤씨·삼척블루파워도 마찬가지다.

KT도 기업집단 대표 회사인 KT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 계열사는 포스코그룹과 사정이 비슷하다. KT스카이라이프·KTcs·KTis 등 상장 계열사 8곳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한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그룹 최고점에 있는 포스코홀딩스 지배구조는 선진적"이라며
계열사인 사업회사의 지배구조는 일반적인 이사회 지배구조"라고 말했다.